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결산①/ 교단장 선거

각 교단의 총회가 마무리됐다. 이번 총회에서도 가장 관심을 끌었던 부분은 총회 정책도 미래 비전도 아니라, 역시 총회 임원선거였다.

예장 통합총회는 순천제일교회 박정식 목사가 부총회장에서 총회장으로 자동 취임한 데 이어, 허재철, 이기경, 최병두 목사 3파전으로 관심을 모았던 부총회장 선거에서는 상신교회 최병두 목사가 2차 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당선됐다. 하지만 최병두 목사의 당선을 둘러싸고 잡음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늘 그러했던 것처럼, 역시 금권선거가 판을 쳤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예장 통합총회 안에 구성된 바른선거정착을 위한 실천연대는 광주노회에 속한 한 장로가 총회 당일인 지난 9월 25일 서울로 올라오는 길에 최병두 목사측 인사로부터 돈봉투를 받았음을 폭로했다고 기자회견까지 가졌다. 물론 이미 부총회장 선거가 마무리된 뒤여서 별다른 파장을 불러일으키지는 못했지만, 뒷맛이 영 개운치 않았다.

이에 대해 최병두 목사측은 전달된 수표 10만원권을 확인해보니 다른 후보의 것이었다면서, 최병두 목사가 돈을 썼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부총회장 선거에 있어서, 각 후보들이 총대들을 대상으로 밥을 사고, 거마비를 주는 것이 불법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관례화돼 있음은 더 이상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가장 안정적이고 체계를 갖추고 있다는 예장 통합측에서 그러니, 다른 교단은 물어 무엇하리요.

예장 합동측은 부총회장이던 진주교회 김동권 목사가 총회장에 취임하고, 부총회장에는 동현교회 예종탁 목사가 당선됐다. 총회 임원을 두루 거쳐온 예종탁 목사는 영남권의 절대적인 지지를 업고 있어 무난히 당선될 것으로 예상됐던 인물이다.

부정, 금권선거로부터 역시 자유롭지 못했던 예장 합동총회는 이번 총회에서 획기적인 결정을 내렸다. 바로 내년 총회 때부터 총회 임원선거를 제비뽑기로 실시하기로 한 것이다. 우선 자격이 되는 후보를 추려서 총회 현장에서 제비뽑기로 부총회장을 당선시키는 것이다.

이럴 경우 사전에 선거운동을 전혀 할 수 없다는(할 필요가 없어진다는) 장점이 있지만, 얼마나 혼탁했으면 제비뽑기를 선택했을까 하는 아쉬움과 민주주의 투표방식을 스스로 포기함으로써 오는 세상과의 유리도 우려해야 할 부분이다.

예장 합동총회의 이번 결정이 다음 총회 때 부총회장 출마의사를 밝힌 일부 인사의 선거운동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정치적 목적이 앞섰다는 교단 내 일부 분석도 개운치 않은 대목이다. 다만 이왕 정해진 제도이니, 금권, 부정선거를 근절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밖에 기독교장로회는 강진읍교회 김경식 목사가 총회장에, 수원교회 윤기석 목사가 부총회장에 각각 당선됐고, 예장 고신총회는 부산 서면교회 원종록 목사가 총회장에, 남서울교회 박종수 목사가 부총회장에 각각 선임됐다.

또 예장 대신총회와 합동정통총회는 이번 총회에서 교단통합을 선언하리라던 당초의 계획을 이루지 못하고 각각 총회 임원을 구성했다. 합동정통총회는 강남성심교회 노영호 목사를 총회장에, 인천 평화교회 장효희 목사를 부총회장에 선출했다. 장효희 목사의 부총회장 당선은 방배동 총신 출신의 첫 임원진출이라는 점에서 합동정통총회의 내부 체제 안정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예장 대신총회는 교단통합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였던 충심교회 김춘국 목사가 총회장을 이어받아 내년에도 두 교단 간의 통합작업은 그리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부총회장에는 우이제일교회 이무웅 목사가 당선됐다.

예장 개혁총회도 부총회장 선거문제와 교단 내 주도권 장악 문제로 갈등을 빚어온 두 세력이 결국 갈라서는 아픔을 겪었다. 9개 교단통합으로 새 출발을 보인 지 2년만의 재분열이다. 총회장 조경일 목사, 부총회장 이봉기 목사 체제를 지지했던 구 개혁측은  광주중앙교회에서 총회를 가졌고, 광주중앙교회에서 쫓겨난(?) 구 개혁 광주측과 구 합동보수, 호헌 등 외부세력들은 광주 숭일중앙교회에서 별도의 총회를 열어 장춘호 총회장, 문일호 부총회장 체제를 구축했다. 올 총회에서 임원선거를 둘러싼 가장 가슴 아픈 사건은 예장 개혁총회의 분열이었다.

한편 기독교대한성결교회는 춘천중앙교회 윤철중 목사가 총회장에, 증가교회 고용남 목사가 부총회장에 당선됐다. 한국기독교침례회는 삼호교회 안종대 목사가 총회장에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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