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당선자가 종부세(종합부동산세)를 점진적으로 완화하는 쪽으로 세제개편을 추진한다고 합니다. 애초에는 종부세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우다가, 공약을 취소하더니, 눈치 봐가며 천천히 내리겠다는 취지인 것 같습니다.

서민들은, 알게 모르게 이런저런 벅찬 세금에도 잘도 참아냅니다. 자신들이 구입하는 물건에 수많은 종류의 세금을 붙는다는 것도 잘 인식하지 못합니다. 세금을 가장 못 참는 사람들은 6억 이상 되는 집을 가진 종부세 납부 대상자들이죠. 조세저항이 가장 강했기 때문에, 내릴 수밖에 없었나 봅니다. 정부의 세제개편이란 바로 이런 것입니다. 

정치·언론·학계에서 권위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종부세 대상 포함자겠죠. 서민들은 이명박 당선자를 괴롭힐 힘이 없습니다. 그저 자신들의 초라한 집구석 담벼락에 대고, 자신들이 어떻게 당하는지도 모른 채 '이런 개 같은 세상!' 욕만 할 줄 알지요. 그 욕설이 이명박 당선자에게 들릴 일은 거의 희박합니다.

종부세가 다주택자에게 높은 세금을 매기는 건 당연하고, 장기보유니 1가구 1주택자라고 해서 감면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온 국민이 피눈물 나게 낸 세금으로, 좋은 사회 인프라가 형성되어 가치가 올라간 것을 가지고, 자신들이 가치를 올린 것 마냥 착각하는 사람들을 배려할 필요가 없습니다.

무주택 서민들은 개발정책과, 끝없이 치솟는 집값에 짓눌려 발붙일 곳이 없어 끊임없이 이사와의 전쟁을 치러야 하는데, 수억의 불로소득까지 챙겨가며 (장기보유 1가구 1주택자는 양도세도 적겠죠?) 종부세 낼 돈 없다고 하는 이들에게 이사 가라고 하는 것에 미안해 할 필요가 없습니다. 1가구 1주택 감면, 장기보유자 감면, 부동산 투기꾼들에게 악용될 만한 여건들을 열심히 만들어주시는군요.

이명박 당선자님!

노무현정권의 부동산 정책 실패는 내용의 실패가 아니라 초반에 제대로 갈피를 못 잡고 왔다 갔다 해서 내성만 키운 것이 원인입니다. 종부세 강화와 대출 규제 등 여러 규제로 겨우 잡아 놓은 집값, 또 건드려서 재앙을 만들 작정이십니까? 또 가장 피해를 보는 사람은 무주택 서민이나, 대출받아서 집장만을 한 사람들이겠죠.

서민들은 바보입니다. 보수언론이 세금폭탄, 세금폭탄 하니까, 자신들이 폭탄 맞은 줄 압니다. 오히려 종부세가 완화되어, 집값이 뛰기 시작하면, 서민들에게 그나마 있던, 작은 소망에도 폭탄이 투하된다는 것을 알지 못합니다. 답답합니다. 무주택 서민들은 왜 저항하지 않습니까? 보유세가 낮아질수록 자신들의 가치가 도둑질 당하고 있다는 것을 왜 아직도 모르십니까?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