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많은 부분에서 상관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목회자 유가족이 교회의 도움없이는 살 수 없다는 의미에서가 아니라... 교회가 더 이상 목회자 유가족을 멀리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에서 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교회와 목회자 유가족과의 관계는 아주 미묘합니다. 일부 대형교회에서는 세습되는 권리를 누리는 듯도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교회에서 '방을 빼'는 것으로 시작하여, 새로 부임하는 교역자와의 관계가 불편하다는 핑계로 교회에 발을 디딜 수 없도록 만드는 곳이 허다합니다.

이런 경제적인 불안감은 목회자의 투명한 생계활동을 보장하지 못하며, 집 한 채 정도 장만해두지 못하고 별세하시는 분에게는 원망스런 가장의 꼬리표가 붙게되는 것입니다.

2년 동안 틈틈이 조사한 바로는, 목회자 유가족에 대한 지원은 아직 바라지도 않겠지만, 정확한 통계조차 어느 곳에서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각 지방 노회.. 사무국.. 총회.. 자치회.. 각 기관... 어느 곳에서도.. 어느 누구도... 몇 명의 목회자가 사망하였는지.. 몇 명의 유가족이 있는지... 관심조차 가지지 않습니다.

이런 현실은 목회자 유가족의 문제로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교회에서의 목회자의 활동자체를 위축시키는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또한 교회에서의 목회자의 주된 활동이 일주일 내내 계속되는 설교의 준비에만 국한되는 것도 바람직한 일이 아니라고 봅니다.

더 깊이 묵상하고 끊임없이 연구해서 보다 깊은 진리에 탐구할 수 있는 여건 또한 필요하다고 생각되지만, 지금으로선 목회자 개인의 성실성을 담보로 할 수밖에 없겠죠.

어느 누구도 책임질 수 없다면, 우리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나름대로 순교자의 정신을 이어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개개인으로 보면 한갖 힘없는 유가족에 불과하지만, 우리의 정신은 순교자의 정신과 통하고 있습니다.

순교자에게서 그의 신념을 빼버리면 한낮 허수아비일 뿐이듯, 지병으로.. 혹은 사고로... 세상을 떠난 목회자의 자녀로서 그 정신을 지키지 못한다면 우리의 신앙도 반쪽일 뿐이리라 생각합니다.

잊혀져가는 사람을 회상하면서 침묵하기보다, 여기서 우리의 나아갈 바를 찾아야 하리라 생각합니다. 구체적인 자료를 제시해야 할 글이 너무 논설조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구체적 자료를 찾을 곳이 없다는 것이 더 안타깝습니다.

일생을 살다보면 한 분 쯤은 주위에서 돌아가신 목회자를 보게 될 것입니다. 저희들로 하여금 그 분들의 생과 목회라는 활동이 그저 스쳐지나지 않고 역사의 한 귀퉁이에 씌여지도록 연락바랍니다. 더불어서 목회자 유자녀와 배우자의 공동체를 만들 수 있도록 한국 교회의 역사가 밑바닥에서 부터 튼튼히 세워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였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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