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영애 지음 / 홍성사 펴냄 / 174면 / 7,000원
'미워도 다시 한 번'이라는 프로그램에는 이혼을 앞둔 네 쌍의 부부가 스포츠 댄스를 배우며 점차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 준다. 댄스 대결을 시켜 1등을 한 부부에게는 2,000만 원의 상금도 준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라는 프로그램은 문제가 있는 아이를 변화시키는 내용이다. 욕과 폭력을 쓰는 아이를 고치기 위해 관찰했더니 온 가족이 욕과 폭력을 일상으로 사용하는 것이 밝혀지는 웃지 못할 경우도 있었다. 욕설과 폭력, 무시가 난무하는 일상이 여과 없이 방송되는 걸 지켜보노라면 꼭 남의 일이라는 생각만 들지 않는다. 모를 뿐이지 도처에서 그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지 않을까?

갈수록 깨어지는 가정이 늘어나고 학교나 직장의 경쟁 속에서 참된 관계가 줄어든다.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병들이 증가하는 추세 속에서 정신과 의사의 장래는 유망하다. 정신병은 한 번 생기면 완치까지 매우 긴 시간과 수고가 필요하다고 한다. 예방이 최선이다. 그러나 정신 건강을 위해 당신은 어떠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가? 눈앞의 문제 해결에 급급해서 정신 건강을 위해 무언가 해야 한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있지 않은가.

<책읽기를 통한 치유>는 정신 건강을 위해 관련 책을 읽으라고 조언한다. '뭐? 고작 책 읽기야? 그런 뻔한 소리라니'라고 외면하지 말라! 4장에 상담, 인간관계, 가정생활 등에 대한 다양한 책들이 소개되어 있는데, 아마 대부분 당신이 듣도 보도 못한 제목들일 것이다. 이런 책 세계가 있는지조차 몰랐기에 필요성이나 중요성 또한 모르는 것이다. 소개된 책을 몇 권이라도 읽어 보고 나서 판단을 해도 늦지 않다.

<책읽기를 통한 치유>를 쓴 저자 이영애는 1951년에 태어났다. 간호학과를 공부했고 침례신학대학 기독교상담학과 교수인 정동섭과 결혼 후 두 아들을 낳았다. 현재 대전지방법원 가사조정위원이며 가족의 정신 건강을 위한 모임 '신성회' 상담정보실을 운영하고 있다. 그녀는 조카의 정신병을 계기로 정신 건강에 대해 눈을 뜬다. 처음엔 기도와 사랑으로 조카의 치유를 위해 노력했지만 실패한다. 좌절 속에서 인간에 대한 이해를 키워야 함을 알게 되고 독서를 시작한다. 이를 통해 많은 도움을 받고 다른 이들의 어려움도 돕기 위해 독서 모임 '신성회'를 만든다(현재 조카의 상태는 많이 호전된 상태다).

2장에는 저자의 경험 외에도 독서 모임 구성원들의 변화 이야기가 여러 편 실려 있다. 가족 중 정신 질환자가 있는 경우, 남편이 외도한 경우, 성폭행을 당한 경우, 이혼을 한 경우…그리고 3장에는 독자가 '신성회'와 같은 독서 모임을 직접 만들 수 있도록 노하우를 적어 놓았다. 혼자서 책 읽는 것은 힘들기도 하고 한계가 있기도 하다. 가까이 지내는 사람들을 모아 함께 책을 읽고 깨달음을 나누면 배울 게 많아진다. 또한 자유롭게 이야기를 하고 듣는 것만으로도 정신 건강이 좋아진다. 독서 모임은 3장의 조언을 바탕으로 운영하고 4장의 목록을 참고하여 책을 선정할 수 있다(다만, 목록이 2000년 3월까지 발간된 책으로 한정되어 있어 안타깝다).

개인적으로 책을 읽고 생각이 급변한 적이 있다. 고등학교 시절에 읽은 존 포웰의 <나는 왜 내가 누구인지 당신에게 말하기 두려워하는가>라는 다소 긴 제목의 책이었다. 방어기제를 낱낱이 파헤치는 이 책을 통해 나는 진짜 내 모습을 직면할 수 있었다. 이후로 인간관계나 심리에 대한 책 읽기를 즐겨 하게 되었다. 폴 투르니에, 래리 크랩, 헨리 클라우드, 스캇 펙…이들이 쓴 책을 읽으며 대인 관계의 지혜를 많이 얻었고 내면의 벽을 무너뜨릴 수 있었다. 가족들이 당신을 힘들게 하는가? 일에 치이고 마음이 우울한가? 좋은 책을 읽으라고 권하고 싶다. 책이 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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