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님, 안녕하세요. 새해가 찾아온 지도 벌써 2주가 흘렀네요. 어떤 마음으로 지내고 계실지 궁금합니다. 추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옷 따뜻하게 챙겨 입으시고, 건강 유의하시길 바라요.

저희 <뉴스앤조이>는 지난 4일 필동 희년평화빌딩 지하 카페를 빌려 시무 예배를 드렸어요. 희년평화빌딩에 입주해 있는 다른 단체들과 함께요. 저희 기사를 꾸준히 읽으셨다면 이 건물 이름을 여러 번 접하셨을 것 같은데요. <뉴스앤조이>를 비롯해 대북 지원 및 통일 정책 연구에 힘쓰는 '하나누리', 토지 공의 실현을 위해 교육과 운동을 벌이는 '희년함께', 성폭력 피해자와 가족을 지원하는 '위드유센터', 초교파 영성 훈련 기관 '한국샬렘영성훈련원' 등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모두 하나님나라 가치를 추구하는 작은 기독교 단체들이에요.

시무 예배는 방역 수칙 준수 아래 한국샬렘영성훈련원 김홍일 신부님 인도로 진행되었습니다. 빌립보서 2장 13-16절 말씀을 읽고, 한 사람씩 돌아가며 묵상 내용과 새해 소망을 나누었어요. 코로나19 가운데 지난 2년간 다른 단체에 있는 분들을 만나기가 쉽지 않았지요. 어쩌다 화장실이나 지하 카페를 이용하기 위해 오갈 때 마주치면 인사하는 정도였는데요. 이번 예배를 기회로 한자리에서 마주하며 서로의 근황과 바람을 나누니 반갑고 정겨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거리 두기가 3주 더 연장됐어요. 아무래도 활동에 제약이 있다 보니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부분들도 있는 것 같아요.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진정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입니다. 2022년 한 해도 <뉴스앤조이>와 희년평화빌딩에 입주해 있는 단체들에 많은 관심 보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사역기획국 세향

처치독 리포트

"언론사는 돈만 되면 뭐든지 하나요?"

신.천.지. 기독교인이라면 수없이 들어 봤을 대표적인 이단 집단이죠. 교주 이만희를 '보혜사', '이긴 자'로 부르며, 정통 기독교를 부정하고, 가족들을 생이별시키는 등 수많은 폐단을 낳고 있습니다. 신천지를 지칭하는 대표 수식어가 바로 '반사회적 집단'입니다. 

그런데 이런 문제 있는 '반사회적 집단'의 홍보 광고가 버젓이 주요 일간지에 실리고 있어요. 국내 3대 일간지로 불리는 <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 1월 5일 자 맨 뒷면에 신천지 세미나 광고가 등장했는데요. 이 지면은 신문을 뒤집으면 바로 보이는 면이기 때문에 모든 면을 통틀어 광고 단가가 제일 비싸다고 합니다(정가가 2억 원!).

이들만이 아닙니다. <뉴스앤조이>가 지난해 11~12월 국내 10대 일간지 광고 현황을 살펴보니, <한겨레>·<한국일보>·<서울신문>에도 신천지 전면 광고가 실렸어요(<조선일보>는 10월과 11월에도 신천지 세미나 광고를 실어 줬고요).

언론은 과연 몰랐을까 

과연 유명 언론사들은 신천지가 어떤 집단인지 몰라서 광고를 실어 준 걸까요? 아니라고 봐요. 2020년 2월 신천지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했고, 많은 언론이 달려들어 취재하고 보도했죠. 이 과정에서 신천지 집단의 반사회성, 폐쇄성 등을 짚으며 비판했죠. 또 이후 진행된 재판 과정에서 이만희의 횡령 사건과 신천지 피해자 가족의 절규 등도 다뤘고요. 

그런데 채 2년도 안 돼 신천지 집단을 홍보하는 광고를 실어 주고 있어요. 이유도 황당해요. <조선일보> 관계자는 "단순 세미나 홍보라서 광고를 내보냈다"고 하고, <한겨레>는 "이유를 물어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돈 준다고 무작정 광고 실어 주는 일간지도 문제인데, 인터넷 매체는 그 정도를 넘어선 지 오래예요. 신천지를 홍보하는 기사를 무더기로 쏟아 내고 있는데요. 네이버에 신천지를 검색하면 "신천지가 천국 비밀을 푸는 세미나를 시작했다"는 기사만 수십 개 나와요. 취재해서 보도한 게 아니라 신천지가 보내 준 자료를 그대로 올렸다고 보면 되는데요. 왜냐하면 수십 개 기사 내용이 전부 똑같거든요.

광고에 수억을 쓰는 진짜 이유

이단·사이비 전문가들은 신천지가 대외 이미지를 세탁하고, 내부 결속력을 다지기 위해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진단해요. 그 뻔한 의도를 언론이 모를 리가 없을 텐데, 신문에 광고를 실어 주고, 인터넷에 보도 자료를 그대로 올려 주고 있는 실정이죠.

언론은 입법-행정-사법을 잇는 '제4의 권력'이라고 불립니다. 그만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막강하다는 뜻이고, 그에 걸맞은 공적 책임이 요구되죠. 겉으로 공정과 정의를 내세우면서 뒤로는 아무 광고나 다 실어 주고, 기사 아닌 기사를 내보내는 행태는 없어져야 한다고 봐요. 

"언론은 사회적 책임이 있고 공익적 역할을 감당하는 공적 기구다. 기성 교단이 사이비라고 규정하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피해자가 존재하는 종교 단체 광고를 돈 때문에 게재하는 게 바람직한가. 신문에 광고가 나오면 이미지가 세탁되고 긍정적으로 바뀌는 효과가 있다. 그런 점에서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회사, 종교 단체 광고를 돈 받고 실어 주는 건 문제다. 신천지 광고를 받아 준 언론들은 사회성·공익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상업주의적 모습만 보이고 있다."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최진봉 교수)

신천지 피해자들은 언론들이 신천지 홍보 광고와 기사를 띄워 줄 때마다 2차 가해를 당하는 것 같다고 했어요.

이번 기사를 쓰며 "언론은 남의 불행을 이용해 돈 벌어먹는 집단이다. 지금도 피해자들이 발생하는데 어떻게 이런 광고를 실어 줄 수 있느냐"는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 관계자의 절규를 듣고 씁쓸함이 밀려왔습니다. 언론사들이 추운 날씨에도 법원 앞에서 이만희를 처벌해 달라는 피켓을 들고 시위 중인, 가정이 파탄 나고 고통받고 있는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말기 바랍니다. 비단 신천지 외에도 하나님의교회나 구원파 등도 언론사에 광고를 내고 있는데, 근절되기를 바랍니다. 

P.S. 이번 기사를 쓰면서 신천지와 같은 반사회적 집단의 문제점을 더 열심히 보도해야 하는 교계 언론 종사자 입장에서도 힘이 빠질 수밖에 없었어요. 한편으로는 후원회원 여러분들 덕분에, 자본과 권력에 굴하지 않고 당당하게 기사 쓸 수 있는 <뉴스앤조이> 일원이라는 게 다행이고 감사하다는 생각도 들었고요(갑자기 회사 자랑). 자부심을 갖고 더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편집국 승현

※ 교회 개혁과 회복을 꿈꾸는 뉴스레터 처치독은 매주 금요일 오후 6시 독자님께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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