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박무용 총회장)이 2월 18일 '교회 자립 지원 전진 대회(전진 대회)'를 열었다. 사랑의교회에서 열린 전진 대회에는 교회지원자립위원회 실행위원장을 맡은 오정현 목사를 비롯해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박성규 목사(부전교회) 등 대형 교회 목회자들과 90여 개 노회에 속한 5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오전 대치동 총회 회관에서 열리기로 한 예장합동 총회실행위원회 장소는 사랑의교회로 변경됐다. 총회실행위원들의 전진 대회 참석을 독려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사회를 맡은 박성규 목사는 "평소 총회 행사에 60여 개 노회 정도 참석하시는데 오늘 많이 와 주셨다"며 감사를 표했다.

기준은 3,700만 원 현실은 1,400만 원…"월 100만 원씩 도움받았더라면“

행사는 자립 사례와 지원 사례 발표로 진행됐다.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3년 만에 미자립 교회를 벗어났다는 김남수 목사(예수사랑마을교회)는 개척교회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돌아보니 매월 100만 원 정도의 지원이 있었다면 아내가 직장을 다니지 않고 사역에 더욱 집중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고 했다.

노회 중 최초로 미자립 교회 지원 사업을 시작했다는 성남노회는 재정 지원뿐만 아니라 교인 지원도 필요하다고 했다. 30개 교회에 매월 15만 원씩 지원하면서 동시에 분당우리교회(이찬수 목사)의 협력하에 2년간 10개 교회에 30명씩 '교인 보내기 운동'도 하고 있다고 했다.

전진대회 행사는 미자립 교회 목회자에게 노트북을 증정했다. 이후 권역별 깃발을 수여해 한 번씩 흔들고 참여자들이 구호를 외치며 마무리했다.

▲ 예장합동은 권역별 위원장들에게 '교회자립지원위원회' 깃발을 하나씩 줬다. 실행위원장 오정현 목사를 비롯한 다른 목사들이 앞에서 깃발을 받아 흔들었다. 이날 권역위원장 중에는 소강석 목사와 이상복 목사만 참석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참석자들은 △우리는 성경적 공교회성 회복에 우선순위를 둘 것을 약속한다 △우리는 우리 형제인 미자립 교회를 위해 매일 기도할 것을 약속한다 △우리는 노회 내 미자립 교회 목회자의 생활비 지원을 약속한다 △우리는 노회 내 미자립 교회 목회 자립을 위해 목회 프로그램 지원을 약속한다 △우리는 노회 내 미자립 교회 목회 자립을 위해 일정 기간 성도 파송을 약속한다 △우리는 우리 노회의 재정 여력이 있으면 미자립 노회를 지원할 것을 약속한다 △우리는 미자립 교회 목회자를 돕는 장기 사역에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을 약속한다고 했다. 마지막 '약속한다' 부분을 강단에서 선창하면, 플래카드를 든 참석자들이 가슴 위로 들며 '약속한다'고 선언했다.

주최 측은 이번 행사가 그간 미자립 교회 지원에 저조했던 교회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교회 자립 지원은 몇 해 전부터 예장합동이 관심을 두고 있는 주요 사업 중 하나지만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예장합동은 수년간 총회에서 이 안건을 다뤄 왔다. 지난해에는 1년 예산의 2% 이상을 미자립 교회 지원비로 책정했으나 나서는 교회가 많지 않았다. 노회도 재정 자립 문제로 난색을 보이는 곳이 많았다.

예장합동 100회 총회 보고서에 따르면 미자립 교회와 지원 교회 간 평균 예산 차이는 33배다. 미자립 교회 평균 예산은 1,400만 원인데 비해 지원 교회는 평균 예산이 4억 6,000만 원이다. 예장합동은 서울시에 건물을 가진 교회 기준으로, 연간 예산 3,700만 원 이하를 미자립으로 분류한다. 현실과 기준 간 약 2.6배의 차이가 나는 셈이다. 예장합동은 농어촌 교회의 경우 최대 9년, 그 외 지역 교회는 최대 6년간 기준 예산에 대한 부족분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형 교회들도 이 사업에 대거 참여하고 있다. 예장합동은 지원 권역을 서울, 경기, 중부, 부산·울산·경남 등으로 구분하고, 김은호 목사(오륜교회),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이건영 목사(인천제2교회), 이규현 목사(수영로교회), 권성수 목사(대구동신교회) 등 대형 교회 목회자에게 위원장직을 맡겼다.

지난해 12월에는 이를 시행할 100억 원대 규모의 재단을 만들기로 한 바 있다. 예장합동은 사랑의교회로부터 10억 원을 기탁받기로 했고, 여타 대형 교회들에도 동참을 촉구했다. 그러나 아직 다른 교회들의 참여는 없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행사에도 소강석 목사와 이상복 목사(광주동명교회)를 제외한 다른 위원장들은 불참했다.

'전병욱·오정현 규탄' 시위 장소 옮겨 온 작은 교회 목사

작은 교회 지원을 위해 총회 주요 목회자들이 모여 대회를 열고 있을 때, 사랑의교회 바깥에서는 두 목사가 5시간 동안 피켓을 들고 시위했다. 전병욱 목사와 오정현 목사 관련 재판 결과에 반발해 2월 15일(월)부터 피켓 시위 중인 오준규 목사(낮은마음교회)는 총회 임원들이 사랑의교회에 모인다는 소식을 듣고, 시위 장소를 총회 회관에서 사랑의교회로 바꿨다. 이날은 16일(화) 1인 시위에 참여했던 진화용 목사(기쁜우리교회)도 함께했다.

두 목사는 사랑의교회 측에서 한 차례 사진을 찍어 가고, 교인 한두 명이 항의한 것 외에 물리적 제재나 방해는 없었다고 했다. 오히려 행사에 참석하러 온 교단 목회자들이 많이 격려해 줬다고 했다.

▲ 15일부터 예장합동 총회 회관에서 피켓 시위를 벌여 온 오준규 목사는, 이날 총회 주요 목회자들이 사랑의교회로 모인다는 소식을 듣고 시위 장소를 변경했다. 화요일 시위애 참석했던 진화용 목사도 함께했다. 두 목사는 큰 충돌 없이 피켓 시위를 마쳤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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