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든 자들은 다 내게로 오라"고 2000년 전에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힐링이 필요한 사람들은 다 여기로 오라"고 '참살이힐링마을(sinjang8934.wix.com/wellbeing 안성시 보개면 신장리)'이 말하고 있다.

지난 29일 만난 이 마을 지킴이 이호영 목사(섬김의교회)는 "이제 힐링을 위해 준비는 다 되었다. 여러분들이 와서 누리기만 하면 된다"고 말한다.

▲ 직접 가꾼 산야초로 음식을 만드는 이호영 목사가 지난 이야기를 털어 놓고 있다. (사진 제공 송상호)

"설교보다 사람 섬기는 게 더 좋아요"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준비했단 말인가. 한마디로 20년 동안 머리 깎아 주고, 나무 심고, 집 지어서 준비했다. 1~2년도 아니고 20년을 준비했다는 건 대단한 인내와 고난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다.

그래서 이 목사의 일주일은 늘 바쁘다. 그는 "3일은 노가다 하고, 3일은 봉사하러 다닌다"며 웃는다. 이 목사는 누군가 설교를 부탁해 오면 사양하곤 한다. 사람 섬기는 게 더 좋다며.

웬 노가다? 그랬다. 이 목사는 20년 전에 구입한 지금의 8,000평 땅을 가꾸어 오고 있다. 모델하우스를 얻어 와 벌써 몇 채의 집을 직접 지었다(정확하게 말하면 짜깁기를 했다). 원래 "건축의 '건'자도 모른다"는 이 목사다.

가는 날도 황토방을 짓는 일에 한창이었다. 암 환자 등 요양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직접 방을 짓고 있었다. "오늘 처음 목수질도 배워 본다"는 이 목사는 몇 안 되는 교인들과 한겨울에도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이 목사가 말한 노가다에는 '나무 심기'도 큰 몫을 차지한다. 마을엔 20년 가까이 이 목사가 직접 심어 온 각종 산야초와 나무가 곳곳에 있다. 왜 그랬을까.

▲ 이호영 목사는 인근 마을 어르신들을 불러 교인들과 식사를 대접하고 이발을 해 드린다. 한때는 어르신들이 100명이나 이곳을 찾기도 했다. (사진 제공 송상호)

20년 넘게 농어촌 돌아다니며 '이발 봉사' 하다

그것들을 따다가 음식을 하고, 약재를 만들어 사람들에게 공급한다. 덕분에 이 마을엔 산야초 식당이 있다. 마을에서 재배한 친환경 재료로 만든 음식을 파는 식당이다. 일반인들도 여기에 와서 음식을 사 먹곤 한다.

때론 인근 마을 어르신들을 불러 마을 잔치를 한다. 한참 많이 올 때는 거의 100명에 육박하는 어르신들이 왔다. 물론 음식은 모두 이 마을에서 가꾼 친환경 재료들로 만들었다.

그들 앞에서 기도를 하거나 찬송을 부르지 않았다. 혹시 교회 갈 일이 있으면 "여러분이 사는 마을의 교회로 나가라"고 권한다. 이 목사의 교회는 10명 정도의 교인이 있고, 이들은 모두 이 목사의 사역을 함께 하는 고마운 벗들이다.

그렇다면 3일 봉사는 뭘까. 바로 '이용 봉사'다. 20년 넘게 섬마을과 농어촌을 돌아다니며 이용 봉사를 하고 있다. 이 목사는 한 번 가면 좀처럼 그곳을 끊지 못한다. 왜냐하면 그 마을 어르신들이 이 목사가 올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 참살이힐링마을 전경이다. 여기는 사시사철 그림이 다르다. 이호영 목사가 20년 동안 심어 놓은 나무와 꽃들이 마을 곳곳에 있다. (사진 제공 송상호)

"쉬운 길 놔두고 어려운 길 가느냐?"

주변에선 "쉬운 길 놔두고 왜 그렇게 어렵게 가느냐"고 말한다. 쉬운 길이란 돈 있는 사람이 이 공간에 투자해서 단박에 그럴싸한 공간으로 짓는 것이다. 그러자고 제의한 사람도 많았다. 잘 지어 더 많은 사람에게 혜택 주자는 논리였다. 물론 이 목사가 이 마을을 유지하기 위해 진 빚을 안타까워하는 진심으로 충고한 것일 수도 있다.

그럴 때마다 이 목사는 "나도 돈으로 하는 거 다 해 봤고, 어떡하면 돈 버는지 잘 안다. 하지만 사람 살리는 데 돈으로 해선 안 되지 않는가"라고 대답한다고 했다.

"요즘은 힐링센터니 힐링마을이니 하면서 모두 돈으로 짓고 돈 벌기 위해 운영한다. 거기에 참 힐링이 있을까. 돈 때문에 상처받은 사람들을 돈으로 치유한다는 게 어불성설이지 않은가"

그런데, 이 목사가 돈을 벌어 봤다? 이 목사는 30대 시절, 유명한 헤어디자이너였다. 1989년 세계미용대회 금상을 수상했고, 100명의 모델을 거느리고 '헤어쇼'를 할 만큼의 유명한 사람이었다.

그는 그 시절을 떠올리며 "그땐 돈을 갈고리로 긁어모았었다"고 말해 준다. 그렇게 잘나갔지만, 그게 헛된 삶임을 깨닫고 평생 봉사와 섬김의 일에 전념하고 있는 이 목사. 그에겐 그 시절 떵떵거린 삶이 얼마나 '헛살이'인지, 지금의 삶이 얼마나 참살이인지, 누구보다 잘 안다.

▲ 요즘 이호영 목사는 암 환자 등 아픈 분들이 요양할 수 있는 황토방을 짓고 있다. (사진 제공 송상호)

아하, 그래서 '참살이힐링마을'이었구나

물론 '헛살이'가 아닌 참살이로만 진짜 힐링이 가능하다는 것도 알고 있다. 아하, 그래서 마을이름이 '참살이힐링마을'이로구나.

지금도 이 공간을 가꾸기 위해 진 빚 때문에 압박이 오긴 하지만, 이 목사는 그럴 때마다 "오늘 내가 할 일이 있었으니 그걸로 족하고 감사하다"며 웃는다. "지금 행복하냐"는 질문에도 "물론 그렇다"며 미소를 짓는다.

여기엔 황토방, 미용실, 친환경 식당, 수영장, 캠프장, 족구장, 등산로, 예배실, 120가지 산야초와 효소, 천혜 자연 등이 준비되어 있다. 만일 당신이 힐링이 필요하다면 여기로 가기만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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