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트리히 본회퍼 40일 묵상> / 디트리히 본회퍼 지음 / 정현숙 엮음 / 좋은씨앗 펴냄 / 152쪽 / 6,000원

[뉴스앤조이-강동석 기자] 사순절이 2월 10일(재의 수요일)부터 시작됐다. 2016년에는 3월 26일(부활절 전날)까지 진행된다. 사순절은 그리스도의 수난을 기념하는 절기로 부활절을 역산한 40일간(주일은 세지 않음)을 말한다. 금식이나 자기 절제, 회개로 예수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면서 부활절을 준비하는 기간이다.

마침 사순절에 묵상하기 좋은 책이 있어 소개한다. 지난 2월 1일 좋은씨앗에서 나온 <디트리히 본회퍼 40일 묵상>이다. 이 책은 본회퍼의 설교와 시 40편을 묶어서 디트리히 본회퍼와 묵상 여행을 떠날 수 있도록 구성됐다. 하루에 한 장이나 두 장 정도 텍스트를 읽고 묵상하도록 했다.

특별한 묵상 방법이나 지침을 제시하고 있지는 않다. 기도하고 하루에 한 장씩 읽든지, 혹은 디트리히 본회퍼가 어떤 생각을 하면서 신앙생활을 해 왔는지 유의하면서 단번에 읽으면 좋을 듯싶다. 사순절 같은 특별한 절기뿐 아니라, 평소 묵상하기에도 좋은 내용이다.

'행동하는 신앙인 디트리히 본회퍼와 함께 생각하는 이타적 기독교'라는 부제에 드러나듯이, 본회퍼는 자신의 치열한 삶으로 현대 교회에 제자도가 무엇인지 각인시킨 인물이다. 나치 독일에 대항하고 교회 개혁을 위해 힘쓰다가 최후를 맞았다. 그는 값비싼 하나님의 은혜를 값싼 은혜로 만든, 순종하지 않는 그리스도인들을 비판했다. 그는 '순종'이야말로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길이며, 참된 신앙은 행동으로 드러난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책 속에 있는 본회퍼의 시에는 마음 깊은 곳에서 길어 올린 내밀한 신앙고백이 담겨 있다. 설교는 진리, 사랑, 용서 등의 주제부터 참된 신앙인으로 살아가려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촉구하는 내용까지 다채롭게 짜여져 있다. 책에는 본회퍼의 글뿐 아니라 그의 사진도 실려 있다. 어렸을 때 찍은 것부터 1944년 여름 형무소에서 찍은 마지막 사진까지, 짤막한 설명과 함께 제시된다. 본회퍼의 생애까지 같이 생각하고 묵상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각 주마다 '주간 묵상'란이 있어 일주일 묵상한 내용을 글로 정리할 수도 있다.

아침 기도(Day 1, 13쪽)

이른 아침 주님께 기도합니다.

저 혼자 힘으로는 할 수 없으니
제가 기도할 수 있도록 도우시고 흩어진 생각을 모아 주소서.

제 속에는 어둠이 있으나 주님 곁에는 빛이 있습니다.
저는 고독하나 주님은 저를 버리지 않으십니다.
저는 무력하나 주님께는 도움이 있습니다.
저는 불안하나 주님께는 평화가 있습니다.
저는 견딜 수 없이 괴로우나 주님께는 인내가 있습니다.
저는 주님의 길을 알지 못하나 주님은 저의 길을 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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