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나는 <문명 패러독스>(인물과사상사, 2008.), <모든 종교는 구라다>(자리출판사, 2009.), <학교 시대는 끝났다>(신인문사, 2010.), <예수의 콤플렉스>(삼인출판사, 2011.), <우리 아이 절대 교회 보내지 마라>(자리출판사, 2011.), <욕도 못 하는 세상 무슨 재민겨>(자리출판사, 2012.), <자녀 독립 만세>(삼인출판사, 2013.) 등 7권의 책을 냈다.

계속되는 출간 퇴짜 끝에 출간한 책

출간된 연도를 보면 알 수 있듯이 2008년부터 거의 한해 한 권은 써 냈다. 어떤 해는 한 해에 두 권도 써 낸 적이 있다. 그만큼 나는 열정적으로 책을 낸 거 같다.

하지만 이제 내가 세상에 내놓은 책 <당신의 결혼은 안녕하십니까>(유심출판사, 2015.)란 책은 거의 2년 만에 낸다. 사실 2년이란 기간도 내겐 오랜 시간이지만, 그동안 참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처음 이 원고를 시작할 때, 전에 책을 낸 경험이 있는 출판사에 원고를 냈다가 되돌려 받았다. 그래서 불특정 다수의 출판사에 프러포즈했지만, 번번이 거절당했다.

다행히 한 출판사에서 나의 원고를 받아 주었다. 그 출판사에서 이런 코칭 저런 코칭을 하며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 했지만, 진행되는 동안 해당 출판사에선 한계를 느꼈는지, 두 손을 들었다. 또 퇴짜였다.

또 프러포즈를 여기저기 했다. 천신만고 끝에 한 출판사에서 나의 원고를 보고 출간 제의를 해 왔다. 역시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어려움 끝에 얻은 기회여서 열심히 했다. 거의 1년의 세월을 원고를 다듬고, 보내고, 또 다듬었다.

하지만, 또 사고가 생겼다. 원고의 문제가 아니라 인세의 문제였다. 출판사와 나와 인세 문제가 타협이 되지 않았다. 결국 책 출간은 결렬되었다. (지나고 나서이지만, 해당 출판사에 죄송한 마음이 든다. 나의 미숙함으로 책이 출간되지 않아서다. 진심으로 죄송하고, 감사드린다.)

이제 이 책을 세상에 못 내나 싶어 좌절의 순간까지 이르렀다. 거의 2년 가까이를 도대체 몇 개의 출판사를 거쳐 왔는지 모르겠다. '이 책은 세상에 못 나오는 게 운명이가 보다'며 포기하려 했다.

이때, '유심출판사'를 만나게 되었다. 그동안 진행해 온 바가 있어, 유심출판사와는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되었고, 이 책이 세상에 나왔다. 이렇게 우여곡절 끝에 세상에 나온 나의 책이다. 이 책을 이렇게까지 내려는 것은 아래의 세상 부부들의 현실 때문이다.

<당신의 결혼은 안녕하십니까> / 송상호 지음 / 유심출판사 펴냄 / 272쪽 / 1만 2,000원

모두가 행복한 결혼을 꿈꾸지만, 현실은

"우리는 반드시 이혼하고 말 테다! 우리의 목표는 이혼 이다!"

결혼식장에서 이렇게 외치는 신혼부부를 본 적이 있는가? 세상의 모든 부부는 꿀처럼 달콤하고 달빛처럼 낭만적인 결혼 생활을 꿈꾼다. 결혼하겠다고 결심한 건 '너 없인 못살 것 같아서'였다. 아니, 최소한 이 사람과 함께라면 인생이 행복할 것 같아서였다.

하지만 한 해 두 해 살다 보니 언젠가부터 나도 모르게 묻고 있다. 우리 부부, 도대체 왜 이런 거지? 언제부터 이렇게 꼬이기 시작한 거냐고!

그래 안다! 누군들 행복한 부부가 되고 싶지 않았을까? 누가 이혼 법정에 설 것을 기대하며 결혼식장에 들어갔을까? 살다 보면 하루 스케줄도 계획한 대로 되지 않는데, 결혼 생활이 어디 말처럼 쉬울까?

신혼여행지의 황금빛 햇살 속에서 일렁이는 남국의 파도를 바라보며 그의 드넓은 가슴에 기대어 있을 땐 꿈에도 몰랐다. 결혼 생활이 마냥 좋을 거라고 갓 스물을 넘긴 열혈 커플들처럼 순진하게 믿지는 않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차마 몰랐다.

세월이 흐른 지금까지도 아내가 '나의 엔젤'처럼 보일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은 바보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남편을 '좋은 친구'라고는 부르게 될 줄 알았다. '잉꼬부부' 소리는 못 들어도 '비둘기부부'쯤은 될 수 있을 거라 믿었다.

이젠 배우자의 말 한마디에 심장이 너덜너덜해지고, 깨소금을 볶아 대던 주방에선 곡소리가 흘러나온다. '너의 곡소리가 들려~' 그 소리가 상대의 귀에라도 들리면 그나마 다행이다.

너덜너덜한 우리의 결혼, 무엇이 문제일까

그동안 우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닭살 행각을 벌이던 그들은 다 어디로 가고 싸움닭들만 남은 걸까? 어째서 동창회 모임에 열댓만 둘러앉으면 서넛은 '돌싱' 명함을 돌리는 걸까?

중년에 접어든 친구들에게 배우자를 사랑하느냐고 물으면 대부분 "부부가 어디 좋아서 사냐? 의리로 사는 거지"라고 한다.

스물대여섯 풋풋한 나이에 만나 서른 즈음 결혼을 하고, 이젠 아침마다 염색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는 보통 부부들. 젊어서는 나라를 구하느라 허둥지둥 뛰어다녔고, 그 바람에 중소기업에도 겨우 턱걸이로 들어가, 지금은 아이 학원비로 월급의 절반을 뚝 떼서 바치면서도 야근이 너무 고마운 우리나라 중년들이다.

그들도 한때는 누구보다 뜨겁게 사랑했고, 순수한 설렘으로 가슴 설레며 서로의 눈을 바라보았다. 처음부터 배 나온 아저씨, 아줌마로 태어난 게 아니다. 그들도 한때는 세상의 눈부신 주인공이었다. 머리 씽씽 도는 간지 작살 '김 대리'였고, 총무부의 퀸카로 불리던 '미스 송'이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부부는 2000년대 들어 해마다 세 쌍 중 한 쌍이 이혼한다. 2012년도엔 드디어 OECD 회원국 중 이혼율 1위를 달성했다!

한국가정연구소의 2013년 자료에 따르면 중년 부부 중 '무늬만 부부'가 무려 30퍼센트라는 보고도 있다. '이혼, 별거, 무늬만 부부, 침묵 부부, 섹스리스 부부' 등이 현재 우리의 성적이다.

나는 왜 이 책을 포기하지 않았던가

암튼 우여곡절 끝에도 포기하지 않고 나는 왜 이 책을 굳이 내려고 했을까. 나는 내 책의 저자 서문에 이렇게 밝혔다.

"무엇이 문제일까. 어디서부터 꼬인 걸까. 어떻게 풀어야 할까. 이 고민으로 부터 이 책은 출발한다. 이 고민으로부터 나는 나에게 오롯이 묻는다. 너는 왜 이 책을 세상에 내놓으려 하느냐고. 내가 대답한다. 이 세상에 행복한 부 부가 좀 더 많아지기를 바라기 때문이라고."

그렇다. 나는 이 세상이 살기 퍽퍽한 것은 가정이 뒤틀려 있기 때문이고, 가정의 문제의 기본은 역시 부부의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행복한 부부가 많아져야 세상이 행복해진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나의 이 조그만 책 제목대로 세상의 많은 부부들에게 "나의 결혼은 안녕한가"를 묻고, 돌아보고, 치유받아 행복한 부부들이 많아지기를 진심으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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