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회자 종신연금을 위한 1만 명 특별 집회가 3월 21~24일까지 파주 오산리최자실기념금식기도원에서 열렸다. 주최 측은 1,200여 명의 목회자가 참석했다고 밝혔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목회자 종신연금을 위한 1만 명 특별 집회. 이 집회에 등록해 매주 1일씩(목, 금) 2년 4학기 교육에 참여하면 70세 은퇴 후 종신까지 연금을 지급한다…월 100만 원을 목표로 지원하고자 한다."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최근 한 신문에 실린 광고 문구다. 광고에는 이영훈(여의도순복음교회)·윤석전(연세중앙교회)·장경동(대전중문교회)·고명진(수원중앙침례교회) 등 10명의 대형 교회 목사 사진이 들어가 있었다. 이번 집회를 기획한 전광훈 목사(사랑제일교회) 사진도 있었다. 광고 문구에 궁금증이 일었다. 무슨 집회를 하는지, 돈은 어디서 나오는지 궁금했다.

3월 23일 오전 8시, 특별 집회가 열리는 파주 오산리최자실기념금식기도원을 찾았다. 21일에 시작한 집회는 24일 종료된다. 주최 측 관계자는 이번 집회에 1,200여 명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목사, 선교사, 전도사 등 직책도 다양했다. 집회 장소가 열린 대강당에는 주로 중장년층이 눈에 띄었고, 젊은 사람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오전 9시에 시작한 찬양이 30분간 지속됐다. 마지막 곡이 끝나자 인도자가 "세계적인 목사님, 전광훈 목사님 강의가 곧 시작된다"고 말했다. 마이크를 잡은 전 목사가 "할렐루야"라고 말하자, 참석자들도 "할렐루야"를 따라 외쳤다.

약 1시간 동안 진행된 강연에서 '연금'과 관련된 이야기는 들을 수 없었다. 주로 자신의 목회 에피소드를 이야기하는 데 집중했다. 쩌렁쩌렁한 목소리와 특유의 과장 섞인 표현에 참석자들은 박수를 치며 웃었다.

쉬는 시간 참석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 봤다. 집회에 참석한 목사들은 신문광고를 보고 찾아오거나 추천을 받고 왔다. 경북 예천에서 온 황 아무개 목사는 지역 목사 8명과 함께 왔다고 말했다. 100만 원씩 연금을 준다는 내용을 보고 솔깃했다고 말했다.

황 목사는 "생각보다 집회가 유익했다. 다른 강사 목사님들도 좋았지만, 특히 전 목사 강연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2년간 교육받을 생각이고, 연금은 받아도 그만 안 받아도 그만이라고 말했다.

서울 문정동에서 온 신 아무개 목사는 동성애·이슬람 반대, 나라 살리기 운동 취지가 마음에 들어 참석했다고 말했다. 신 목사는 "처음에는 기대하지 않았는데, 집회가 특별한 것 같다. 일단 강의가 재밌다. 내 속에 예수가 있듯이, 전광훈 목사 속에도 예수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전세 버스를 빌려 단체로 방문한 팀도 있다. 경남 거창에서 온 안 아무개 목사는 25명이 같이 왔다. 강연도 무료인데다가 내용도 유익했다고 말했다. 안 목사는 "나는 감리교인데, 35년간 연금을 내야 100만 원 정도 받는다. 그런데 여긴 2년만 교육받아도 준다"고 말했다.

강연이 끝난 다음 기자는 전광훈 목사를 인터뷰했다. 그는 신문광고에 나온 내용은 사실이며, 단계를 밟아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원로 목회자들의 생활 형편이 어려운 것을 알게 된 후 연금을 고안해 냈다고 했다. 재원은 교회 보상금과 선교카드, 이승만 영화 수익금으로 충당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래는 전광훈 목사와 나눈 대화를 정리한 것이다.

▲ 전광훈 목사가 인터뷰 도중 지갑에서 '선교카드'를 꺼내 보여 주고 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 원로 목회자 연금을 기획한 동기가 무엇인가.

35년 목회하면서 목회자들 삶이 어렵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원로목사님 두 분을 모시고 있다. 한국교회가 한 교회당 원로목사님 두 분씩만 챙기면 목회자 노후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한국교회 상황도 좋지 않고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교인들과 달리 목사님들은 노후 준비가 미흡하다. 생존이 불가능한 분들이 많은 것을 알고, 한국교회 공동체가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로 생각이 바뀌었다.

- 목회자 1만 명에게 종신연금 100만 원을 주겠다고 광고했다. 현실적으로 가능한가.

많은 분들이 무리한 시도 아니냐고 말한다. 어떻게 100만 원씩 줄 수 있느냐고 묻기도 한다. 시무하는 사랑제일교회 부지가 뉴타운 지역으로 설정됐다. 내년에 500억 원 정도 보상금이 나온다. 이 돈으로 1만 석 가까운 교회를 지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건물을 짓지 않고 대학 강당으로 들어가기로 했다. 대신 이 자원으로 원로목사님들 섬기는 재단을 만들까 한다.

- 500억 받는다는 말이 사실인가. 교인들 동의는 구했는가.

500억 받는 것 사실이다. 기사에 나가도 아무 문제 없다. 전 교인에게 사인 다 받았다. 안 그러면 법적으로 문제 될 소지가 있으니까. 전 목사에게 (보상금) 위임하고 처리 결과에 대해 심판하거나 따지지 않기로 했다. 공증까지 다 받았다.

- 설령 그렇다 해도 1만 명을 책임지기에는 액수가 턱없이 부족한 것 아닌가.

재원 마련 방안은 더 있다. 현재 선교은행이 농협과 제휴해 선교카드를 발급하고 있다. 앞서 4개 은행과 제휴를 맺었는데,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3개 은행은 잠시 중단시키고 농협하고만 하고 있다. 선교카드 수수료의 0.2~0.5%가 선교은행에 넘어온다.

기업(법인)카드로 확대하려고 한다. 전국 5만 5,000개 교회가 선교카드를 사용하면 엄청난 재원이 들어온다. 교회도 전기세, 수도세를 납부해야 하는데 어차피 내는 거 선교카드를 이용하는 게 좋지 않겠는가. 또 이승만 대통령 영화도 제작중인데 3,000만 명이 관람하면 약 2,000억 정도 수익을 거둔다는 보고를 받았다. 이 자원을 원로목회자를 위해 사용할 것이다.

그동안 한국교회는 '경제 공동체'에 대해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내게 이런 영감을 준 분이 바로 고 김준곤 목사님이다. 그분은 예전부터 농촌이 어려우니까, 교회 정문 앞에 시골 교회 농산물 직판장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기독교 공동체를 만들어서 어려운 사람들을 돕자고 한 것이다. 이러한 가르침이 내 마음에 남아 있었다. 현실적으로 가장 하기 쉬운 일부터 하자고 마음먹었고, 고안해 낸 게 바로 선교카드였다.

- 선교은행은 누가 관리하는가? 대표는 누구인가.

선교은행 대표는 나(전광훈 목사)다. 돈 때문에 한국교회 연합 사업을 하다가 사고 난 전례를 잘 알고 있다. 찬송가공회도 그렇고.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기에 법무법인 로고스에 위탁할 것이다. 김승규 장로님(법무법인 로고스 고문 변호사)이 모든 것을 감사하고, 감독하기로 했다.

(선교카드가) 확대되면 불과 몇 년 내에 단독 은행을 설립할 수 있다. 전국 농협이 4,800개 정도인데 우리는 5,000개 이상 설립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기독 청년 약 30만 명 일자리를 확보할 수 있다. 정부 차원에서도 좋은 일이다.

- 아무리 그래도 100만 원을 주는 것은 무리 아닌가.

70세 이상 목사님들께 100만 원씩 연금 주겠다는 것은 가상이 아니라 현실이다. 토론도 하고 검토된 것이다. 다만 무슨 일을 하든지 최하 내지 악조건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100만 원이 안 될 수도 있다. 그렇다고 10만 원만 준다고 해서 누가 나를 비판하겠는가. 한국교회가 이 일에 동참해 주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 연금을 받기 위한 전제 조건을 내걸었다. 2년 4학기 교육에 참여해야 하는데, 등록금 내는 것 아닌가.

그 소리 나올 줄 알았다. 전광훈이 돈 장사한다는 말 나올 게 뻔할텐데 등록금을 받겠는가. 오늘 집회처럼 2년간 진행되는 교육도 모두 무료다.

- 교육은 누가 하며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나.

청교도영성훈련원에서 가르쳤던 교육이 메인 프로그램이 될 것 같다. 내가 주로 강의하는데, △성경 △기도 △성령을 다룰 것이다. 이영훈 목사님, 장경동 목사님 등 와서 특강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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