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 제자교회(정삼지 목사)가 법원에 '예배 방해 및 교회 출입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교회에서 출교된 교인들이 매 주일 교회 앞에서 길거리 예배를 하자, 이를 막으려고 사회법에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그런데 오히려 제자교회가 망신만 당했다. 법원은 제자교회 측이 교인들을 출교한 행위가 정당하지 못하다고 보았다.

교회 근처에서 30데시벨 이상 소음 금지

제자교회 앞에서는 주일마다 100여 명의 사람이 정삼지 목사의 전횡 사실을 교인들에게 알리고자 길거리 예배와 규탄 집회를 한다. 이들은 1월 30일부터 4월 3일까지 10차례 길거리 예배를 진행했다. 예배 후에는 큰 소리로 구호를 외치기도 했고, 예배하러 온 교인에게 유인물을 배포하기도 했다.

▲ 출교된 교인들이 지난 1월 30일부터 매 주일 제자교회 앞에서 길거리 예배를 한다. 사진은 4월 3일 길거리 예배 장면. (사진 제공 목동제자들)
그러자 교회 측은 집회가 예배를 방해한다며, 심규창 장로 등 7명(피신청인)을 상대로 '예배 방해 및 교회 출입 금지 가처분'을 법원에 신청했다. 신청 내용은 △예배 시작 30분 전부터 종료 30분 후까지 예배 장소 출입 금지 △교회 반경 50m 이내 출입 금지 △ 현수막을 설치하거나, 피켓을 들고 제자교회 목사나 장로 비난 금지 △교회 100m 이내에서 교회를 향해 30데시벨 이상의 소음 금지 등이다. 제자교회는 피신청인들이 위 사항을 위반할 때마다 100만 원씩을 지급하게 해 달라고도 요청했다.

법원은 피신청인들에게 "제자교회 예배 시작 30분 전부터 예배 종료 후 30분이 지나기 전까지는 예배 장소 100m 이내 거리에서, 예배 장소를 향하여 80데시벨 이상의 소리를 내거나, 제자교회와 관련된 유인물을 배포하거나, 현수막을 설치하거나, 피켓을 들고 제자교회 목사나 장로를 비난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30데시벨은 조용한 도서관 열람실의 평균 소음 수준이고, 80데시벨은 자동차 소음 수준이다.

법원, "공익 위한 의혹 제기가 왜 출교 사유?"

법원은 교회 측이 신청한 '예배당 출입 금지'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제자교회는 출교된 사람들(피신청인)이 교회에 출석하여 예배를 방해한다고 주장했다. 교인들을 출교한 사유는 '정삼지 목사를 횡령 혐의로 법원에 고발하고 기자회견을 한 행위', '교회를 상대로 회계장부 열람 및 등사 가처분을 신청한 행위' 등이다. (관련 기사 : 한서노회, 제자교회 장로 7명 출교, 제자교회, 교인 십 수 명 무더기 징계)

법원은 교회 측이 그동안 행한 출교 판결이 정당하지 않다고 봤다. '정삼지 목사를 횡령 혐의로 법원에 고발하고 기자회견을 한 행위'에 대해서는, "검사도 정 목사가 교회 헌금 약 32억 6,600만 원을 횡령하였다고 공소를 제기했다. 그런 점에서 심규창 장로가 정삼지 목사를 고발한 데에는 상당한 근거가 있을 것이고, 궁극적으로 법원에 의해 횡령이 사실로 밝혀지면 심 장로의 고발 행위는 교회를 위하여 바람직한 일이다"고 했다.

오히려 형사 재판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횡령 혐의로 공소된 정 목사에 대하여 아무런 징계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그저 정 목사를 고발했다는 이유로 장로들을 징계한 것은 부당한 일이라고 보았다. 또한 기자회견에서 제기한 의혹도 허위라고 볼 자료는 없으며, 공익을 위한 의혹 제기로 보이므로, 징계 사유가 될 수 없다고 했다.

피신청인들이 장부 열람 가처분을 신청한 행위로 출교한 것도 부당하다고 했다. 교회 측이 예산 집행과 결산 및 감사 보고를 제대로 하지 않았기에 피신청인들이 권한 행사를 위해 장부 열람을 신청한 것은 정당하다고 했다. 또 교회가 가처분 결정을 따라서 장부를 공개했다면 아무런 금전적 손실도 없었을 것이라며, 이러한 이유로 출교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했다.

▲ <국민일보> 1월 28일 자에 '제자교회를 사랑하는 성도 일동'이라는 이름으로 광고가 실렸다. 이들은 사리사욕을 채우려는 무리들이 선교 헌금 통장을 압류하고 7,600여만 원을 인출해 갔다고 했다. 여기서 사리사욕을 채우려는 무리들이란 장부 열람 가처분을 신청한 교인들을 말한다. 그러나 이것은 제자교회 측이 장부 공개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서 생긴 벌금이다. 교회 측이 제자교회 교인들에게 어떤 논리로 출교된 교인들을 설명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국민일보> 1월 28일 자 전자신문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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