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 성서한국 전국 대회가 '더불어 한 몸, 유쾌한 세상살이'라는 주제로 8월 5일 시작했다. ⓒ뉴스앤조이 송인선

'2015 성서한국 전국 대회'(전국 대회)가 '더불어 한 몸, 유쾌한 세상살이'라는 주제로 논산 건양대학교 창의융합캠퍼스에서 8월 5일 시작했다. 이번 대회는 3박 4일 일정으로 진행되며 총 800여 명이 등록했다.

전국 대회 첫날인 5일 오후 4시 경, 주 집회 장소인 '콘서트 홀' 로비는 대회에 등록하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사람들은 '공동체'를 배우고 싶어 왔다고 했다. 이번 전국 대회는, 사회적 약자를 외면하는 한국 사회에서 교회가 지향해야 할 바가 무엇인지, 신앙에 기반을 둔 공동체적 삶은 어떻게 살아 낼 수 있을지를 논한다.

이번 대회에는 개척자들 송강호 박사와 아름다운마을공동체 최철호 목사, 토지+자유연구소 남기업 소장, 김근주·권연경·백소영·차정식 교수 등 20명이 특강을 맡았다. 도심 공동체를 추구하는 하·나·의교회, 기독 청년들의 창업 공동체인 방물단 등을 포함한 교회·단체들도 참여했다. 성서한국이 자체적으로 준비한 '청년 공동체' 특강도 있다. 등록을 마친 사람들은 저마다 가이드북을 들고 삼삼오오 모여 앞으로 어떤 강의를 들을지 이야기했다.

▲ 사회 곳곳에서 약자들의 권리를 위해 투쟁하는 사람들의 메시지를 담은 영상과 함께 성서한국 전국 대회는 시작했다. (성서한국 제공 영상 갈무리)

개막식에서는 특별한 순서가 있었다. 주최 측이 사회 곳곳에서 약자들의 권리를 위해 투쟁하고 활동하는 사람들의 메시지를 영상으로 담은 것이다. 한국보건복지정부개발원의 무기계약직 전환을 이틀 앞두고 부당 해고당한 비정규직 노동자 봉혜영 씨, 학습지 교사로 일했지만 현행법 체계상 '근로자'로 인정받지 못해 노동자로서의 기본적인 보호조차 받지 못했던 재능교육 해고 노동자 유명자 씨,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을 위해 활동하는 박종운 4·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 등이 전국 대회 개막을 축하했다. 이들은 현장에서 함께하는 기독교인들이 있어 힘이 난다고 했다. 이번 전국 대회를 통해 기독 청년들이 사회적 약자들과 연대하는 공동체적 삶을 추구하길 바란다고 했다.

▲ 김형원 목사는 한국 사회의 현실을 진단하며 교회가 공동체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앤조이 송인선

전국 대회 조직위원장을 맡은 성서한국 이사장 김형원 목사(하·나·의교회)가 개막 설교를 했다. 그는 소득 불균형, 사회 양극화, 자살 문제 등을 거론하면서 한국 사회의 심각한 현실을 드러냈다. 삶의 끈을 놓는 사람들에게 다가갈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건 공동체성이 상실되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교회 역시 다른 모습을 보여 주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소수가 모이는 조그만 교회가 있습니다. 교인 관계도 좋은 행복한 교회였습니다. 어느 날 교인 중 한 명이 암에 걸려 유명을 달리했습니다. 그는 가장이었습니다. 교인들은 남은 가족의 생계를 책임졌습니다. 하지만 교인들은 곧 부담을 느꼈습니다. 이윽고 그 부담은 속에서만 머물지 않고 겉으로 표출되었습니다. 그 교회에 속했던 한 사람은 '교회가 사랑으로 뭉친 사람들의 공동체라고 하는데, 어떻게 도움이 필요한 이를 외면할 수 있느냐'면서 교회를 떠났습니다."

이와 대비해 김형원 목사는, 이단이지만 양심적 병역거부를 신념으로 삼는 '여호와의 증인'의 사례를 소개했다. 한국 사회에서 병역을 거부하면 징역살이를 할 뿐만 아니라 이후 사회 활동에도 치명적인 제약을 받는다. 20대 초반에 전과자라는 딱지를 단 청년들은 공무원 시험은 물론이요, 그럴듯한 직장에 취업하는 길도 막힌다. 한데 여호와의 증인은 믿음의 본을 보인 형제라고 하면서 병역거부를 했던 이들의 생계와 미래를 책임진다. '신앙'이 아닌 '실천'의 측면에서 무엇이 바람직한 공동체의 모습이겠냐고 김 목사는 청중들에게 물었다. 김 목사는 하·나·의교회가 경제적으로 어려운 교인을 물심양면으로 도운 사례도 소개하면서, 삶이 힘든 사람이 있다면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 김형국 목사는, 진정한 회심은 현실을 직면하고 하나님나라의 가치를 좇을 때 이루어진다고 역설했다. ⓒ뉴스앤조이 송인선

이어진 저녁 집회에서 나들목교회 김형국 목사는, 진정한 회심을 통해 거듭난 기독인은 현실을 직면하고 성서를 통해 답을 찾는 사람이라고 했다. 또한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로 하나님나라가 시작되었으니, 그 나라의 가치를 좇아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상을 직면하지 않는 회심은 있을 수 없습니다. 다른 사람을 짓밟고 경쟁에 승리해서 많은 돈을 손에 쥐었을 때, 세상이 장밋빛 미래를 약속할 거란 거짓 희망에 속지 마십시오. 그 속임수를 간파하고 세상의 진실을 보려할 때 회심은 비로소 가능합니다. 현실을 직면했다면 이미 이 세상에서 시작된 하나님나라에 주목하십시오. 하나님나라는 죽은 뒤 들어가는 곳이 아닙니다. 예수님의 부활과 함께 하나님나라는 시작되었습니다. 성서가 증언하는 하나님나라의 가치를 붙잡고 세상과 싸우십시오. 이것이 진정한 회심이요, 성도의 삶입니다."

김형국 목사는 회심한 기독인의 예를 들기 위해 노숙인 자활 공동체 '바하밥집'의 사역을 소개했다. 바하밥집은 바나바하우스밥집의 줄임말이다. 노숙인들에게 무료 급식을 제공하고 주거 시설 등을 지원해 종국에는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다. 김 목사는 이 사역이 가난한 이들을 돕고자 고민하던 나들목교회의 한 교인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했다. 바하밥집의 사역으로 자활에 성공한 사람들의 영상을 보여 준 김 목사는, 청년들에게도 진정한 회심을 통해 세상을 바꾸는 삶을 살기를 권면했다. (김형국 목사 설교 바로 가기)

▲ 성서한국 전국 대회에 교회 공동체를 꿈꾸는 청년들이 모였다. 사진은 개막식 찬양 예배 실황 ⓒ뉴스앤조이 송인선
▲ 첫날 저녁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는 사람들. ⓒ뉴스앤조이 송인선
▲ 공동체가 무엇인지 알고 싶어 찾아 왔다는 교회 청년들. ⓒ뉴스앤조이 송인선
▲ 단체로 티셔츠를 맞춰 입고서 대회에 참가한 교회 청년부. 담당 전도사는 교회가 사회적 약자를 돌보는 공동체로 성장하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뉴스앤조이 송인선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