9월 20일, 조용기 원로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와 정삼지 담임목사(제자교회)를 안방극장에서 보게 됐다. MBC는 밤 11시 15분에 방송되는 'PD수첩'에서 '조용기 목사, 나는 아간이 아니다'라는 제목으로 조용기·정삼지 목사의 재정 비리 문제를 집중 보도한다. 조용기 목사 가족의 교회 유관 기관 사유화 논란과 정삼지 목사의 교회 재정 32억 원 횡령 혐의가 주 내용이다.

'PD수첩' 제작진은 '조용기 목사, 나는 아간이 아니다' 편에서 조 목사 가족에 대해 세 가지 의혹을 제기한다. △5만 성도가 모은 평생 독자 기금 △한세빌딩 건축에 쓰인 자금 △미국 법인 베데스다대학에 쓰인 자금의 행방이다.

'PD수첩'이 취재한 평생 구독권 제도는 IMF 시절 <국민일보>(사장 조민제)의 자금난 해소를 위해 기획됐다. 100만 원을 미리 내면 평생 국민일보를 구독할 수 있는 제도로, 당시 조용기 목사까지 나서 성도들의 가입을 독려했다. 한 계좌당 100만 원이라는 적지 않은 금액이지만, 5만 명이 넘는 교인이 가입했다.

조성된 금액은 342억 원. 그런데 342억 중 225억이 2년 만에 자취를 감췄다. 또한, '평생 독자 기금'의 보장 기간이 평생에서 30년으로 축소되고, 끝내는 해지 절차를 밟고 말았다. 평생 독자 기금의 관리를 맡았던 곳은 '국민일보판매'다. 평생 독자 기금이 유용된 시점에 국민일보판매의 주식 지분 100%를 소유한 곳은 여의도순복음교회였다. 그러나 당시 시무했던 장로들은 기금이 사라진 경위에 대해 알지 못했다.

또 'PD수첩'은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한세빌딩의 건축 과정을 지적했다. 1998년 당시 한세대 대학원장이던 김성혜 씨는 교회 헌금으로 건물을 지은 뒤 한세대에 비싼 가격으로 매각했다. 'PD수첩'은 김 씨가 건물이 준공되고 임대 사업을 운영하면서 학교 법인에 입금되어야 할 임대료 중 현금 280만 원을 매달 본인 몫으로 가져갔다는 증거를 확인했다. 국민일보 노조는 지난 4월 김성혜 한세대 총장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한 상태다.

1976년 조용기 목사가 설립한 미국 베데스다대학교의 경우 2001년 김성혜 씨가 미국에 있는 동안 학교 소유의 부동산이 급격히 늘어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현재 3,000만 달러가 넘는 것으로 평가되는 베데스다대학 소유 부동산 구매에 쓰인 자금의 출처를 'PD수첩'이 밝힌다.

목동 제자교회 정삼지 목사에 대해서는 교회 재정 32억 횡령과 관련해 닛시축구선교단 문제를 다뤘다. 지난 2010년 11월 정삼지 목사는 32억여 원 횡령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다. 이 돈을 닛시축구선교단 선교비로 지원했다는 정삼지 목사 측 주장에 대해 32억 원이 닛시축구단 코치 개인 계좌로 입금된 점과 그 돈의 사용처가 불분명하다는 점을 보도할 예정이다.

한기총과 여의도순복음교회가 'PD수첩' 방송을 막으려 했으나 허사였다. 19일 한기총 대표회장 길자연 목사와 총무 김운태 목사, 홍재철 목사가 MBC에 방문했다. 길 대표와 김 총무는 한기총 대표로 "'PD수첩'이 방영할 기독교 관련 내용은 객관성이 결여되었다. 1,000만 교인의 삶과 신앙의 근간인 기독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비신앙인에게 기독교가 왜곡된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 시간적인 여유를 두고 객관성 있는 연구를 통해 방송해 줄 것을 요청한다"는 서면을 MBC에 전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담임목사는 지난 14일 서울남부지법에 방송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그러나 법원은 19일 기각 판결을 냈고, 방송은 예정대로 20일 밤 11시 15분에 방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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