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여운송 기자] 한국교회 대다수 현장에서 인문학은 '인본주의' 혐의를 벗어던지지 못하고, 신학은 '무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폐허'라고 해도 무방한 현실 속에서도 학문과 소통의 장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인문학&신학연구소 에라스무스'가 새로운 출판 기획을 시작한다. 이름하여 '브릿지 총서'. 말 그대로 '인문학과 신학', '학계와 대중', '시민사회와 교회' 사이에 심연처럼 놓인 간극을 메우기 위한 '다리' 역할을 하겠다는 포부를 담은 출판 프로젝트다.

에라스무스 연구원들은 글로벌 스탠더드로 자리 잡은 권위 있는 아티클 '스탠퍼드 철학 백과사전(Stanford Encyclopedia of Philosophy)'의 항목들을 선별해 번역할 예정이다. 또한 서양 학계의 최신 동향을 담은 연구 논문을 선별해 번역한다. 결과물은 딱 후원회원 수만큼 책으로 제작해, 격월로 2권씩 배송할 예정이다. 독자들을 위해 준비된 첫 번째 책은 <에마뉘엘 레비나스>와 <페미니스트 종교철학>이다. 다가오는 6월 25일까지 기존 월 1만 원 후원회원은 5000원을 증액하면, 비회원은 1만 5000원 이상 신규로 정기 후원하면 받아 볼 수 있다.

'브릿지 총서'의 본격적인 출발을 10여 일 앞둔 6월 15일,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에라스무스 김동규 공동대표, 강지하·윤동민 운영위원을 서울 중구 필동 카페바인에서 만났다. 기획을 시작한 이유와 문제의식, 이 시대 철학의 필요와 가치, 에라스무스와 함께할 수 있는 방법 등을 물었다.

'브릿지 총서' 출간을 준비하는 인문학&신학연구소 에라스무스 연구원들을 만났다. (사진 왼쪽부터) 윤동민 운영위원, 김동규 공동대표, 강지하 운영위원. 뉴스앤조이 여운송
'브릿지 총서' 출간을 준비하는 인문학&신학연구소 에라스무스 연구원들을 만났다. (사진 왼쪽부터) 윤동민 운영위원, 김동규 공동대표, 강지하 운영위원. 뉴스앤조이 여운송

- 에라스무스가 '브릿지 총서'라는 이름으로 철학 사전과 해외 최신 논문 등을 번역·출판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이 기획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 주시겠어요?

강지하 / 먼저, '브릿지 총서'라는 이름에 대해 설명해 드릴게요. 에라스무스가 태어난 네덜란드 로테르담에 가면 '에라스무스 다리(Erasmus Bridge)'라는 랜드마크가 있어요. 로테르담은 제2차세계대전 당시 엄청난 폭격을 당해 폐허가 됐는데요. 이후 건축가들이 완전히 새로운 현대적 도시로 재탄생시켰어요. 에라스무스 다리도 아주 화려하지는 않지만,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다양성의 도시인 로테르담의 특징을 잘 보여 주는 상징물 중 하나입니다.

'브릿지 총서'는 이 점에 착안한 이름이에요. 폐허처럼 느껴지는 이 사회에서 신학과 인문학, 학계와 대중, 교회와 시민사회, 신자와 비신자들을 연결하는 하나의 다리 역할을 하고 싶은 거죠. 함께 텍스트를 읽고 공부한다면 많은 사람이 공통의 장으로 나와 연결·소통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해서 철학 사전과 논문을 번역하기로 했습니다. 결과물을 책으로 만들어 월 1만 5000원 이상 에라스무스를 후원해 주시는 분들께 이번 7월부터 격월로 2권씩 발송해 드릴 예정이에요.

김동규 / 저희가 번역할 텍스트는 '스탠퍼드 철학 백과사전'인데요.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가장 저명한 철학 사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사전은 2000개가 넘는 철학 항목에 대한 명료한 서술을 토대로 기초적인 지식을 제공해 줍니다. 각 항목이 책 한 권 분량이 될 정도로 풍부하고 심도 있는 내용을 담고 있고요. 철학 개념에 대한 기본 지식부터 시작해서 현대사회에서 쟁점이 되고 있는 부분까지 공부하는 데 진입로 역할을 해 주는 게 이 사전의 특징입니다. 이런 텍스트를 번역해서 언어의 장벽을 없애거나 낮출 수 있다면, 정말 많은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겠다 싶었어요.

또 하나는 논문인데요. 사전이 기초적인 그림을 그리는 데 도움을 준다면, 최신 논문들은 조금 더 전문적인 차원에서 해당 논의가 어떻게 전개될 수 있는지 보여 주는 역할을 합니다. 신학이든 철학이든 아무래도 서구 학계의 장이 훨씬 더 큰데요. 국내에서는 언어의 장벽 때문에 접근하기가 어렵죠. 그런 논문 중 후원회원님이 관심 있을 만한 것들을 선별해서 번역·출판물을 제공해 드릴 예정입니다.

김동규 공동대표는 '스탠퍼드 철학 백과사전'의 높은 학술적 가치를 강조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김동규 공동대표는 '스탠퍼드 철학 백과사전'의 높은 학술적 가치를 강조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 스탠퍼드 철학 백과사전 같은 경우는 '전기가오리'라는 단체에서도 이미 수십 종을 번역해 왔습니다. 앞으로도 진행될 것 같고요. 굳이 에라스무스까지 나서서 이 일을 해야 하는 이유가 있나요?

강지하 / 전기가오리도 굉장히 의미 있는 작업을 해 왔다고 생각해요. 대학이나 기존 출판사가 하지 못한 일을 하고 계시니까요. 하지만 아무래도 '스탠퍼드 철학 백과사전'에는 2000개가 넘는 항목이 있다 보니, 저희가 관심 있는 현상학이나 종교철학, 기독교와 신학에 관한 부분들은 저희가 번역하지 않으면 아무도 하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희 인력 중에 전문 연구자도 있고, 번역할 수 있는 역량도 이미 갖고 있어서, 직접 해 보기로 하고 스탠퍼드대학 측에 라이선스 문의를 한 거죠. 누군가는 경쟁하는 거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어쩌면 전기가오리와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할 수 있겠다 싶었어요.

김동규 / 예를 들면, '브릿지 총서'로 내년 초에 나올 항목 중에 '신비주의'라는 게 있습니다. 다른 데서는 번역되기 힘들겠죠. 앞으로 계약하고 싶은 것 중에 '루터', '루터가 철학에 미친 영향', 'C. S. 루이스', '에라스무스' 등도 있어요. 스탠퍼드 철학 백과사전은 폭이 굉장히 넓습니다. 저희가 이 번역 작업에 뛰어들면 독자분들에게도 더 많은 선택의 폭을 드릴 수 있는 거죠.

- 스탠퍼드 철학 백과사전은 인터넷에 무료로 공개가 돼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요즘같이 AI를 활용한 번역기나 서칭 도구가 발달한 시대에도 아까 말씀하신 '언어의 장벽'이 유효한가요?

김동규 / 저희도 그런 번역기를 써 보지 않은 건 아닌데요. 챗GPT든, DeepL이든 성능 면에서 너무 과장돼 있는 게 아닌가 싶어요. 결과물을 보면 전혀 엄밀하지 않습니다. 번역 내용을 인용할 수 있는 수준이 돼야 한다고 보는데 전혀 그렇지 않거든요. 일례로, 철학계에서 널리 쓰이는 '지향성(intentionality)'이라는 용어조차도 제대로 번역하지 못하고 '의도성'이라고 나와요. 하나의 예시에 불과하지만, 따지고 보면 한 페이지에만 해도 엄청나게 많은 오역이 있는 거죠. 초심자의 경우, 구별해 내지 못하고 잘못된 지식을 얻게 될 위험이 있는 거고요.

윤동민 / '챗GPT에 넣고 돌려서 보면 그만이지, 왜 굳이 후원까지 해서 책으로 받아 봐야 하느냐'고 물으실 수도 있는데요. 직접 번역기를 돌려 보시면 알 겁니다.(웃음) 전혀 이해할 수 없는 결과물이 나올 거예요. 본뜻과 아예 반대되는 번역을 하기도 하고요. 그렇기 때문에 여전히 '브릿지'를 놓아 줄 수 있는 전문 지식을 가진 인간 번역가가 필요합니다. 그런 부분에서 저희 에라스무스는 일반 독자들이 언어적 장벽을 넘어서 그 내용을 이해하는 데까지 걸리는 품과 노력을 줄이는 데 도움을 드릴 수 있다고 봅니다.

브릿지 총서 출간 예정 목록. 에라스무스 홈페이지 갈무리

- 이런 번역 과정이 없다고 한다면, 최전선이라고 할 수 있는 서양 학계와 우리나라 사이에 시간적 간극이 클까요?

강지하 / 분명히 간극이 있죠. 일단 최신 논의를 담은 학술 논문은 번역이 되지 않아요. 논문 단위 번역은 출판 자체가 애매하기도 하고요. 어떤 저자들은 자기가 쓴 논문들을 한 번에 묶어서 책으로 내기 때문에, 번역·출판되는 데 길면 20~30년도 넘게 걸려요. 그러는 동안 그 저자의 논문을 읽은 사람들은 그걸 인용도 하고 새로운 논의도 활발히 해 나가는데, 번역이 되지 않아서 읽지 못하면 그걸 따라가지 못하고 뒤처지게 되는 거죠. 서구의 논의와 국내 논의 사이에 최소 5년에서 길면 몇십 년도 넘는 간극이 생기는 겁니다. '브릿지 총서'는 그 거대한 시간적 간극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역할을 하는 거죠.

김동규 / 한국 교계는 철학의 불모지예요. 신학교만 하더라도 보수건 진보건 철학을 전공한 교수가 없는 학교가 대부분이고, 그나마 필수 철학 과목조차 제대로 개설돼 있지 않은 경우가 많아요. 인문학·철학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말은 무성하지만, 구호성에 머무르고 실상은 아쉬운 측면이 너무 많죠. 그렇기 때문에 저희가 이 기획을 통해서라도 그 빈틈을 채우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 그렇게 본다면, '브릿지 총서'는 국내 연구자들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기획하신 거라고도 볼 수 있겠네요.

강지하 / 연구자들보다는 대중에게 더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연구자들은 사실 외국어를 할 수 있고 또 해야 하죠. 자기 일에 필요하니까요. 하지만 일반 독자분들은 어려우실 수 있죠. 예를 들면 기독교인 중에 에마뉘엘 레비나스에 관심이 있는 분이 많을 텐데요. 타자에 대한 철학과 환대를 얘기하고, 기독교적인 모티브도 많이 나오니까요. 그래서 레비나스를 공부해 보고자 하실 텐데, 이미 많은 분이 느끼셨을 수 있겠지만 굉장히 막막합니다. 브릿지 총서 번역 작업은 그런 분들에게 도움을 드릴 수 있는 균형 잡힌 지침서를 제공하는 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강지하 운영위원은 '브릿지 총서'가 최신 서양 학계와 국내의 시간적 간극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작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강지하 운영위원은 '브릿지 총서'가 최신 서양 학계와 국내의 시간적 간극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작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윤동민 / 어떤 분야에 관심이 생겨서 공부를 시작하려고 하는 분들이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지점은, 아마도 '그래서 어떤 것을 읽어야 하는가' 방향 지도를 해 줄 수 있는 신뢰할 만한 기준이 없다는 점일 거예요. 저희가 후원회원님들께 제공해 드리는 '스탠퍼드 철학 백과사전'은 '이것이 글로벌 스탠더드입니다' 하고 자신 있게 내놓을 수 있는 자료입니다. 그래서 누군가 만약 레비나스에 관한 정보를 얻고 싶다고 한다면, 저희가 이번에 보내 드릴 <에마뉘엘 레비나스>는 전 세계가 공통으로 사용하는 기준서라는 점에서 굉장히 가치가 있다고 어필하고 싶네요.(웃음)

- 연구자들이 아니라 대중에게 더 도움이 된다고 보시는군요. 누군가는 '대중은 그런 것에 관심도 없고 이해하기도 어려울 텐데'라고 반박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김동규 / 대중은 균질적이지 않아요. 층이 굉장히 많죠. 기독교인만 봐도 누군가는 성경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겠지만, 또 누군가는 어려운 신학적 논의까지 살펴보는 사람도 있는 거잖아요. 저는 그걸 가늠할 수도 없고, 어떤 점에서는 가늠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해요. '대중의 수준은 이럴 거야', '이건 대중에게 어려워'라는 생각 자체가 계몽적인 태도일 수 있어요. 저는 대중이 충분히 준비돼 있고, 이해할 수 있다고 봅니다. 다만 그것을 대중에게 소개하는 장이 없었을 뿐이죠.

그런 의미에서 저희 학자들도 이런 논의를 어떻게 대중에게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합니다. 종이쪽지를 호리병에 담아서 강물에 떠내려 보내는 심정이기도 한데요. 그렇게 떠내려 보내면 의외로 생각보다 많은 분이 그걸 집어 들어 봐요. 특히 '스탠퍼드 철학 백과사전' 같은 표준적인 내용은 우리가 갖고 있는 편견·선입견을 교정하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우리가 그걸 읽으라고 강제할 수는 없겠지만, 그런 내용이 제시되면 심각한 오류에 빠지는 걸 막을 수 있는 하나의 기회 정도는 생기는 거죠.

윤동민 / 저는 '브릿지 총서'가 연구자·학자 혹은 기독교인으로 한정 짓지 않고, 교양에 관심을 갖는 모든 시민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분들은 학계는 학계고, 그게 우리랑은 상관없겠지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요.(웃음) 사실 그렇지만은 않거든요. 학계에 있는 사람들도 이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이고, 본인이 느낀 문제의식을 자기 나름의 연구물로 생산해 내고 있는 것이니까요. 독자들이 그런 결과물을 받아 보시면, '아 이렇게 생각해 볼 수 있겠구나' 하는 사유의 지평이 열릴 수 있어요. 그런 측면에서도 하나의 브릿지를 놓는 작업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윤동민 운영위원은 '브릿지 총서'가 교양에 관심을 갖는 모든 시민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윤동민 운영위원은 '브릿지 총서'가 교양에 관심을 갖는 모든 시민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강지하 / 많은 사람이 삶에서 문제와 위기를 겪잖아요. 사실 많은 인문학자·철학자의 글들이 그런 위기 속에서 태어나요. 그래서 그런 글들이 우리에게 새로운 문제와 위기를 이해하고 해결할 수 있는 시각·언어·무기를 제공해 줄 수 있다고 봅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위로를 많이 받아요. 이걸 몰랐다면 아마 더 힘들었겠다는 생각이 들고요. 그런 의미에서 '브릿지 총서'가 저뿐만 아니라 많은 분의 삶에도 도움이 될 거라고 확신합니다.

- 7월에는 <에마뉘엘 레비나스>와 <페미니스트 종교철학>을 내실 예정이라고요. 그런데 반드시 6월 25일까지 후원해야 하는 이유는 뭔가요?

윤동민 / 그 이후에 후원하시면 못 받으십니다.(웃음) 저희가 두 책을 7월에 보내 드릴 예정인데요. 재정이 엄청 풍부해서 막 1000부씩 찍을 수 있다면 참 좋겠지만, 그렇지 않기 때문에 딱 후원회원 수에 맞게 만들 예정이거든요. 무엇보다 비영리(Noncommercial) 라이선스로 계약한 출판물이기 때문에, 후원회원님들께만 선물로 발송해 드릴 수 있습니다. 그 이후에는 어떠한 방식으로든 시중에서 구하실 수가 없어요. 그래서 적어도 두 책을 받아 보길 원하시는 분은 기한까지 후원해 주셔야 합니다.

김동규 / 내용 면에서 보자면, 레비나스도 이제는 서구에서 오래되고 보편화한 철학자입니다. 그럼 그동안 연구사가 많이 쌓였겠죠? <에마뉘엘 레비나스>에는 지금까지 논의된 쟁점이 다 들어 있습니다. 적어도 레비나스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놓칠 수 없는 내용들이죠. <페미니스트 종교철학>도 마찬가지로, 종교철학적 관점에서 페미니즘을 다룬 논의들이 최신 정보까지 다 담겨 있습니다. 국내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내용이죠. 관심 있는 분들에게는 최선의 선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강지하 / 사실 페미니스트들이 전통적으로 종교에 그리 호의적이지는 않았어요. 종교는 가부장적·남성적 논리를 반복하니 이걸 재활용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본 거죠. 반대로 종교철학에서도 페미니즘은 배척받아 왔고요. 그런 의미에서 <페미니스트 종교철학>은 기존 논의가 간과했던, 양쪽을 결합했을 때 나올 수 있는 통찰을 담고 있습니다. 종교와 페미니즘이 화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는 거죠.

윤동민 / 저희는 대상을 기독교인으로 한정하지 않지만, 이 인터뷰를 보시는 기독교인분들이 한번 생각해 보시면 좋겠어요. 과연 우리가 앞으로 살면서 타자·환대의 문제나 페미니즘을 한 번도 고민하지 않을까요? 외부로부터 오는 질문이든, 나 스스로 던지는 질문이든 언젠가 반드시 한 번쯤 맞닥뜨리게 될 문제거든요. 그때 어디서부터 생각을 시작해야 할지에 대한 표준적인 가이드를 제시해 주는 것이 이번 7월에 보내 드릴 책들입니다.

7월에 출간될 <에마뉘엘 레비나스>와 <페미니스트 종교철학>. 6월 25일까지 에라스무스를 후원해야 받아 볼 수 있다. 사진 제공 에라스무스
7월에 출간될 <에마뉘엘 레비나스>와 <페미니스트 종교철학>. 6월 25일까지 에라스무스를 후원해야 받아 볼 수 있다. 사진 제공 에라스무스

- '브릿지 총서'를 토대로 한 후속 활동에 대해서도 설명해 주세요.

김동규 / 매달 마지막 주에 번역자가 해설 강좌를 열 예정입니다. 가능하다면 원저자를 섭외해서 온라인으로 동시통역 강의를 할 예정이고요. 철학은 언제나 선생님이 필요하거든요. 후원회원님들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절대 놓치지 마세요.(웃음)

강지하 / '세인트앤드류스 신학 백과사전'이라는 게 있습니다. 신학계의 '스탠포드 철학 백과사전'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세인트앤드류스대학교가 유명한 신학자·종교철학자들을 많이 섭외했어요. 지금 1년 반 정도밖에 안 됐는데, 최신 신학의 논의들을 폭넓게 다루고 있어요. 올해는 이미 출판 스케줄이 잡혀서 어렵겠지만, 내년에는 번역을 시도해 보려고 합니다. 이걸 만나 보기 원하는 분들은 에라스무스를 후원하셔서 재정을 확보해 주시면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웃음)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윤동민 / 저희 에라스무스가 내건 기치 중 하나는 '우정'입니다. 우리가 가진 어떤 신학적·시대적·사회적 역량이 한계에 부딪혔을 때, 우리 주변에는 문제를 함께 풀어 갈 동료와 친구들이 있습니다. 인문학이든 철학이든 과학이든 예술이든 다양한 영역에 말이죠. 그런데 오늘날 기독교는 독불장군처럼 친구를 사귀고자 하지 않습니다. 혼자서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죠. 그러나 저는 함께 고민하고 대화할 친구를 많이 사귀어야 한다고 생각해요.(웃음) 조금 재미없고 어려운 얘기를 할 수는 있지만, 저희 에라스무스를 후원해 주신다면 저희가 먼저 그런 좋은 친구가 되어 드리겠습니다. 여러분도 저희 친구가 되어 주신다면 좋겠습니다.

김동규 / 저는 이 콘텐츠의 가치가 굉장히 크다는 걸 알기 때문에, 월 3만 원이라고 해도 후원할 것 같아요. 그만큼 다른 데서 찾아볼 수 없는 귀한 내용들을 담고 있고요. 저희 형편상 더 많은 분이 받아 보실 만큼 넉넉히 만들 수 없다는 게 안타까울 정도입니다. 이 책들을 통해 함께 공부하는 자리에서 만나, 우정을 쌓아 가면 좋겠습니다.

강지하 / 철학이나 신학을 본인이 직접 공부하기에는 나이가 들고 생업이 바빠서 힘들다고 하시면서도, 에라스무스 같은 단체가 잘되는 게 한국 사회나 교계의 다양성을 늘리는 일이라고 생각해서 후원한다고 말씀해 주시는 분이 많아요. 그런 분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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