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부활절이다. 교회는 부활 전 일주일을 고난주간으로 지키며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죽음의 의미를 되새긴다. 금식도 하고 자신과 이웃을 돌아본다. 사순절도 있다. 고난주간을 포함해 부활주일 전 40일을 일컫는다. 일요일을 제외하고 계수해 부활절 6주(36일) 4일 전이 사순절의 시작 '재의 수요일'이다. 올해 사순절은 2월 18일 설 연휴와 함께 시작해 이어지고 있다. 며칠 남지는 않았지만, 사순절 의미를 곱씹도록 돕는 글들이 눈에 띄어 소개한다.

류호준 교수(백석대 신대원장)의 '무지개 성서 교실' 블로그에는 '사순절과 마음의 인테리어'라는 글이 올라왔다. 사순절(Lent)의 어원이 '봄'이라며, 죄를 죽이는 고통의 계절이요 신생(新生)의 기쁨을 맛보는 환희의 계절이라고 했다. 봄맞이 청소하듯 '영혼의 대청소'를 하는 기간이라고 했다. 지난해에도 사순절 관련해서 글을 올렸다. 같은 글을 <뉴스앤조이>에서도 볼 수 있다. (관련 기사: 사순절(四旬節, Lent)에 즈음하여)

성공회 민김종훈(자캐오) 신부(길찾는교회)도 블로그 '들꽃예수의 자캐오, 그가 본 무지개는'에 글을 올렸다. 사순절 동안 전통적으로 '절제와 극기'를 강조하지만, 힘겨운 삶에서 무슨 절제가 더 필요할까 싶어 교인들에게 강조하지 않았다는 고백이다. 길벗들의 거친 삶을 기억하며 잠시 기도하는 시간들로 채우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매튜 폭스 신부의 글을 인용한다.

"금욕은 힘 있는 자들의 사치다. 힘없는 이들은 안중에도 없다. 왜? 그들의 삶이 이미 충분한 십자가와 고통을, 하느님마저 비울 만큼 허무의 체험을 내포하기 때문이다. 가난한 이들의 과제는 생존과 창조다. 자신들에게 남겨진 최소한의 선물을 가지고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이다. 보잘것없는 물질을 가지고 자기 실존의 무로부터 어떻게 무엇인가를 만들어 낼 것인가이다." (성공회 매튜 폭스 신부의 <원복> 225쪽)

SNS에서는 '사순절 묵상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제의 글도 간간이 보였다. 예장고신 교단지인 <기독교보>가 2014년 4월에 실은 '사순절과 고신 교회'라는 글이 공유됐다. 그 글에서 사순절을 지킬 필요가 없다는 근거로 예장합동 1998년 83회 총회 보고서를 언급한다. 15년도 더 된 이 보고서는 SNS에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보고서는 "사순절을 교회의 절기로 알고 있었지만 복음주의 개혁주의 교단에서 보다 천주교 성공회의 고정된 절기화한 것이다. 사순절을 그 의미와 기원 유래에서 성경적인 절기로써 고정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앞으로 성경적 신학의 바탕에서 더욱 깊이 연구해야 하며 교회의 절기로 지키는 것은 마땅치 않다고 본다"고 결론 내리고 있다.

바로 가기:
사순절과 고신교회 <기독교보>

사순절과 마음의 인테리어 (류호준 교수 블로그)

절제와 극기의 사순절기!? (자캐오 신부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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