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 6일 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바로 세우기 6·6 국민대회'. 행사장 곳곳에서 '대한민국 바로 세우기 1,000만 서명 운동'을 진행했다. ⓒ뉴스앤조이 유연석
'대한민국 바로 세우기 6·6 국민대회(국민대회)' 기사에 넣을 사진을 찍기 위해 행사장 앞뒤를 오가고 있었다. 행사장 뒤편, '대한민국 바로 세우기 1,000만 서명 운동'을 받는 곳에서 무상 급식을 반대한다는 광고판과 그것을 읽는 사람들이 보였다.  행사 이모저모에 넣을 생각으로 사진을 찍고자 카메라를 눈에 갖다 댔다.

갑자기 누군가 손으로 카메라 시야를 막았다. 서명을 받던 한 여성이었다. 그는 기자에게 사진을 찍지 말라고 했다. 이유를 물으니 자신들의 단체에 미리 통보하지 않은 언론은 촬영할 수 없다고 했다. 기자에게 어느 언론이냐고 묻기에 <뉴스앤조이>라고 답했다.

대답을 들은 그는 "<뉴스앤조이>와 <ㅇㅇㅇ뉴스>는 좌파 언론이지 않느냐. 또 '까는 기사'를 쓰러 왔느냐"며, 지금까지 찍은 사진을 지우고 광장에서 나가라고 했다. "개방된 공간에서 진행되는 행사를 허락받고 쓰라는 것도 이해할 수 없고, 또 필요하다면 지금이라도 본부에 가서 허락받으면 되지 않느냐"며, 기자는 사진을 지우는 것도 광장에서 나가는 것도 거절했다. 그는 좌파 언론이라고 해서 기분이 나쁘냐고 물었다. 기자가 헛웃음을 하며 기분 나쁘지 않다고 하자, 그는 좌파 언론이 맞으니까 기분이 안 나쁜 것이라고 했다.

승강이는 10분 가까이 계속됐다. 그는 옆에 있던 한 사람을 불러 녹음기를 켜고는 기자의 이름과 '까는 기사'를 쓸 것인지 물었다. 기자의 이름을 말하고 본 그대로 쓰겠다고 했지만, 그는 계속 '까는 기사'를 쓰지 않겠다고 말하라 했다. 그는 3년 전 국민대회 기사도, 전광훈 목사에 대한 기사("여신도 '빤쓰' 내려라" 발언)도 앞뒤를 다 자르고 '까는 기사'를 썼다며 기자를 믿을 수 없다고 했다. 기사에서 사실이 아니었던 것이 무엇이냐 물었지만 그는 더 대화가 안 된다고 판단했는지 옆에 있던 한 여성에게 남자들을 데려오라고 했다. 곧 남자 5~6명이 기자 주위로 몰려왔다.

장로라고 불린 한 남자는 <뉴스앤조이>가 교회에 대해 부정적으로 기사를 쓰지 말고 긍정적인 부분만 쓰라고 했다. 청년으로 보인 한 남자는 국민대회 기사는 앞뒤 자르지 말고 그대로 다 쓰라고 했다. 기자는 <뉴스앤조이>에 부정적인 기사가 많다는 것은 공감하지만 비판이 단체를 더 건강하게 하는 역할도 한다고 했다. 그래도 부정적인 기사는 안 된다는 것이 그들의 대답이었다. 언제 어디서 행사가 열렸고, 누가 어떤 말을 했는지만 쓰겠다고 했지만, 그들은 여전히 앞뒤 자르고 특정 발언만 부각한 기사는 안 된다고 했다.

비슷한 유의 소모적인 대화가 계속 오갔다. 그러자 안내팀장 명찰을 달고 있던 한 청년이 기사를 보고 판단하겠다며 명함을 요구했다. 기자도 청년의 명함을 요구했다. 그렇게 서로 연락처를 주고받는 것으로 대화는 마무리됐다. 소란스러웠던 장소를 떠나 행사장 앞으로 가려던 기자에게 청년은 말했다. "만약 기사가 부정적이면 전화 많이 받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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