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서부에서만 있는 줄 알았던 동부 지역에서도 지진이 발생하더니, 50년 만의 강한 허리케인이 동부 지역을 강타했다. 허리케인이 북상하던 그날 밤, 저녁이 되자 엄청난 빗방울이 하늘에서 쏟아졌다. 노아가 방주에 탔던 그때에도 이와 같았을까? 하지만 바람은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부는 것 같지 않아서 안심하고 있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내가 사는 아파트 단지의 전기가 나가 버렸다.

깜깜한 적막 속에 비만 쏟아부어지던 그날 나는 일찌감치 자리에 누었다. 내일 아침이면 교회에 들러 교회를 돌아보아야 할 테니까. 나중에 들은 이야기로는 그날 토네이도도 몇 차례 발생했다고 한다. 중부에 가면 토네이도 대피소가 있는 모습이 신기했었는데, 그런 토네이도가 우리 동네에도 왔었다니….

자연재해로부터 비교적 안전한 지대인 필라델피아 지역은 물가도 싼데다가 교육 환경이 뛰어나고, 한국처럼 4계절이 뚜렷할 뿐만 아니라, 한인들이 적당하게 있어서 가장 살기 좋은 지역으로 생각해 왔는데, 이게 웬일일까? 이 세상에 그 어느 곳도 안전한 곳은 없는 모양이다. 이런 일들을 만나면서, 우리가 사는 이곳이 천국이 아니라는 점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이곳은 예수님의 말씀처럼 좀과 동록이 해하는 곳일 뿐이다(마 6:19).

그런데 나중에 어떤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니, 일본의 대지진과 쓰나미 그리고 동부 지역의 허리케인까지 모두 미리 정확하게 예언한 신비한 능력을 가진 목사님이 있다고 한다. 정말 그런 신비한 능력을 가진 목사가 정말 있는지 확인할 수 없지만, 설사 그런 분이 있다 하더라도 크게 동요되지 않으면 좋겠다. 한국의 대통령이 누가 될 것인가를 신비하게 맞추었다는 무당들도 한국에는 많이 있고, 월드컵에서 어느 나라가 이길 것인지를 정확하게 알아맞힌 족집게 문어도 있는 세상이니까.

사실 허리케인이 언제 발생할 것인지를 예언하는 사람이 우리에게 필요하다면, 기상 학자들로 충분하다. 아직까지는 지진이 언제 어디서 일어날지 예보하는 시스템이 개발되지는 않았지만, 좀 더 과학이 발달되면 그런 예보도 가능할 때가 오지 않을까?

누가 진짜 성직자인가를 결정하는 것은 그 사람이 얼마나 많은 신비한 능력을 행하는가에 있지 않다. 최근에 방송에 보도되면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이비 목사도 소위 병을 고치는 그런 신비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한다. 성경은 이렇게 말한다.

"내가 사람의 방언과 천사의 말을 할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소리 나는 구리와 울리는 꽹과리가 되고, 내가 예언하는 능이 있어 모든 비밀과 모든 지식을 알고 또 산을 옮길 만한 모든 믿음이 있을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내가 아무 것도 아니요(고전 13:1~2)."

신명기에서는 어떤 선지자가 이적과 기사를 행한다고 해서 무조건 믿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으며(신 13:1~3), 갈라디아서에서는 하늘에서 온 천사라 할지라도 다른 복음을 전하면 저주를 받을 것이라고 선언하고 있다(갈 1:8).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귀신을 내어 쫓는 권능을 행했다 할지라도 주님께서 마지막 날에 불법을 행하는 자들이라고 선언될 사람들이 있음을 말씀하셨다(마 7:22~23).

우리에게는 언제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언제 어떤 기상이변이 생길 것인지를 정확하게 알아맞히는 종교인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우리는 시대의 표적을 분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마 16:3). 지금은 회개할 때이며 지금은 하나님의 은혜를 구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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