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까칠한 벽수 씨, 목사에게 묻다> / 이규현·나벽수 지음 / 두란노 펴냄 / 236쪽 / 1만 2,000원

[뉴스앤조이-최유리 기자] 평신도 기자와 대형 교회 목회자가 '한국교회'를 두고 치열한 담론을 벌인다. <까칠한 벽수 씨, 목사에게 묻다>(두란노)는 나벽수 씨가 가상의 기자가 되어 목회자를 인터뷰하는 내용이다.

나벽수는 눈부신 성장을 이뤘지만 예수 신앙 없이 종교 생활을 유지하는 성도들이 늘고 있는 한국교회의 현실을 목회자에게 묻는다. 목사는 '제대로 목회하는 게 무엇인가' 하는 고민 속에서 본인이 치열하게 교회를 섬겨 온 이야기를 풀어낸다.

이들은 어떤 이야기를 주고받을까. 질문은 이렇다.

"목회자는 하나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여 살아야 한다. 만약 그 자질을 갖추지 못하면 목회 일선에서 물러나야 하는가?"

"덩치가 커진 공동체에서 목회자는 양들을 알아볼 수나 있겠는가?"

"교회는 왜 프로그램이나 코스 과정에서 매달리는 것인가"

목회자는 답한다.

"교회의 덩치가 커질수록 성경의 가치를 추구하기가 쉽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대형 교회가 어쩔 수 없이 갖게 되는 약점인 셈이죠. 목회자로서도 그만큼 긴장하고 부작용에 신경을 곤두세워야죠. 존재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되 건강성을 높일 방도를 찾는 게 현실적인 대안일 겁니다." (92~93쪽)

"그동안은 관행적으로 교회 성장을 위한 방편으로 프로그램을 사용해 왔습니다. 목회 철학이 뒷받침되지 않은 프로그램을 위한 프로그램이었던 셈이죠. 그러니 이걸 쓰다가 효과가 없다 싶으면 다른 걸로 바꾸길 되풀이할 수밖에요. 한국교회가 성장하는 데 보탬이 되기는커녕 도리어 지장을 주는 형국이 된 거죠." (126쪽)

이런 대답에, 나벽수는 맞는 말이지만 어디서부터 실마리를 풀어 가야 할지 막막하게 들린다고 이야기한다. 목회자 역시 그런 나벽수의 말에 동의한다. 그럼에도 목사는 자기가 생각하는 목회 철학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가면을 쓰지 않고 정직하고 진지하게 스스로를 돌아봐야 한다', '로드십을 인정해야 한다', '자기 만족을 삼는 프로그램을 적용하는 데는 신중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어 참다운 예배의 회복만이 대안이라고 강조한다. 참다운 예배란 말씀이 살아 있는 예배를 말한다. 그러기 위해 목회자가 말씀을 즐거워하고, 연구하고, 묵상할 뿐 아니라 누려야 한다고 말한다.

<까칠한 별수 씨, 목사에게 묻다>에 나오는 내용은 그다지 새롭지는 않다. 설교나 기독교 서적에서 쉽게 듣고 볼 수 있는 말들이다. 목회 철학에 대한 신선함을 바라고 책을 든 독자에게는 실망감을 줄 수도 있겠다. 그러나 책 소개에 나오는 문구처럼, 목회를 준비하는 목사·신학생에게 교회를 세워 나가고 새롭게 마음을 환기하는 데에는 도움을 줄 것이다.

책은 이규현 목사와 나벽수 번역가가 같이 썼다. 이규현 목사는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 신학을 공부한 뒤, 호주에서 시드니새순장로교회를 개척해 약 20년간 사역했다. 현재는 수영로교회 담임목사다. 나벽수 번역가는 잡지사와 출판사에서 줄곧 글을 다루는 일을 했다. 2012년에는 <벽수 씨의 교회 원정기>(포이에마)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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