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을 우리들의 삶터로 선택하여 일산에 살면서, 일산을 가슴 깊이 사랑하고 있는 우리 '일산 사람들 100인'은 오늘 이 자리에 모여 참회 하는 마음과 새로운 다짐을 담아 "일산 가꾸기 선언"을 합니다.

"좋은 도시는 좋은 사람들만이 누릴 수 있습니다".
좋은 도시는 좋은 사람들만이 누릴 수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 수준 이상의 도시를 가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깨끗하고 아름다운 도시에서 살기를 진정 원한다면, 우리들이 먼저 깨끗하고 아름다운 시민이 되어야 합니다.

좋은 도시는 또한 저절로 주어지지 않습니다. 한 송이 꽃, 한 그루의 나무도 돌보는 사람의 정성과 사랑을 받으며 자라납니다. 삶터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좋은 도시에서 살기를 원한다면 우리 시민들이 성심을 다해 도시를 지키고 가꾸어야 합니다. 삶터와 사람은 한 몸, 한 생명입니다.

"일산이 이렇게 아파하는데, 우리는 아무 것도 한 게 없습니다".
요즘 일산은 심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 근처 주택가 바로 앞에 러브호텔이 속속 들어서고 있고, 대낮부터 한길에서 환락가로의 유혹이 공공연히 벌어집니다. 학원 바로 옆에서 안마시술소가 버젓이 영업을 하고 있고, 룸쌀롱과 단란주점들이 일산 곳곳을 잠식해 들어오고 있습니다. 언제부터인지 우리들의 삶터 일산은 쾌적한 신도시라는 명성을 잃은 채 이른바 '물 좋은 도시', '현대판 소돔과 고모라'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고봉산과 풍동의 맑은 숲들이 개발의 손아귀에 할퀴고 잘려나가며, 엄정해야 할 도시계획마저 개발이익을 앞세운 업자들에 흔들리고 있습니다. 난개발을 막자는 전국적인 새 바람도 우리 도시만은 비켜가고 있는지, 오히려 고밀개발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쾌락도시로의 전락을 막기 위해 주민들이 팔 걷어 부치고 나서서 싸울 때, 우리 모두의 숲을 지키기 위해 시민단체들이 앞장서서 막고 있을 때, 도시계획을 바로 세우기 위해 시민들이 힘을 모을 때, 우리는 아무 것도 한 게 없습니다. 일산이 이렇게 아파하는 데도 우리는 그저 내 집과 내 삶, 내 일 챙기기에만 바빴습니다.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고, 귀가 있어도 듣지 못했습니다. 삶터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의 도리를 다 하지 못한 우리는 참으로 부끄러운 사람들입니다. 이제 참회하는 심정으로 우리들의 잘못을 고백합니다. 그리고 새롭게 다짐합니다.

"우리들의 삶터 일산, 이제부터 우리가 지키고 가꾸겠습니다".
이제 우리는 내 집, 내 가족, 내 일에만 집착하던 눈길을 돌려 우리 동네, 우리 도시를 바라보겠습니다. 귀를 열고 우리 도시에서 들려오는 한탄과 절망의 소리들을 듣겠습니다. 그 속에서 들려오는 희망의 삭임에 귀 기울이겠습니다. 우리들의 삶터를 위협하고, 잠식하며, 파괴하려는 모든 압력과 음모로부터 우리 도시를 지키겠습니다. 그리고 가꾸어 나가겠습니다. 우리 모두가 꿈꾸었던 일산으로, 우리 모두가 간절히 원하던 일산으로, 우리들의 손으로 가꾸어 나가겠습니다.

우리의 다짐
하나, 우리들의 삶터 일산이 더 이상 황폐해지지 않도록 우리들이 나서서 지키겠습니다.
- 러브호텔의 난립을 막기 위한 시민단체와 주민의 노력에 함께 하겠습니다.
-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녹지훼손과 주거환경 침해 문제에도 적극 대응해 나가겠습니다.

둘, 우리들의 삶터 일산이 쾌적하고, 살기 좋은 도시가 될 수 있도록 우리들이 나서서 가꾸어 가겠습니다.
- 일산에 살고 있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역량을 최대한 활용하고, 시민의 적극적인 참여를 끌어내어 '일산 가꾸기 운동'을 적극 전개하겠습니다.
- 일산이 겪고있는 여러 가지 현안문제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고, 일산의 장래 비전 등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겠습니다.

2000. 9.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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