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4명 문제는 이번 총회에서 뜨거운 정치적 논쟁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목연과정에 대해서는 '무대책이 상책'이라는 전략을 택했다. ⓒ뉴스앤조이 신철민

9월 17일 오후 5시, 오후 2시에 열린 총신대 재단이사회에서 이사장 신세원 목사와 서기 김경원 목사가 사표를 던진 터라,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운영이사회가 열렸다. 재적 79명 중 50명 출석. 최기채 운영이사장이 "이사장 선거였다면 전부 다 왔을 텐데…"라고 아쉬워하는 말 속에 총신 사태에 대한 이사들의 무관심을 엿볼 수 있다.

학교 현황을 보고하는 시간에 김의원 총장은 "학교가 소요 중이다. 그러나 학생들을 설득해서 내일부터라도 수업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사 중 한 사람이 교수 충원 문제를 물었다. 신대원 학생 수 2,500명에 강의를 할 수 있는 교수 숫자는 12명 내지 13명. 교수 한 명이 200명씩 책임져야 하는데, 교수 충원 계획이 있느냐는 것이다.

부총회장 예종탁 목사가 "교수들이 반대해서 교수를 못 뽑는다니 기가 막힌 현실"이라고 개탄했다. 그는 "밥그릇 싸움인지 뭔지 모르겠다"고도 했다. 김 총장은 "최근 18명의 교수 지원자가 있었으나 △학위 △출신학교 수준 △나이 제한 등에 걸렸고, 여기서 통과된 사람들도 신학 문제에 걸렸다. 인사위원회에 12개의 논문이 넘어갔지만 결국 한 사람도 공천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예 목사는 "인사위원회가 신학을 들먹이는데 그게 진짜 옳은지 잘 못 됐는지 모르겠다. 대부분 우리 학교 출신인데 어떻게 해당자가 하나도 없는가" 하고 계속해서 의심의 눈길을 던졌다.

최기채 이사장은 "교수들한테 맡겨놓으면 10년 걸려도 못 뽑는다"면서 이사회의 개입을 암시했다. 최 이사장은 "운영이사회가 재단이사 추천권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일체 로보트다. 일은 자기들(재단이사회를 지칭)이 다 저지르고, 학생들은 운영이사회 나가라고 소리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이어 "지금은 비상시국이다. 교수 충원을 추진해야 한다"고 했고 총회장 김동권 목사가 "이사들이 교수들의 신학사상을 미리 검토하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경원 목사가 "교수들은 자기보다 실력 있는 교수를 원치 않는다. 그러니 교수들한테 맡길 수 없다. 인사계획발전연구위원회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이것이 받아들여져 결국 교수 충원 문제의 주도권을 이사들이 쥐게 됐다.

한편 예종탁 목사는 "재단이사회가 '법대로'를 얘기하는데 어디가 더 불법이냐, 재단이사들은 돈을 얼마나 내느냐"고 따졌다. 백성기 장로는 "재단이사 분담금 납부율이 90%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것은 최근 학생들이 문제를 제기하자 이사들이 서둘러 회비를 냈기 때문이다.) 백 장로는 재단이사들의 건축헌금 납부현황은 대답하지 못했다. 예 목사는 "이사회가 해마다 30억원 정도를 전용하고 있다는 소리가 있다. 학생들은 등록금 내고 200, 300명씩 콩나물 시루 같은 교실에서 수업을 받고 있는데, 이사들은 한 푼도 안 내면서 그걸(등록금) 전용해서 건물 짓고, 이래서 학교가 되겠나"하고 재단이사회를 성토했다. (이날 이사들에게 배부된 학교 현황 보고서 - 총회에 제출할 자료 - 에도 여전히 법인 전입금 및 기부금 예산액이 약 72억원으로 책정되어 있다.) 성토는 무성했지만 "노회별로 들쑥날쑥한 운영이사회비를 조정하기 위한 7인 조정위원을 내기로" 싱거운 결론을 내렸다.

한편 뜨거운 감자 중 하나인 목연과정 분리운영 문제가 논의됐다. 김동권 목사는 "올 것이 왔다. 대학은 재단이사회가, 신대원은 운영이사회가 운영하자. 신대원 등록금을 대학으로 넘겨줄 수 없다. 이번 기회에 행정적으로 아예 분리해 운영하자"고 했다. 최기채 목사는 "교육부가 아무리 얘기해도 학교는 끄덕 없다. 늘 지적 받아 왔다. 목연과정 350명 없으면 학교는 운영이 안 된다. 당분간은 이대로 가자"고 제안했고, 결국 이 문제는 일단 유보하기로 했다. 교육부가 계속 압박을 해오면 그때 대처하자는 것이다. 교단 인준 10개 지방신학교와 협의를 거쳐야 하는 복잡한 정치적 문제이기 때문에, 이날 어떠한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학생들에게 초미의 관심사인 4명의 교수(정성구 심상법 정일웅 정훈택) 문제가 논의됐다. 홍선기 목사는 "교수가 양분돼 있다. 이것은 교수 인사 문제와도 맞물려 있다. 학생들로부터 존경받고 실력 있으면 작은 하자는 그냥 넘어갈 수 있지 않느냐. 사실상 범법행위가 여기만 있나, 그런데 왜 여기에만 적용하나. 동료교수를 고소해서 월급이 차압되는 것이 현실이다. 사랑과 관용을 가르쳐야 할 교수들 사이에 사랑이 없다. 약점으로 따지면 양쪽 다 있지 않느냐"며 사랑을 전제한 화합을 요구했다. 이경원 목사는 "여기서 잘잘못을 따지지 말자. 재단이사회나 징계위원들도 나름대로 고심해서 결정한 것이니 우선 그것을 존중하자. 우선 양 이사회가 화합해서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재단이사회에 '재고해 달라'는 메시지를 보내자"고 제안했다.

예종탁 목사는 "교수 문제와 관련해 여러 노회에서 헌의했다. (이번 총회에 3개 노회가 이 문제에 대한 헌의안을 올렸으며 몇몇 총대들이 긴급동의안을 상정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번에 신중치 못했다는 인상을 받았다. 시민권 문제만 해도 그렇다. 지금 진행 중인데 탈락시켰다. 사랑과 아량도 없이 내쫓았다. 지금 학교는 불법 덩어리 아니냐. 왜 그것만 갖고 목을 치냐. 공존을 해야지, 한쪽을 치면 파국으로 치닫는다. 이건 정치적 사건이다. 그 파문을 예상하지 못하고 그런 행동을 한 것은 잘못된 것이다"고 강하게 성토했다.

결국 이경원 목사의 제안에 따라 "교수 재임용(정성구 심상법) 및 징계(정일웅 정훈택)는 교단과 학교의 화합과 일치를 위해 재고해 줄 것을 재단이사회와 징계위원회에 요청하기로" 결정했다. (징계위원회는 총회 마지막 날인 21일(금) 다시 모일 예정이다.)

* 오늘(21일) 오후부터 열리는 예장합동 총회에서 총신 문제는, 사실상 교단으로부터 법적으로 독립이 된 칼빈대학교 문제와 함께 뜨거운 감자가 될 것이다. 양 대학 학생들은 첫날부터 총회 장소인 충현교회에서 집회를 가질 예정이다. 계속해서 속보를 내보내도록 하겠다.

* 한편 재단이사장 신세원 목사는 건강상 이유를 들어, 서기 김경원 목사는 봉천동에 있는 웨스트민스터신학교 총장으로 가는 것을 이유로 사표를 냈다. 옥한흠 목사도 사표를 내고 두문불출한 지 오래다. 다들 흙탕물은 피해가겠다는 것이다.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