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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 문제 놓고 목사 신부 갈렸다
교회협 인권센터 찬반 토론회 개최…회원 단체 사이에도 뚜렷한 온도 차
  • 이은혜 기자 (eunlee@newsnjoy.or.kr)
  • 승인 2016.09.09 11:18

[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최근 한국교회가 한목소리를 내는 주제 하나가 '동성애'다. 대부분 교회가 동성애, 성소수자, 사회적 약자라는 말에 부정적 반응을 보인다. 드물지만 동성애에 전향적인 태도를 갖는 교회도 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정진우 소장)는 지난 4월 '동성애'와 관련해 당사자 이야기를 듣고자 김조광수 감독을 초대했다. 행사는 시작 전부터 동성애에 반대하는 기독교인들 항의에 시달렸다. 안전 문제로 예정된 곳과 다른 장소에서 시작했지만, 행사 도중 난입한 기독인들에 밀려 결국 김조광수 감독이 자리를 피하는 일이 벌어졌다.

교회협 인권센터는 지난 4월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를 마련했다. 9월 8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차별 없는 세상을 꿈꾸는 이야기 마당 - 다양한 시선'이 열렸다. 패널로는 2008년부터 8년 동안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사회봉사부 총무를 역임한 이승열 목사와 대한성공회 유시경 신부가 초대됐다.

이야기 마당은 황필규 목사 사회로 시작됐다. 이승열 목사와 유시경 신부는 질문에 각각 대답하는 형식으로 동성애에 대해 생각하는 바를 발표했다. '다양한 시선'이라는 주제처럼 두 사람은 성소수자 이슈를 놓고 전혀 다른 견해를 보였다.

   
▲ 9월 8일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차별 없는 세상을 꿈꾸는 이야기 마당'이 열렸다. 동성애를 바라보는 한국교회 두 가지 시선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예장통합 '절대 반대' vs. 성공회 '두고 보자'

이승열 목사는 사회적 약자를 돌보는 활동을 하는 예장통합 총회 사회봉사부 총무로서 2015년 한국동성애대책위원회에서 활동했다고 밝혔다. 2016년 기독자유당 창당 과정에서 동성애와 이슬람을 이슈로 끌어들인 것도 있고 맞대응 대신 다른 방법으로 반동성애 운동에 나서야 할 것 같아 올해에는 전면에 나서지 않았다고 했다.

이 목사는 지난 5월 10일 예장통합 채영남 총회장 명의로 발표한 담화문이 교단 공식 입장이라고 했다. 담화문에는 동성애가 반성경적·반기독교적이라는 것을 명시했다. 그뿐 아니라 동성애는 선택적 성 취향이며 불가항력적이지도 어쩔 수 없는 것도 아니라고 했다. 탈동성애 사례가 분명히 있는데 그것을 무시하면 안 된다고도 했다.

유시경 신부는 대한성공회가 세계성공회네트워크라는 구조에 속한, 일반 개신교와는 조금 다른 체제임을 먼저 밝혔다. 한국뿐만 아니라 영국·미국·캐나다·일본 등 가까운 관계에 있는 동료들이 동성애로 논쟁하기도 하고, 당사자가 되기도 하고, 찬반으로 갈리기도 하는 경우를 수없이 봐 왔다고 했다.

유 신부는 자신이 겪은 몇 가지 예화를 소개했다. 하와이로 파송된 사제 부부가 동성애자를 위해 기도하던 중 "당신이 고쳐지길 기도하겠다"는 말 한마디 때문에 문제가 불거져 한국으로 돌아온 일. 한국을 좋아해 한국에서 같이 훈련도 받고 친하게 지낸 일본인 사제가 몇 년 뒤 만났더니 여성이 돼 이름, 주민등록번호, 교회 등록까지 바꿨던 일. 유 신부는 성공회라는 같은 이름으로 묶여 있지만 수많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시간이 지나면 더 변화가 일어날 텐데 수동적으로 당하고 있지 말고 주체적으로 이 문제를 생각해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예수님은 사회적 약자 모두를 품는 메시지를 던졌는데 지금 예수님이 이 시대에 오신다면 동성애자를 내쳤을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 이승열 목사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에서 8년간 사회봉사부 총무를 역임했다. 그는 동성애는 죄이며 동성애자는 사랑으로 대하고 상담하며 치유해야 할 대상이라고 못 박았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동성애는 질병 vs. 말은 사랑, 행동은 혐오

두 번째 질문에 간극은 더 벌어졌다. 교회 공동체 안에 성소수자가 있는 건 확률적으로 보면 당연한데, 교회가 성소수자 교인과 어떻게 함께할 수 있는지 물었다.

이승열 목사는 '소수자'라는 호칭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사회적 약자라 함은 이 사회에서 행복한 삶을 추구할 권리를 박탈당한 사람들인데, 동성애는 성적 취향에 중독된 사람들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 목사는 성소수자는 사회적 '강자'로도 볼 수 있지 않느냐고 했다. 그 이유를 들어 보자.

"국가인권위위원회 인식을 바꿔 놓고 법조문을 바꿔 놨다. 지방자치단체 인권조례까지도 바꿔 놓고 정당과 언론과 압력 단체들과 연계해 저들의 인권을 향상하거나 자기들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사회적 조건을 발전시켜 나가는 사회적 강자 입장도 있다. 전통적인 윤리관·도덕관에 입각한 다수 인권이 도리어 무시되는 역차별도 문제가 되고 있다."

이승열 목사는 자신은 동성애를 질병으로 보고 있으며 병적 현상으로 보기 때문에 치유 대상으로 인식한다고 했다. 하지만 동성애자는 질병이 아니라고 우기고 있다고 했다. 그 근거로 반동성애 진영에서 주로 인용하는 통계청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에 언급한 질병 코드(F66.1)를 인용했다.

(이승열 목사가 언급한 질병 코드 '자아이질적 성적 지향'은 동성애가 질병이라고 설명하는 것이 아니다. 이 질병의 정확한 설명은 '성주체성이나 동성애, 이성애, 양성애 등의 성적 선호에 대한 의심은 없으나 환자는 수반된 심리적, 행동적 장애에 의해 자신이 이성이었으면 하고 바라며 성을 변화시키기 위한 치료법을 찾게 된다'라고 쓰여 있다. 고려대 김승섭 교수는 '성적 지향이 문제가 아니라 성적 지향을 긍정할 수 없는 사회와의 갈등으로 인해 괴로워하는 이들을 지칭하는 진단명'이라고 설명했다. - 기자 주)

이 목사는 성경 구절로 볼 때도 동성애는 분명히 죄라는 부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데, 죄가 아니라고 하는 교단이나 기독교 단체도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동성애자를 차별 개념을 넘어 포용하고 수용하고, 대화·상담하고 치유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했다.

   
▲ 대한성공회 유시경 신부는 삶에서 경험한 성소수자들과의 만남을 소개했다. 유 신부는 그동안 한국 기독교인들은 '동성애자를 사랑하기 때문에 반대 운동을 펼치는 것'이라고 모순된 발언을 해 왔다며 받는 사람이 혐오라고 느끼면 혐오라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유시경 신부는 이승열 목사 견해에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그는 세계질병기구(WHO)는 분명히 동성애는 질병이 아니라고 하는데, 그 부분을 같이 언급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독교의 섣부른 선 긋기도 경계했다. 사람이 가진 고유의 모습 중 어떤 부분은 받아들이고 어떤 부분은 거부하는 행위를 부정적으로 봤다. 역사적으로 잘못된 선 긋기 사례, 즉 나치 시대 때 죽어 간 600만 유대인, 지금 우리 시대에 살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를 사례로 들었다.

동성애를 반대하는 진영은 '역차별론'을 주장한다. 성소수자 인권을 지키기 위해 동성애를 싫어하는 자신들을 역차별하고 있다는 논지다. 이승열 목사는 조금만 반동성애 운동에 나서도 소수자 차별로 매도한다고 억울해했다. 그는 "충고하고, 기도해 주고 교육하고 배려한다고 해도 차별한다고 매도한다. 혐오 세력이라고 매도한다"고 말했다.

유시경 신부는 다른 견해를 내놨다. 그는 기독교인은 항상 "동성애자를 사랑하기 때문에 거기에서 돌이키려는 것"이라고 한다면서 대화를 마무리했다.

"말은 사랑이라고 하며 행동은 혐오를 보여 줬다. 한국 기독교인들이 진짜 사랑이 혐오보다 강하다는 걸 보여 줬으면 좋겠다. 많은 기독교인들이 말로는 평화를 말하면서 남북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 성소수자 문제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사랑한다고 말하며 다가서는데 그들이 혐오라고 느끼면 혐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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