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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딩에게 '즐딸'을 권한다
한신교육연구소장 임정혁 목사 "자위는 죄가 아니다"
  • 이용필 기자 (feel2@newsnjoy.or.kr)
  • 승인 2016.08.18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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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호 성교육 전문 목사가 있습니다. 여성신학을 전공한 임정혁 목사(한신교육연구소장)는 중·고등학교, 교회, 직장, 공공기관을 돌아다니며 성교육을 합니다.

학창 시절 받았던 성교육을 떠올리면 딱딱하고, 재미없던 기억뿐입니다. 그런데 임 목사 강의는 뭔가 다릅니다. 시원하고, 알찹니다. 툭하면 터지는 한국교회 내 성 문제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아, 임 목사가 중·고등학생을 상대로 한 강의와 인터뷰를 차례로 싣습니다. - 기자 주

"오늘 이 시간은 성교육 시간입니다. 여러분 학교에서 성교육 계속 받죠? (네) 학교에서 받는 성교육이 여러분이 원하는 수위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죠?(네, 웃음) 제가 서울에 있는 한 교회에 성교육을 갔는데, 중학생 친구들이 묻습니다. '목사님, 예수님 믿는 저희가 어떻게 하면 신앙 안에서 즐딸(자위행위)을 할 수 있을까요? 건강한 즐딸법을 알려 주세요.'(전체 웃음) 우리 자매님들은 뭔 소린가 싶죠? 통계에 따르면 중·고등학교 남학생 94%가 자위를 하는데, 여학생은 3~5%밖에 안 해요. (자위행위를) 무조건 더럽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어요. 신앙 안에서 건강하게 하는 게 중요해요."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8월 12일 포천에 있는 한 교회 예배당에 '즐딸'이라는 말이 울려 퍼지자, 학생들이 깔깔대며 웃었다. 성교육 초청 강사로 나선 임정혁 목사(한신교육연구소장). 즐딸, 현자 타임, 야동, 일본 AV 배우, 걸그룹 이름 등을 주문 외우듯 술술 풀어냈다. 교회에서 쉽게 듣기 어려운 말들이, 그것도 목사 입에서 쏟아지자 학생들은 신기하다는 듯 쳐다봤다.

이날 성교육 강의는 경기도 고양에 있는 한 교회가 중고등부 학생, 교사를 대상으로 열었다. 수련회 프로그램 중 하나였는데 20여 명이 참석했다. 교회에서 학생들에게 '성교육'을 진행하는 모습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 한국교회는 성(性)에 있어서 보수적이다. 자라나는 교회 청소년들의 경우 교리와 현실 앞에서 우왕좌왕하기 일쑤다. 성 문제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성교육을 전문으로 하는 임정혁 목사는 "성 문제에 있어서 교회가 쉬쉬할 단계는 지났다"고 지적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강사로 나선 임정혁 목사는 한국기독교장로회 소속이다. 한신대에서 여성신학을 전공했다. 부천대 겸임교수, 법무부 Law Educator(강력 범죄 예방 및 헌법 교육), 성교육 강사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가 운영하는 블로그를 거쳐 간 방문자만 326만 명이 넘는다.

임 목사는 이날 '연애'를 주제로 2시간 동안 학생들과 웃으며 소통했다. 상황극도 하고, 조를 나눠 특정 주제로 토론했다. '즐딸'로 시작한 강의는 자연스럽게 남녀 관계로 이어졌다. 임 목사는 남자와 여자는 동등한 존재라며 어느 한쪽을 무례하게 대해서는 안 된다고 강변했다.

"여러분, 하나님이 남자를 먼저 만드셨나요? 여자를 만드셨나요? (일제히 남자요!) 정말? 하나님이 남자를 만든 다음, 여자를 만든 것으로 알지만 그렇지 않아요. 하나님은 '사람(man)'을 먼저 만든 다음 자궁이 있는 사람(woman)을 만드셨어요. 자궁이 있는 사람을 여자로 부르는 거예요. '여자'가 창조된 후 비로소 '남자'라는 개념이 온전히 성립되는 거죠. 여자와 남자는 동등하고 마주 보는 존재예요. 그렇다면 당연히 서로 존중해야겠죠?

하지만 지금 사회는 그렇지 않아요. 대검찰청 자료에 의하면, 남자로 인해 발생하는 성범죄가 97.6%나 돼요. 우리나라는 성범죄 발생률 국가 2위, 야동 제작 국가 5위고요. 저도 남자지만, 특히 남성이 회개하고 반성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사회가 급변하는 만큼 청소년들의 성의식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교회는 이런 흐름을 따라가지 못한다. 보수 교회는 자위행위를 죄로 규정한다. 그러나 임 목사는 "자위행위는 죄가 아니다"고 강변한다.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인식하는 한편 야동을 통한 자위는 지양할 것을 당부한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강의를 한창 하던 임 목사가 학생들에게 같은 반에서 사귀는 커플이 몇 쌍 있냐고 물었다. 학생 대다수는 3~4 커플 정도 있다고 답했다. 임 목사는 사귀는 사람이 있다면 이야기를 경청하고, 기도해 주는 관계로 거듭나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책임질 수 없는 결과를 만들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의하면, 매년 평균 중·고등학생 1만 2,000명이 성병에 걸려요. 작년에는 1만 5,000명이나 걸렸어요. 왜 그럴까요. 피임을 안 해서 그래요. 성병에 대한 책임은 남자 70%, 여자 30%라고 봐요. 여친이 피임을 요구하지만 남친이 거부한 경우가 70~80% 정도 되거든요. 성병은 남성에 의해 여성이 감염될 확률이 더 높아 위험해요.

남자는 고 1~2때 체격이 잡히는데, 여자는 그렇지 않아요. 만 19세가 돼야 자궁 성장이 끝나고, 20~23살에 생리 주기가 안정됩니다. 지금 여러분처럼 자궁이 충분히 성장하기 전에는 아무리 사랑해도 가급적이면 성 접촉은 안 하면 좋겠어요.

특히, 남학생들은 잘 생각해야 해요. 만일 피임을 하지 않아 여친이 임신하게 되면 그 피해는 오롯이 여친에게 돌아갑니다. 학교도 그만두고, 건강에도 문제가 생기고, 사회적 낙인이 찍히기도 해요. 정말 여친을 사랑한다면 그 인격 자체를 볼 수 있어야 합니다."

강의를 들은 학생들은 만족감을 표시했다. "정말 재밌게 들었다", "전혀 몰랐던 내용을 알게 돼 나름 충격도 받았다"고 답했다.

상상하며, 부드럽게, 천천히 자위하라

강의가 끝난 뒤 임정혁 목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강의 초반 임 목사는 남학생들에게 신앙 안에서 건강한 자위를 하라고 권면했다.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물었다. 임 목사는 "특히 교회 다니는 학생일수록 자위에 대한 고민이 많다. 그러나 자위를 '죄'로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 문제로 고민하는 청소년이 굉장히 많다. 나 역시 청소년 때 같은 고민을 했다. 신앙과 의식이 충돌하는 지점인데, 교회가 해결해 줘야 한다. 자위가 '죄'라는 입장은 영육 이원론에 해당한다. 영육의 성결을 강조하는 것인데, 이런 입장에 동의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아이들에게 마음대로 하라고 하지 않는다. 자위를 하더라도 건강하게 하라고 가르친다.

일단 야동을 보면서 하는 자위는 삼가야 한다. 정신·의학적으로 좋지 않다. 영상에 등장하는 상황을 뇌가 학습하기 때문이다. 만일 '강간 시나리오'가 내재돼 있는 야동을 보며 자위하면, 그런 상황에 동조하거나 내면화할 수 있다. 이런 문제 때문에 야동을 봐서는 안 된다.

자위는 자극-상상-사정 순으로 이뤄진다. 그런데 야동을 보며 하는 자위는 고속버스를 타는 것과 같다. 자극이 들어가면서 바로 사정을 한다. 이게 습관이 되면 성관계할 때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실제 사랑은 분위기 형성, 상호 교감, 충분한 스킨십 등 많은 과정을 거치는 시내버스와 같다. 그런데 야동을 보며 자위하면 이 과정이 생략된다. 자극-삽입-사정 순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자위는 어떻게 해야 할까. 임 목사는 음욕을 품지 말고, 온전히 자신의 몸에 집중하라고 말한다. 부드럽게, 천천히 진행할 것을 주문했다.

"하나님이 너에게 준 몸의 느낌에 집중해라. 강하고, 빠르고, 세게 하지 말고, 서서히 부드럽게, 오래 잘하면 좋겠다. 건강이 상하면 안 된다. 네 몸은 네 것이 아니고 하나님이 주셨다. 건강이 상하지 않게, 횟수도 조절하라. 위생도 중요하다. 흔적을 남기지 말라. 사정 후에는 충분히 쉬어야 한다. 자위행위는 노출된 장소에서 하면 범죄가 된다. 다른 사람의 성적 존엄함을 침해하기 때문이다. 사적인 공간에서 스스로 즐겨라.

이렇게 상세한 방법을 알려 주면 아이들이 굉장히 자유로움을 느낀다. '아 그래요? 야동만 안 보면 되는 거죠?'라고 말한다. 알려 준 방법대로 15분 정도 하면, 클래스가 다른 체험을 할 것이다, 하얗게 너를 불태울 수 있다고 일러 준다. 중학교에서 이렇게 강연했는데, 얼마 뒤 중3 친구들이 찾아와서 '선생님, 형님으로 모실게요'라고 말하면서 따봉을 날리더라.

야동을 보는 대신 관점을 정립하라고 말하고 싶다. 성경 아가서를 보자. 연인 몸을 굉장히 세밀하게 표현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굉장히 야하다. 그런데 가만 보면 음란한 생각보다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다. 여성신학 관점에서 보면 상대방의 몸을 '관음'하는 게 아니라 '응시'하는 것이다.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사랑하고,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다. 관음이 아닌 응시 관점에서 보자는 것이다. 남자든 여자든 잘 생기고 예쁘면 '심쿵'할 수 있지만, 그것이 곧 그 사람의 모든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응시하며 내면과 영혼을 깊이 볼 수 있는, 통전적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아이들에게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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