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역성경 개정판>이 출간된 것은 1998년이다. 한국교회가 현재 사용하는 <개역성경>이 1961년에 출간된 이후 무려 40년 가까운 세월만에 <개정판>이 모습을 드러냈다.

대한성서공회는 1980년대에 가능한 현재의 <개역성경>의 분위기와 특징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최소한도로 꼭 필요한 부분만 개정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개정작업에 착수했다. 1983년 9월부터 약 10년간의 작업 끝에 개정원고가 완성됐고, 각 교단 성서학자 신학자 목회자 국어학자들로 '성경전서 개역 한글판 개정 감수위원회'가 조직돼 4년 동안 157회의 독회와 토론을 거쳐 개정 원고를 감수했다.

개정의 대 원칙은 △문법상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다 △어휘의 선택이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다 △<개역성경>의 어휘선택이 현재 그 의미가 바뀌어 오해가 있을 경우 현대 어휘로 고친다 △제3인칭 대명사 '저'와 '저희'는 각각 '그'와 '그들'로 고친다 △사투리는 표준말로 바로 잡는다 △준말은 그 원말로 바꾼다 △수치감이나 혐오감을 유발시키는 말은 다른 말로 대치한다(병신은 몸 불편한자로 불구자는 장애인으로) △명사나 대명사에서 의미전달에 꼭 필요한 경우 소유격과 복수형을 분명히 밝힌다 △<개역성경>의 본문이 오역임이 확실한 경우 바른 번역으로 고친다 등이다.

이런 대전제를 적용해 구약 5만 9888곳, 신약 1만 2823곳 등 모두 7만 2711곳을 수정했다. 이 숫자는 지난 1956년에 비해 100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개정판>에는 '가라사대'가 '이르되'로 바뀐 것과 같이 현대에 쓰이지 않는 고어나 '양피'같은 난해한 한자어는 '포피' 등과 같은 비교적 이해하기 쉬운 단어로 수정됐다. 또 '일찌기'를 '일찍이'로, '-찌라도'는 '-지라도', '찌어다'는 '지어다', '추숫군'은 '추수꾼'. '수염소'는 '숫염소'로 고쳤다.

바뀐 대표적인 예를 들면 △'주기도'(마 6:9-13) 중에 '나라이 임하옵시며'가 '나라가 임하시오며'로, '오늘날 우리에게'는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옵시고'는 '일용할 양식을 주시옵고' △(시49:8)'저희 생명의 구속이 너무 귀하며 영영히 못할 것임이라'는 '그들의 생명을 속량하는 값이 너무 엄청나서 영원히 마련하지 못할 것임이니라' △(마 6:34) '내일 일은 내일 염려할 것이요'는 '내일 일은 내일이 염려할 것이요' △(창3:7) '치마를 하였더라'는 '치마로 삼았더라' △(창24:22) '약대'는 '낙타' △(창15:4) '후사'는 '상속자' △(사25:5) '헌화(喧譁)'는 '소란(騷亂)'등이다.

총신대 김정우 교수는 <개정판> 출간과 관련, "<개역성경>이 번역의 질이 탁월함에도 더 이상 사용되지 않은 고어체 문체와 젊은 세대가 더 이상 이해할 수 없는 얼운 한자어와 또한 어색한 표현들이 수없이 많아서 새로운 시대의 독자층이 하나님의 말씀을 쉽게 접근하기 어려웠는데 약 40년 만에 <개정판>이 나온 것은 매우 늦은 감이 없지만 크게 환영할 만한 일이다"고 밝히고 있다.  

또 김 교수는 "<개역성경>은 지금까지 한국교회에서 '예배용 성경'과 '강단용 성경'으로서 독점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개역성경>을 수정한 <개정판>에 대해 심도 있는 검토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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