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 이승균

한미군사합동훈련이 끝나는 3월 27일, 양국 군사훈련 반대를 위해 단식투쟁에 나섰던 통일연대 상임대표 한상렬 목사(57. 고백교회)도 7박 8일간의 투쟁을 접고 서울 광화문 미국 대사관 앞을 나섰다.  

한 목사는 단식을 끝마친 후 기자회견을 갖고 "한반도에서 다시는 전쟁과 전쟁 연습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절규했다. 단식 중 병원에 실려갈 정도로 탈진한 적도 있었지만 그 음성은 주위가 쩡쩡 울릴 정도로 우렁찼다.

한 목사는 이번 군사 훈련이 한반도 핵전쟁을 기정 사실화하고 평화를 짓밟는 대북침략 예행연습이라고 믿고 있다. 그래서 지난 20일부터 매일 새벽 6시 15분부터 미 대사관 주위를 몇 바퀴씩 돌면서 밤 10시까지 1인 시위를 전개했다. 새벽 6시 15분은 6.15 남북공동선언을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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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목사가 바라보는 미국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고마운 나라는 아니다. △소련의 스탈린에게 38선 분단 제안 △해방 후 남한 만의 단독정부 설립 △아직도 계속되는 주한미군의 만행 △5.18 광주 학살 방조 등 우리 역사의 주요 비극을 야기한 장본인일 뿐이다.

특히 한 목사는 5.18에 대해 뼈가 시릴 정도의 고통스런 기억을 갖고 있다. 광주 상무대에서 고문 속에 진행되는 군사재판을 몸소 경험했기 때문이다. 그에게 5.18의 배후에 존재하는 미국에 대한 원망은 몹시도 큰 것이다.

"당시 5월 22일자 미 대사관 비밀문서 전문에는 '미국이 계엄당국과 은밀히 결탁했다는 혐의를 받는 것이 두렵고 광주 지역에서 반미감정을 부추길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우리의 조치가 밖으로 알려지지 않길 바란다'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램지 클라크 전 미법무부장관 말대로 광주 시민을 학살한 것은 군부였지만 주범은 미국이다."

한 목사는 미국이 과거의 잘못을 회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9.11 테러참사였지만 오히려 올해를 전쟁의 해로 삼고 북한을 악의 축이라고 규정하는 등 세계를 전쟁 분위기로 몰아가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편 이날 장외 기자회견에는 범민련 이종린 의장과 통일연대 회원 등 30여명이 나와 반민 및 통일을 열망하는 구호를 외쳤다. 또 진관스님은 "잘못된 정치인 때문에 한상렬 목사가 단식 투쟁하는 현실이 발생하고 있다"며 일부 정치인들의 잘못된 대북 및 통일관을 나무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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