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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 단체 나눔과기쁨, 서경석 목사 정치 운동 탓 분열 위기…"기독교인이라면 문재인 정권과 열심히 싸워야"
총회 해임 결정에도 서 목사 "내가 이사장, 수습하고 물러나겠다"
  • 이용필 기자 (feel2@newsnjoy.or.kr)
  • 승인 2020.01.16 15:25

봉사 단체 나눔과기쁨은 서경석 목사가 세웠다. 회원은 6000명에 이른다. 회원 대부분은 작은 교회 목사들이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소외된 이웃이 없는 세상 만들기'. 2004년 7월 창립한 (사)나눔과기쁨 모토다. 민간 사회 안전 운동 단체 나눔과기쁨은 읍·면·동 단위로 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어려운 이웃에게 반찬 도시락을 전달하고, 집수리 봉사, 무담보 소액 대출 지원 사업 등을 한다. 나눔과기쁨 회원을 일컫는 '나누미'는 6000명에 이르는데, 대다수가 작은 교회 목회자다.

나눔과기쁨은 이명박 정부 당시 뉴라이트 운동을 이끌었던 서경석 목사가 세웠다. 창립 당시 서 목사는 예수님의 정신을 본받아 가난한 이웃을 돕는 일에 충실하겠다고 다짐했다. 나눔과기쁨은 교회 지원을 받으며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이 단체 특징 중 하나는 후원금 상당액이 본부로 집중되는 다른 NGO 단체와 달리, 후원금의 90%가 나누미에게 돌아간다는 점이다. 본부에 들어오는 후원금은 10%밖에 안 된다. 나누미는 개인·기업 등에서 후원을 받고, 본부는 기부금 납입 증명서를 발급해 준다. 나누미가 봉사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최대한 지원하는 구조다.

후임 선출로 촉발된 갈등
내부 사정 들어 보니…
서 목사, 명예이사장 됐다가
이사회 요청으로 이사장  복귀

비교적 건강한 봉사 단체로 활동해 오던 나눔과기쁨이 둘로 쪼개질 위기에 처했다. 창립 초기부터 이사장을 맡아 온 서경석 목사와 총회가 갈등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서 목사는 단체 존립을 위해 자신이 계속 이사장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총회는 나눔과기쁨이 갈수록 정치단체로 변질되고 있다며 서 목사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서경석 목사는 작년 9월까지만 해도 일선에서 물러날 생각이 있었다. 그동안 한 번도 열린 적 없던 총회를 열고, 후임자를 세우려고 했다. 나눔과기쁨은 2019년 9월 5일 1차 임시총회를 개최했다. 안건은 서경석 목사 명예이사장 추대 및 김 아무개 목사 이사장 선출이었다. 총대 65명 중 51명이 참석했고, 8명이 위임했다.

참석자들은 만장일치로 서경석 목사를 명예이사장으로 추대했다. 김 아무개 목사는 투표 결과 찬성 27표, 반대 22표, 무효 1표, 기권 1표로 이사장이 됐다. 총회가 폐회되고 얼마 되지 않아, 투표 집계가 잘못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위임장을 합쳐 참석 인원을 59명으로 계산했어야 하는데, 51명으로 했다는 것이다. 59명으로 할 경우, 김 목사는 과반(30표)을 넘지 못해 이사장이 될 수 없다.

나눔과기쁨은 감사의 요청으로 10월 7일 총회를 다시 열었다. 총회는 김 목사를 이사장으로 선출한 것은 잘못됐다고 결정했다. 그 자리에서 박순오 상임대표를 신임 이사장으로 선출했다.

서경석 목사는 반발했다. 나누미들에게 편지를 보내 2차 총회는 잘못됐으며, 이사회 결의에 따라 김 목사가 '이사장'이라고 주장했다. 정관에 따라 이사장은 이사회에서 뽑을 수 있다며 총회 결의는 무효라고 했다. 서 목사는 자신을 지지하는 이사회 요청에 따라 이사장으로 복귀했다. 그러자 총회는 11월 11일 3차 총회를 열고, 서경석 목사 등 기존 이사 5명을 해임하고 이사 10명을 새로 선출했다.

서경석 목사의 정치 활동 문제로 (사)나눔과기쁨이 내부 갈등을 빚고 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겉으로는 이사장 자리를 놓고 갈등을 빚는 것처럼 보이지만, 본질적인 이유는 다른 데 있다. 15년간 아무 말 없이 서 목사를 따라오던 목회자들은 3~4년 전부터 불만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서 목사가 보수 우파 운동에 전념했기 때문이다.

복수의 내부 관계자는 "서경석 목사가 새로운한국을위한국민운동(새한국)이라는 단체를 통해 정치 운동을 하고 있다. 나누미들에게 문재인 정부 반대 편지를 보내는 등 우파 운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 목사 행보를 우려하는 목소리는 계속 나왔다. 나눔과기쁨 핵심 관계자 3명은 지난해 8월 서 목사를 만나 "목사님이 우파 운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젊은 목사들이 나눔과기쁨에 들어오지 않고 있다. 특히 전라도에서는 나눔과기쁨이 무너졌다. 이사장에서 물러나는 대신 명예이사장이 되어 나눔과기쁨의 큰 어른으로 남아 달라"고 부탁했다. 

서경석 목사는 명예이사장으로 물러나겠다고 했지만, 정치 운동은 계속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서 목사는 지난해 10월 5일 나누미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지금 문재인 정권과 싸우는 일은 모든 기독교인이 열심히 해야 하는 일이다. 실제로도 나눔과기쁨 나누미 중 우파 운동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는 사람이 많다. 비율로 따져도 50%는 넘을 것이다"고 했다.

또 "나는 지금 기독교가 나아갈 길은 문재인 좌파 정권과 싸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눔과기쁨이 공개적으로는 하지 않더라도 암묵적으로는 문재인 정권과 싸우는 편에 가까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파 운동을 반대하면 나눔과기쁨이 잘못된 길을 가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서울 마포구에 있는 나눔과기쁨 사무실에는 새한국도 입주해 있다. 서 목사는 지난해 5월부터 새한국이 제작한 팸플릿 '나는 왜 문재인 정권을 반대하는가?'를 배포하고 있다. 새한국을 전교조와 민주노총에 맞설 단체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서 목사 측 "총회 결의 법적 효력 없어
반대 세력 동력 오래가지 않을 것"
총회 측 "정치 운동과 분리 안 하면
세상 조롱거리 돼"

나눔과기쁨은 사실상 서경석 목사 측과 총회 측으로 갈라진 상태다. 서 목사 측은 총회 자체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자격도 없는 이들이 총대라고 주장하면서 억측을 부리고 있다는 것이다. 1월 15일 서울 마포구 나눔과기쁨 사무실에서 만난 서경석 목사 측 관계자는 "저들이 아무리 총회를 열고 새 이사장을 뽑았어도 법적인 효력은 없다. 법적 등기상 서경석 목사가 이사장이고, 모든 일은 이사회가 결정한다. 서경석 목사를 반대하는 소수가 반기를 든 것이기 때문에 동력도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서경석 목사의 정치 운동도 문제 될 게 없다고 했다. 그는 "내부에서 (정치 운동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많다는 건 잘 안다. 그래서 새한국과 사무실을 분리하려고 한다. 서 목사가 보수 우파 운동을 하는 건 하루 이틀이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서경석 목사 입장을 듣기 위해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그는 응하지 않았다. 서 목사는 1월 15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갈등은 다 수습이 됐다. 따로 이야기 나눌 건 없다"고 짧게 말했다.

서 목사 주장과 달리 나눔과기쁨의 갈등은 커지고 있다. 총회 측은 서경석 목사가 이유 없이 내부감사를 거부하고 이사장직을 계속 수행하고 있다며 형사 고발을 검토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서경석) 목사님의 판단이 많이 흐려진 것 같다. 총대 다수가 목사님을 반대하는데도 이사장직을 앞세워 정치 운동을 계속하고 있다. 나누미들에게는 '편지 정치'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정치 운동을 분리하지 않으면 나눔과기쁨은 세상의 조롱거리가 될 것이다. 이쯤에서 그만두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2017년 2월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한 서경석 목사와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내부 반발에도 서경석 목사는 물러날 생각이 없다. 서 목사는 1월 13일 내부 관계자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편지를 보냈다. "나는 내가 책임지고 수습하겠다. 김삼환 목사가 나눔과기쁨을 도와주려고 하는데 이 기회를 잘 활용해 새로운 도약을 해야 한다. 내가 김삼환 목사와 나눔과기쁨을 연결하는 연결 고리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나눔과기쁨이 둘로 갈라져 경쟁을 하고 있다. 이 상태에서는 해답이 없다. 지금 내가 그만둔다고 해서 해결되지도 않는다. 내가 책임지고 해결해야 한다. 그래서 나는 하나로 통합된 나눔과기쁨을 만들어 놓고 그만둘 것"이라고 했다.

서경석 목사 측은 1월 16일 <뉴스앤조이>에 "올해 5월 말 총회를 정식으로 열어 수습하고 하나로 가려고 한다. 사태를 매듭짓겠다"고 알려 왔다.

[반론] - 2020년 1월 17일 오전 10시 현재

보도가 나간 직후 서경석 목사는 반론을 제기해 왔다. 서 목사는 "나눔과기쁨은 지난 15년 동안 한 번도 정치적인 입장 표명을 한 적이 없다. 한 번이라도 나눔과기쁨 이름으로 정치적인 입장을 발표했다면 즉각 사퇴하겠다"고 했다.

총회도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서 목사는 "불법 총회에서 선출된 감사는 적법하지 않기 때문에 감사를 받을 이유가 없다. 일체의 비리가 없는 게 규명됐는데 무슨 형사 고발인가"라고 반문했다. 또 "지금의 분란은 나눔과기쁨 총회가 적법한 총회가 아니어서 발생했다. 전국 모든 나눔과기쁨 본부가 지역별 총회를 하고 합법적인 총대를 선출해 올해 5월 말 총회를 하면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 것이다. 지금의 갈등은 완전히 해결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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