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대의 그리스도교 사상가들 - 철학과 신학의 경계에서> / 김동규, 김승환, 김진혁, 손민석, 윤동민, 최경환 지음 / 도서출판100 펴냄 / 432쪽 / 2만 2000원
<우리 시대의 그리스도교 사상가들 - 철학과 신학의 경계에서> / 김동규, 김승환, 김진혁, 손민석, 윤동민, 최경환 지음 / 도서출판100 펴냄 / 432쪽 / 2만 2000원

[뉴스앤조이-강동석 기자] 철학과 신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현대 그리스도교 사상가 8인을 학술적으로 소개하는 책. 철학자로는 찰스 테일러, 존 카푸토, 장-뤽 마리옹, 리처드 카니를 다루고, 신학자로는 한스 우르스 폰 발타사르, 스탠리 하우어워스, 로완 윌리엄스, 미로슬라브 볼프를 다룬다. 모두 학문적으로 영향력이 커 지금도 학계에서 활발히 논의되는 인물들로, 한국에는 본격적으로 소개되지 않았다. 하우어워스, 윌리엄스, 볼프의 경우 최근 꾸준히 번역되면서 어느 정도 대중에게 친숙해졌지만, 학술적 저작, 사상 줄기에 대한 안내는 부족했다. 생애와 영향을 주고받은 인물들, 학문적 탐구의 배경이 되는 역사적 사건과 사상을 안내하고, 평가와 전망, 더 읽을거리를 담아 한층 깊은 연구를 위한 방향성까지 제시하고 있다. 인문학&신학연구소에라스무스 젊은 연구가 6명이 나눠서 썼다. 한 땀 한 땀 의미 있게 소개하고자 노력한 고민의 흔적이 역력하다. 도서출판100에서 출간한 에라스무스 총서 3번째 책.

"오늘날 세계 곳곳에 뛰어난 신학자가 많음에도 윌리엄스의 신학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그를 통해 여러 신학적 전통, 현대 철학, 그리스도교적 실천이 만나고 통합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에게 결정적 영향을 준 (그리고 그의 글에서 흔적이 뚜렷이 발견되는) 현대 신학자는 정교회의 블라디미르 로스끼, 가톨릭의 앙리 드 뤼박과 칼 라너, 한스 우르스 폰 발타사르, 개신교의 칼 바르트와 디트리히 본회퍼 등이다. 그의 신학이 지나치게 철학적이라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그의 사상에는 G.W.F. 헤겔,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 도널드 맥키넌, 질리언 로즈 등의 철학자가 흥미롭게 상호작용하며 전통 교리를 현대적 관심사와 접목할 수 있는 통찰을 길러 준다. 영문학과 러시아문학에 대한 특별한 관심은 그리스도교 역사(특별히 영성사)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어우러져 현대인의 실증적이고 실용주의적인 사고로는 놓치기 쉬운 인간성의 심연을 볼 수 있는 안목을 제시한다." (3장 '비극적 삶을 감싸는 하느님의 자비 – 로완 윌리엄스', 153쪽)

"볼프는 신앙을 삶의 방식이라고 생각하고 신학을 그런 삶의 방식을 표현하는 일로 생각한다. 그의 신학은 여러 가지 면에서 그의 부모님과 유모에게서 배운 삶을 그대로 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볼프의 아버지는 지옥과 같은 공산주의 노동자 캠프에서 사랑의 하나님을 발견했고, 볼프의 어머니는 여섯 자녀 중 넷이 죽는 엄청난 상실의 아픔과 고통 속에서도 용서를 베푸시는 하나님과 고난당하시는 예수님을 묵상하면서 분노와 상처를 이겨 냈다고 고백한다. 특히 볼프의 작은형이었던 다니엘이 어떤 군인의 실수로 죽자 볼프의 부모님은 그 군인을 찾아가 하나님의 사랑과 용서를 전했다고 한다. 그의 유모 역시 절망 속에서도 기쁨과 희망으로 가득한 삶을 살았다. 이들 모두 각자의 상황 속에서 볼프가 추구하고자 하는 다양한 삶의 신학을 살아 낸 것이다." (4장 '자기 내어 줌과 받아들임의 공공신학 – 미로슬라브 볼프', 16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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