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국의 알레고리> / 디나 로 캔들 지음 / 홍성사 펴냄 / 96쪽 / 1만 6,000원 

[뉴스앤조이-최유리 기자] 한국에서 2009년 신약성경을 시작으로 2015년 11월 신구약 66권 완역본까지 나온 유진 피터슨의 <메시지>. 일상 언어로 성경을 새롭게 해석했다는 평을 받은 <메시지>가 2016년 영국 현대 화가인 디나 로 켄들의 작품과 만났다. 홍성사에서 출판한 책 <천국의 알레고리>다.

한국 독자에게는 생소할 수 있는 디나 로 켄들은 50년 전, 런던 슬레이드예술학교를 다닐 때부터 성경 속 이야기에 관심을 가졌다. '비현실적'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일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로 성경을 해석하고 표현하는 데 관심을 두었다. 그런 맥락에서 디나 로 켄들은 유진 피터슨과 닮았다.

<천국의 알레고리>에는 사복음서에 나온 비유와 사건을 묘사한 40종의 그림이 실려있다. 디나 로 켄들은 수태고지에서 그리스도의 승천까지 각 사건을 생생하게 그려 냈다. 그러나 우리가 흔히 보는 성화와는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웅장하거나 신비스러운 느낌은 덜하다. 대신 2000년 전 성경 이야기를 2016년 현재 우리 삶에서 벌어지는 일인 것처럼 그렸다.

일상에 관심을 두었기 때문일까. 작가는 그림 묘사를 할 때 주변 사람들, 주변에서 일어난 일을 그림으로 그렸다. 마리아가 만난 엘리사벳 이야기에서는 자신의 며느리 케이트를, 최고의 진주를 찾아다니는 보석상을 하나님나라에 비유한 본문에는 남편의 모습을 삽화로 넣었다. 남편이 식탁에 앉아 진주를 잡고 있고 주변 사람들이 신비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본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넬슨 만델라가 선한 사마리아인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대통령 취임식을 본 작가가 그의 연설에 감동했고, 넬슨 만델라가 쓴 책을 읽으면서 그림에 그를 녹여냈다.

성공회 주 프리차 주교가 디나 로 켄들에 대해 설명한 내용은 <천국의 알레고리>의 특징을 정확하게 표현했다.

"디나 로 켄들은 신약성서가 강조하는, 그러나 우리의 기억에서 사라지고 있는 이야기를 대담하게 재현하는 화가다. 그의 작품들은 과거와 현재를 융합하여 우리를 이야기 속으로 끌어당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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