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성읍 교회> / 전정희 지음 / 홍성사 펴냄 / 324쪽 / 1만 7,000원

한 정치인이 한국에서는 불교를 제외할 수 없는 문화라고 말해 기독교계에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적이 있었다. 2,000년 동안 한국 땅에 있었으면 자연스러운 생활이고 중요한 한국 문화다. 한국을 알려면 불교에 대한 인식도 필요한 것이다. 개신교도 한국 땅에서 130년 역사성을 갖고 있다. 한국 근대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개신교 역할을 빼놓고 말할 수 없다.

<한국의 성읍 교회>(홍성사) 저자 전정희 씨는 '읍성'과 어우러져 있는 한국교회를 소개한다. 한국의 '읍성(邑城)'은 한국 문화의 전형이다. 한국의 성은 읍성과 산성으로 나뉜다. 한국 읍성은 일상생활의 근거이자 중심이었다.

한국 성읍은 조선 시대에서 근대까지 우리 사회의 양태를 알 수 있는 중요한 자산이다. 그런데 일제강점기에 조직적으로 성읍을 훼손시켰다. 그럼에도 성읍은 상처와 함께 흔적을 유지하고 있고, 그 성읍이 훼손될 때 교회는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저자는 그러한 모습을 고증된 자료와 사진 자료들로 잘 제시해 주고 있다. 인터뷰 자료도 함께 제시해 과거와 현재를 잘 조화시켜 주었다.

<한국의 성읍 교회>는 단순하게 오래된 한국교회를 소개하는 내용이 아니다. 성읍과 함께한 한국교회를 소개하고 있다. 성읍과 교회를 함께 소개하는 형태는 매우 좋은 소재다. 한국 문화에 어우러진 교회 모습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개신교가 한국 사회와 융합하는 모습을 보여 준다. 한국 역사의 숨결과 함께하고 있는 교회 모습을 서정적인 필체로 표현했다.

이 책은 당시 역사 상황을 소개하면서 역사 속 교회 모습을 잘 보여 준다. 그래서 그 지역 에피소드들을 인터뷰 형식으로 제시했다. 그래서 여행을 떠나는 여행객들이나 역사를 탐구하는 학도들에게 매우 좋은 책이다. 땅과 그 역사를, 교회를 알 수 있는 책이다. 유익한 정보가 많고 서정적인 필체로 썼다.

전국 성읍들은 발굴되며 복원되고 있다. 과거 역사 유산은 관광지 이전에 민족의 삶이고 정신이다. 대도시에서 읍성은 흔적조차 없는 곳이 많다. 성읍 대문만 보존된 곳도 있다. 그 역사 속 교회, 성읍과 함께 있는 교회는 매우 좋은 소재다. 역사와 사회 공동체에서 공정하게 균형을 잡으려는 지성인에게 필독서가 된다. 성읍은 명확한 역사 자료다. 저자는 전국 사료지를 탐방하며 확보한 자료를 근거로 매우 생동감 있게 저술했다.

전국에 있는 성읍과 함께한 교회 모습을 보면 선교사들 선교 정책도 알 수 있다. 경기도, 충청도에 감리교 교회들이 있고, 경상도 지역에는 호주 선교사들 흔적이 있다. 전라도 고창 무장교회에는 동학운동이 드러나 있다. 전국 성읍과 함께 교회에 서려 있는 역사의 흔적을 보여 주어 한국의 교회를 아름답게 드러냈다.

또한 제공하는 사진 자료는 이 저술의 서정성을 더 드러내 주고 있다. 이 책은 역사와 기독교를 아름답게 묘사한 매우 유익한 저서다. 오래된 종탑 사진이 특징적이다.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한 종탑 사진들은 고풍스러우면서 시원한 청량제와 같은 느낌을 준다.

<한국의 성읍 교회>는 7회 한국 기독 언론 대상을 수상했다. 교회가 한국 문화 속에 있는 모습을 잘 보여 주었다. 130년 역사 속에 있는 교회를 한국 사회와 함께하는 모습을 설명하는 것은 교회의 유익한 자산이기도 하다. 독자들은 전국 교회를 돌아보면서 한국 역사까지 함께 이해할 수 있는 탁월한 책이다. 교회 순례 기획에 좋은 아이템을 주기도 한다. 지금은 순교 유적지와 초기 교회 예배당 탐방을 주로 하고 있는데, <한국의 성읍 교회>를 따라서 순례하는 여행도 기독 지성인에게는 매우 큰 유익과 감동이 될 것이다.

*이 글은 <크리스찬북뉴스>에도 실렸습니다.
고경태 /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주님의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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