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한국교회는 목회자 성범죄 사건이 벌어질 때마다 '일부 목회자'의 일탈로 치부해 왔습니다. 수십 명 모이는 작은 교회부터 수천 명 모이는 대형 교회까지 가리지 않고 목회자 성범죄가 발생했는데도, 개인의 잘못으로 돌릴 뿐 제대로 대처하지 않았습니다. 그 사이 피해자는 외면당한 채 교회를 떠나거나, 2차 피해를 입기도 했습니다.

<뉴스앤조이>는 이러한 목회자 성범죄가 왜 반복해서 일어나는지, 이를 사전에 막을 수는 없는지, 대안은 없는지 등을 고민하면서 6개월 넘게 기획 취재를 진행했습니다. 먼저 법원에서 성범죄로 유죄판결을 받은 목회자들부터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2013년부터 2022년까지 최근 10년간 벌어진 목회자 성범죄 형사사건 300여 건을 취합했고, 성범죄 목회자 259명을 찾았습니다.

판결문 500여 건과 각종 사건 기록을 분석했고, <뉴스앤조이>가 기존에 다뤘던 사건과 사회 언론에 보도된 목회자 성폭력 사건을 취합해 정리했습니다. 이를 토대로 가해자의 신원을 확인하고, 범죄 사실, 피해자 통계, 범행 특성, 목회자 전과 여부 등을 취재했습니다. 가해자가 소속한 교단에는 이들의 범죄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지, 정해진 절차에 따라 징계했는지 물었습니다. 성범죄 유죄판결 후에도 아랑곳없이 목회를 계속하고 있는 이들을 직접 찾아가 만났고, 목회자 성범죄 피해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기도 했습니다.

이번 기획명은 '거룩한 범죄자들'입니다. 성범죄, '성직자의 범죄'라는 뜻과 '성적인 범죄'라는 뜻을 모두 담았습니다. 종교적 권위를 내세워 범행을 저지르는 목회자와, 교회의 권위를 내세워 이 문제를 덮고 회피하는 교회 지도자들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기사 11편을 작성했고, 인터랙티브 페이지와 다큐멘터리 영상도 제작했습니다.

한국교회가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고 더욱 안전한 공동체로 거듭나기 위해, 교회 지도자를 비롯한 그리스도인 모두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했으면 합니다. 이번 기획은 11월 15일 오전 9시에 공개됩니다.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