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언젠가부터 한국교회는 '하나님나라'를 강조하는 대신에 교회를 강조하기 시작했다. 이는 곧 교회를 하나님나라로 축소시키거나 혹은 변질시켜 버린 것이다. 다시 말해 이제는 교회가 하나님나라를 가로막는 하나의 걸림돌이 되어 버린 것이다.

우리들이 잘 아는 바와 같이 교회는 하나님나라를 증거하고 하나님나라가 이 세상 나라 속에 굳건히 설 수 있도록 투쟁하는 곧 하나님나라의 도래를 위해 존재하는 하나님의 도구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교회는 자신의 사명을 망각한 채 교회 자신이 하나님나라요, 이 세상의 모든 만물이 교회 자체를 위해 존재하는 줄로 생각하고 있다. 아마도 교회가 이렇게 된 데에는 지역 교회를 담당하고 있는 목회자들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말할 수 있다.

이들은 자신들의 지역 교회를 성장시키기 위해 성도들로 하여금 교회가 곧 하나님나라인 것처럼 가르쳐 왔다. 즉 이들은 교회가 성장해야 하나님께는 영광이 되며, 교회는 수많은 선교사를 파송하여 타 국가에 또 다른 교회를 설립하는 것이 선교의 가장 큰 1순위라고 가르쳐 왔다.

언제나 이들은 하나님나라 확장은 교세의 확장 혹은 교회 건물의 증축 및 흔히 성전 건축이라는 명목하에 성도들에게 이를 직간접적으로 압박해 왔다. 그리고 결국 현 시대는 하나님나라가 아닌 교회가 그 왕국의 주인으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 이상 교회 내의 강단에서는 진정한 하나님나라에 대한 메시지가 선포되어지지 아니하고 이제는 늘 교회에 대한 메시지만이 즐비할 뿐이다.

△어떻게 하면 하나님께서 세우신 교회가 부흥할 수 있을까? △성도들은 교회생활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왜 교회생활에 열심을 내야 하는가? △왜 주의 종들을 잘 섬겨야 하는가? △복을 받으려면 왜 십일조를 해야 하는가? △십일조는 왜 본교회에만 해야 하는가? △직분자는 왜 모든 공 예배에 의무적으로 참석을 해야 하는가?

바로 이와 같은 주제의 메시지들이 오늘날 한국교회의 강단에서는 언제나 울려 퍼지고 있다. 물론 필자는 이러한 주제들에 해당되어지는 모든 메시지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러한 메시지들 중에는 대다수가 지역 교회의 성장을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작용되어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는 필자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결국 지역 교회 성장이 하나님나라의 확장이라는 논지는 목회자들의 잘못된 신학과 그들의 교만함과 무례함이 초래한 결과일 뿐인 것이다. 성경은 물론 교회가 성장해야 함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교회의 성장이란 하나님나라의 확장을 위한 수단(도구)으로서의 교회가 날마다 선한 영향력을 이 세상 속에 드러냄을 의미한다고 보는 것이 좀 더 성경적으로 타당할 것이다.

다시 말해 교회의 성장은 건물을 늘리고 땅을 사서 교육관과 선교관을 짓는 것이 아니다. 또는 더 많은 성도들을 건물 안에 모으는 것도 아니다. 성경이 말하는 하나님나라의 확장이란 더 많은 사람들에게 기독교의 진리가 진정한 진리임을 그리스도인의 삶을 통해 증거하는 것이고 나아가 이 세상 속에 속한 모든 영역 가운데 하나님의 주권이 설 수 있도록 그리스도인들 자신이 속한 바로 그 영역 가운데서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참된 '제자도'를 실천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나라의 확장인 것이다.

그러나 작금의 한국교회는 이와 같은 성경의 진리에서 너무나도 벗어나 있으며 언젠가부터는 하나님나라의 본질을 왜곡하고 때로는 축소시키는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그렇게 성도들에게 가르치고 있는 중이다. 바로 이와 같은 한국교회의 모습에 필자는 너무나도 안타까운 마음이 들 뿐이다.

정말이지 이와 같은 한국교회의 모습을 바라보면 그저 주님의 재림이 속히 임하는 길밖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는 결론만이 나올 뿐이다. 참으로 가슴이 아픈 것은 적지 않은 이들이 한국교회 앞에 나름의 대안들을 제시해도 한국교회는 그저 아랑곳하지 아니하고 오로지 자신의 길만을 걸어가고 있으니 어찌 답답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어떤 이들은 모든 일들은 하나님께 맡기고 우리는 그저 기도만 하면 된다는 말들을 하지만 사실 이것은 너무나도 소극적인 태도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이유는 하나님께서는 기도 중에 나름의 방법(대안)들을 알려주시며 나아가 이를 실천할 것을 명하시기 때문이다. 즉 모든 일들은 하나님의 주권(섭리, 뜻, 주관)하에 모두 다 이루어지지만 동시에 하나님께서는 대부분 사람을 통해서 일을 추진하시는 분이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