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립중학교 교사이자 한 교회의 서리집사인 유창수 씨가 글을 기고했습니다. 그는 5년 전에 교회에서 한 사건을 겪었습니다. 2010년 1월 담임목사가 목회에 실패하고 5년간 다른 교회에 이력서를 냈다가는 떨어지고 냈다가는 떨어지고 하는 일을 반복하다가 급기야는 다른 교회의 담임목사와 자리를 바꿔치기한 것입니다. 그 일 한가운데에는 돈이 있었습니다. 당회와 사무총회의 의결이라는 절차적 합법성은 충족했지만, 목사직 매매 또는 세습에 필적할 만한 일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필자는 교회를 생각하며 공부하고 글을 썼습니다. 많은 이들과 나누고 싶어서입니다. 한 주에 두 편씩 원고를 나눠 올릴 계획입니다.  -편집자 주

제1장 서론

강물은 흐른다. 중력의 법칙에 따라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른다. 강물 속에 사는 물고기는 전혀 배려하지 않고 강물은 그저 그들만의 길을 흘러간다.

요단강도 강물이다. 그래서 높은 곳의 갈릴리로부터 낮은 곳의 사해로 흘러간다. 생명의 바다와 죽음의 바다를 잇고 있는 것이 바로 요단강이다.

요단강이 중력의 법칙에 따라 갈릴리에서 사해로 흘러가도 살아 있는 물고기는 결코 사해로 떠내려가지 않는다. 오직 죽은 물고기만 강물의 흐름에 갇혀 사해로 내려가 썩을 뿐이다. 생명 없는 물고기들이 사해에 모여 생명 없는 바다를 더욱 더 썩게 만드는 것이다.

자본은 흐른다. 자본축적의 법칙에 따라 없는 곳에서 있는 곳으로 흐른다. 자본주의 사회 속에 사는 교회를 전혀 배려하지 않고, 자본은 그저 그들만의 길을 간다.

자본도 강물이다. 그래서 없는 곳의 천국으로부터 있는 곳의 지옥으로 흘러간다. 생명의 천국과 죽음의 지옥을 잇고 있는 것이 바로 자본이다.

자본이 자본축적의 법칙에 따라 천국에서 지옥으로 흘러가도 살아 있는 교회는 결코 지옥으로 떠내려가지 않는다. 오직 죽은 교회만 자본의 흐름에 갇혀 지옥으로 내려가 썩을 뿐이다. 생명 없는 교회들이 지옥에 모여 생명 없는 지옥을 더욱 더 썩게 만드는 것이다.

요단강을 거슬러 오르는 생명 있는 물고기가 갈릴리에 도착하는 모습을 노래하고 싶다. 요단강에 휩쓸린 생명 없는 물고기가 사해로 곤두박질치는 모습은 생각하기도 싫다.

자본을 거슬러 사는 생명 있는 교회가 천국에 도착하는 모습을 노래하고 싶다. 자본에 휩쓸린 생명 없는 교회가 지옥에 곤두박질치는 모습은 생각하기도 싫다.

그래서 슬프다. 생명을 내팽개치고 자본을 좇는 것을 지나 자본에 휩쓸려 죽음과 지옥으로 치닫고 있는 교회를 바라보며 이 글을 쓰게 되어 정말 너무도 슬프다. (계속)

유창수 / 한 교회의 서리집사, 공립 중학교의 국어 교사, 1급 시각장애인

차례

1부

제1장 : 자본은 흐른다
제2장 : 교회는 왜 자본과 손을 잡았을까?
제3장 : 교회는 어떻게 자본을 뿌리는가? (돈을 주는 프로그램)
제4장 : 교회는 왜 자본을 벌어들이는가? (돈을 버는 수익 사업)
제5장 : 한국 교회는 자본의 포로가 되었다 - 교회 거래(매매, 세습, 교환)
제6장 : 출자본기(자본으로부터의 탈출)

2부

1. 기름을 주는 오아시스 마을
2. 예술을 사랑한 남자
3. 솔로몬은 딴 마음은 없었다
4. 내가 쓰는 출자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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