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염소 한 마리면 북한동포 한 가족을 살릴 수 있습니다 !"
-100마리 이상이면 연고지에 보낼 수 있어-


'신앙의 생활화 운동'을 펴오고 있는 L. A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은 북한을 대상으로 한 '기적의 염소 보내기 운동'을 전격적이자 처음으로 언론에 공개하였다.

기윤실 실무책임자, 유용석 장로(나성성결교회 원로장로)와 젖염소 품종 선택과 구입 및 검역에 이르는 실제 과정들을 담당하는 최성원 교수(연변여명농민대학)는 11일 언론(미주크리스천신문(발행인: 장영춘 목사)와 한국일보)에 이제까지의 동 운동 전개과정과 그 성과, 그리고 한인동포와 한인교회들에 바라는 동참을 호소하였다.

기윤실은 지난 1999년부터 현재까지 북한에 젖염소 1,200 마리를 보내 해당 지역 북한동포들에게 생존의 수단을 떠나 북한의 식량난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하여 주고 있다.

따라서 북한 당국에서도 "풀을 고기로 바꾸자"라는 취지 하에 젖염소를 통한 식량 문제 해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중이다. 그 이유는 바로 젖염소가 현재 북한의 실정을 감안할 때, 기르기에 가장 알맞은 동물이기 때문이다. 염소는 첫째 각종 질병에 강하고 둘째로는 번식력이 아주 왕성하다(1년에 2회 분만하고 한번에 2 마리의 새끼를 낳고 번식률은 194%). 셋째로 모든 부산물(고기, 가죽, 털등)을 유용하게 가공하여 쓸 수 있고 넷째로 염소젖은 우유나 모유보다도 영양가가 월등히 많고 짜서 금방 먹어도 소화에 아무런 지장이 없다.

결국 기윤실이 보내는 우량종의 젖염소 한 마리에서는 젖을 하루에 2-3kg을 짤 수 있다. 이 분량이면 5인 가족 하루 최소한의 식량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이 염소 한 마리가 차례로 새끼를 낳아 가면 수놈은 잡아서 고기로 먹고서도 10년 안에 1,000마리로 불어나게 되므로 1,000세대의 식량을 공급할 수 있게 된다(염소의 평균 수명은 10년).

실제로, 지난 1999년 평안남도 강동군 구빈리에 210마리의 젖염소가 기윤실을 통해 전달되었다. 북한내에서도 가장 낙후된 지역중의 하나인 구빈리는 4년이 지난 지금 '잘 사는 부촌'으로 탈바꿈하게 되었다. 개인 소유가 인정되지 않는 북한에서 염소만은 개인의 소유로 취급되기에, 구빈리 주민들이 정성을 들여 사육한 결과, 현재 1,000마리의 염소로 불어나 하루에 젖을 1톤 반 생산하여 주민들이 직접 먹고, 남은 젖을 치즈와 같은 가공품으로 만들어 다른 물품과 현물 거래하여 그 소득이 개인들에게 직접 돌아가기 때문이다.

이러한 염소의 귀중한 효용 때문에 기윤실을 통해 북한에 염소가 공급된 이후, 염소를 잡아먹는 사람이 북한 당국에 발각 시에는 중형에 처해질 정도로 관계 법률마저 제정되어 현재 북한은 염소 기르기에 전념하고 있다. 따라서 김정일 위원장의 지시로 함경남도 함흥에 세계최대 젖염소 농장인 '청년농장'이 현재 조성 중에 있으며 최성원 교수에게 명예 소장의 직위를 주어 품종 선택과 사육 기술, 그리고 스위스에서 가공 기술을 들여오는 실무 책임을 맡기는 등 북한당국의 신용을 기윤실이 받고 있다.

어떻게 보면, '염소 보내기 운동'의 산파인 최성원 교수는 호주 시민권자로 호남신대를 졸업하고 전도사로 목회의 길을 걸었다고 한다. 그러나 목회자로서 너무 부족함을 느껴 제주도에서 염소로 축산업을 시작하여 호주에 160만 달러에 달하는 시드니 사슴농장을 운영할 정도로 이 방면에 뼈가 굳은 분이다. 그러다가 중국 연변에 머물면서 거의 폐교에 처하게 될 여명농민대학(조선족 학생들을 위한)을 한국으로부터의 지원을 통해 다시 활성화시켜 그 공로를 인정받아 '명예학장'이라는 직위를 중국정부로부터 받게 된다. 그러면서 북한을 방문하게 되면서 최교수는 북한의 식량난을 직접 목격하고 자신이 평생 바쳐온 염소 사육이 식량해결의 관건임을 깨닫게 된다.

그래서 1998년 1월 뉴욕에서 처음으로 '북한의 식량 문제를 해결한 항구적 방안으로서의 염소'를 강연하게 되고 1년 후, 유용석 장로를 만나게 되어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미주동포와 한인교회들이 북한에 젖염소를 보내 현재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그런데 지난해 유럽에서 일어난 구제역 소동으로 가축에 대한 엄격한 감시라는 외부적 제재와 북한동포에 대한 냉담한 무관심 때문에 '염소 보내기 운동'이 난항을 겪게되자, 이제까지의 결과와 성과를 처음으로 언론에 공개하면서 기윤실측은 한인교회와 동포들에게 구체적인 동참을 요구하고 있다.

북한에 보내지는 젖염소는 스위스 쟈넹이 원산지로 한 마리당 수송비, 검역비를 포함하여 $ 150 가 소요된다. 이 가격은 한국에서 CCC가 모금하고 있는 $400에 비하면 1/3 정도로 기윤실 측이 그 동안 남모르게 노력해온 노하우가 밑받침되기 때문이다.

또한 100마리 이상의 염소는 헌금자의 연고지로 보낼 수 있어서 이미 2000년에 안수훈 목사(나성성결교회 원로목사)의 고향인 황해도 황주군 장천리에 100마리가 보내졌다. 또한 북한당국과의 사전 합의로 100마리 이상 보내는 헌금자들과 함께 보내진 염소가 사육되는 연고지를 함께 방문할 계획도 기윤실측은 갖고 있다.

1년에도 한 두 번씩 중국 연변과 북한 지역을 방문하고 있는 유용석 장로는 "북한에 100여 개의 시군 이 있는데 미주한인교회가 한 군에 아니면 연합해서 한 시에 100마리만 보내면 근본적인 식량문제가 10년 후에는 해결 될 수 있다"며 '기적의 염소 보내기 운동'에 미주동포들의 관심과 동참을 촉구하고 있다.

취재를 마치면서 북한의 식량 문제는 분단세대인 이민 1세대가 해결해야 될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1,5세나 2세에게 북한은 더 이상 한겨례, 같은 동포가 아닌 하나의 또 다른 국가로 자리잡아 "내가 왜 북한에 돈을 보내?"라는 무관심을 보이기 때문이다. 마치 야곱이 에서를 위해 자신의 소유를 나눠 형제간의 화해를 회복한 것처럼 염소를 통한 남북화해의 모티브가 우리 미주에서 불같이 일어나기를 간절히 소원해 본다.

(최성원 교수는 당분간 미주에 머물면서 동 운동에 대한 강연이나 간증을 준비하고 있다. 관심 있는 교회나 동참을 원하시는 분들은 (213)387-1207이나 (213)487-7521(팩스))

*이 기사는 미주크리스천신문 866호(2002년 1월 19일자)에 실린 전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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