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개신교인 10명 중 약 2명은 현재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한국교회탐구센터(송인규 소장)가 일반 신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결과를 보면 19.2%가 교회에 다니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는 2012년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한목협)가 조사(10.5%)했을 때보다 8.7% 상승한 수치다. (관련 기사)

 

한국교회탐구센터는 6월 8일 서울 동교동 미디어카페 후에서 '평신도의 소명 의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발표자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정재영 교수(종교사회학)는 '가나안 교인'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정 교수는 "정확한 비교는 어렵겠지만, 개신교 인구가 약 1,000만 명임을 감안했을 때 190만 명 정도가 교회에 다니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5년 전 한목협 조사 당시보다 가나안 성도가 늘었다.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설문 조사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일반 신자들의 정체성과 직업 소명 의식 등을 확인하기 위해 교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평신도'라는 용어는 성경에 나오지 않지만, 한국교회 전반에 걸쳐 사용되고 있다. 평신도라는 말 자체가 목회자와 구분되고, 하등 개념으로 이해되기 때문에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있다. 그러나 교인 66.3%는 '교회 안 일반 성도라는 뜻으로 사용하므로 문제없다'고 답했다. 28.4%는 '평신도라는 말 자체가 목회자나 직분자의 개념과 구분을 짓기 때문에 바람직한 표현이 아니다'고 했다.

평신도의 범위를 묻는 말에 교인 65.8%가 '목회자를 제외한 모든 성도'라고 응답했고, 27.9%는 '평신도에 목회자도 포함된다'고 했다.

성경에 나오는 "왕 같은 제사장"이란 표현은 어떻게 이해하고 있을까. 교인 47.6%는 '모든 성도가 제사장이므로 나도 곧 제사장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반면 44.5%는 '상징적인 표현일 뿐 모든 성도를 다 제사장으로 생각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목회자, 평신도의 역할과 신분을 묻는 말에 교인 60.8%는 '목회자와 평신도는 직분에 따른 역할 차이가 있을 뿐 신분상 차이는 없다'고 응답했다. 35.3%는 '목회자는 영적 지도자이고, 평신도는 이에 따라야 하므로 신분상에도 차이가 있다'고 했다.

교회가 중요한 의사를 결정할 때는 교인들이 주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목회자는 큰 틀만 제시하고, 교인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68.7%로 나타났다. '성경적으로 틀리지 않다면 목회자가 개입하지 않고 교인들이 알아서 하도록 한다'(14.5%), '가능한 한 교회 일 세세한 부분까지 목회자가 지도한다'(13.3%)는 의견이 뒤를 이었다.

교회 중요 의사 결정 주체는 '전 성도의 다수 의견'(61.4%), '담임목사'(24.1%), '목회자를 제외한 중직자'(10.4%) 순으로 나타났다.

 

직업 선택 시 소명보다 '조건'

직업과 관련한 '소명' 의식도 물었다. 직업 선택 기준을 묻는 질문에 교인 69.1%가 '소명보다는 연봉·적성·거리 등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해 직업을 선택했다'고 답했다. 23.3%는 소명에 따랐다고 밝혔다. '소명'이라고 답한 이들 중 20대(31.8%), 정규직 근로자(24.9%), 중산층 이상(40.3%), 교회 중직자(38%)가 상대적으로 높은 경향을 보였다.

직업을 선택하기 전 '소명'을 고려했느냐는 질문에 고용 형태별로 다른 반응을 보였다. 정규직이 39.8%로 가장 높았으며, 비정규직 28.3%, 임시직 21% 순이었다. 정 교수는 "어느 정도 안정되고,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직업일수록 직업 소명을 고려한 경우가 많았다고 응답했다. 직업 소명이 내용이나 귀천과 상관없이 적용되는 게 아니라 매우 제한적으로 적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설문 조사는 지앤컴리서치가 전국 만 19세 이상 개신교인 1,000명을 대상으로 했다. 표본 오차는 95% 수준에 ±3.1%다. 이번 설문 조사는 3월 10~20일(모바일), 3월 22~27일(온라인)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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