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시 당국은 교통 혼잡을 개선하는 방법으로 차량 이용자에게 비싼 통행료와 주차비를 물리게 하고 있다. 뉴욕 시에 진입하는데 10-20달러가 든다. 맨하탄의 주차비는 가히 살인적이다. 최초 한 시간 주차비가 보통 25달러, 네 시간 정도 주차하면 35-40달러가 든다. 여기에 세금과 팁까지 지불하면 하루 주차비로 1백 달러를 쓰는 경우는 흔한 일이다.

그런가 하면 과천에 있는 한 시민단체는 교통난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차도를 줄여야 한다는 이색적인 주장을 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해가 쉽지 않다. 그 주장의 배경을 좀 더 들어보면 이렇다. 원래 도시의 교통난은 도로가 좁아서 생긴 것이 아니다. 한정된 도로에 차량이 점점 늘어나면서 생긴 현상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때마다 도로를 넓혀 교통난을 해결하려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도로를 줄이면 당장 교통체증은 심해지겠으나 체증을 피하기 위해 차량 운행을 자제하게 되고 그러면 교통난은 자연히 해소된다는 이야기다.  

논리의 비약이라는 생각은 지워버릴 수 없지만 교통난 해소를 도로 확장이라는 누구나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개발논리에서 찾지 않고 차량 운행을 줄이는 환경 차원에서 찾으려는 의도만은 간과해서는 안될 줄 안다.

요즘 모든 교회가 주차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교인이 예배를 드리러 교회에 왔다가 주차를 하지 못하고 돌아갔다는 말을 듣고 어느 목회자는 교회 주차장을 넓혀야겠다는 결심을 굳혔다는 이야기를 얼마 전에 들은 적이 있다.  

백분 이해가 간다. 평신도인 내가 들어도 가슴 저미는 일이다. 그러나 그래서 주차장을 늘려야 한다면 주위의 땅을 얼마나 사들여야 교회 주차문제가 해결된다는 말인가?

도로를 넓혀 교통난을 완전히 해결했다는 소리를 일찍이 들어보지 못했다. 마찬가지로 주차장을 넓혀 주차문제를 해결했다는 소리도 들어보지 못했다. 국가적인 차원에서도 해결이 어려운 문제다. 교회가 이런 방법으로 주차장을 넓히려 든다면 또 다시 교회의 부동산 투기 의혹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다. 주차장을 넓혀 주차난을 해결하겠다는 단선적인 사고도 어찌 보면 자가용에 길들여진 우리의 안이한 생활태도에 기인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교회 주차장 문제도 환경보호 차원에서 접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주일 하루만이라도 자가용 운행을 자제하여,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이 지구의 환경을 함께 생각하는 기회를 교회가 만들어 주어야 한다.

걷기에 좀 멀게 느껴지더라도 일주일 동안 부족한 운동을 한다는 셈치고 걷기를 권장하고, 더 먼 곳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도록 하여, 에너지 절약과 함께 환경도 보호하자는 캠페인을 벌려봄직하다. 창조질서의 보존은 어차피 우리 기독교인이 앞장설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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