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바가 젊어지고 있습니다. 아니 바나바훈련원이 젊어지고 있어요. 그것도 성공적으로. 지난 1월 1일부터 3일까지 '2015 바나바훈련원 평신도 코미멀 영성 훈련'이 있었습니다. 저는 바나바훈련원에서 늘 객(客)의 위치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손님의 입장, 그것은 사물과 현상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을지는 몰라도 깊은 곳까지 보지 못하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런데 제게 호스트의 입장에서 바나바훈련원을 볼 기회가 왔습니다. 2박 3일 있었던 평신도 영성 훈련에서 제가 조교로 섬겼거든요. 이것은 제 스스로 결정한 것이 아니라고 지금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게 주어진 조건들이 조교로 섬길 입장이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로밖에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 무딘 사고와 행동의 소유자인 저지만 기도하며 정성껏 임할 각오를 했습니다. 이런 마음도 없지 않았어요. 하나님께서는 나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서 쓰시지 않겠는가 하는.
바나바가 젊어지고 있었습니다. 초대 이강천 목사에게서 김정호 목사에게로 원장의 직분이 넘겨진 해가 2012년이었습니다. 우리가 다 아는 바대로 이강천 목사는 영성의 대가입니다. 학생을 가르치는 일(서울신대 교수), 총회의 일(총회 선교국장) 그리고 현장 목회(밀양교회 담임) 등 다양한 목회 경험을 두루 하신 분입니다. 전쟁 용어로 표현하면 백전노장이라고 할 수 있지요. 그런 초대 원장의 노하우를 다듬고 발전시키는 임무가 후임 원장에게 맡겨진 것입니다.
염려의 마음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염려가 이번 평신도 영성 훈련의 조교로 섬기면서 깨끗이 사라졌습니다. 기분이 좋더군요. 몇 가지 예를 들어 볼까요. 젊음이 모든 것을 대변할 수 없지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발전에 꼭 필요한 것임은 역사가 증명하고 있습니다. 스탭들이 젊어졌고 강의를 이끌어 가는 강사들도 풋풋한 목회자들로 채워졌습니다.
젊다는 것은 가끔 힘은 있되 체계가 채 갖추어지지 않은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가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젊은 강사들은 바나바훈련원의 교육에서 상징성을 갖고 있는 '코미멀'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었고 그것을 체화해서 쉽게 평신도들에게 전해 주고 있었습니다. 유명세를 떨치는 여느 강사들에게서는 쉽게 만날 수 없는 싱싱한 영적 내용을 갖고 있었습니다. 이런 소담스런 훈련원이라면 교계의 빈 곳을 메우는 데 귀하게 사용될 것이란 확신이 들었습니다.
모세가 여호수아에게 가나안 정복의 중임을 맡기고 물러갔을 때, 많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염려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므로 여호수아를 통해 가나안 정복을 완수할 수 있었습니다. 바나바훈련원도 그런 믿음의 확신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바나바훈련원은 많은 훈련 프로그램을 갖고 있습니다. 큰 교회와 작은 교회를 구별하지 않습니다. 맞춤형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고나 할까요.
바나바훈련원의 훈련은 변화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특별한 곳입니다. 이번 평신도 코미멀 영성 훈련에서도 그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첫 날 조별 모임에서는 조원들의 입에서 '부정 단어'가 많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하루가 지나고 마지막 날 나눈 대화에서는 하나같이 '은혜', '소망', '헌신', '섬김' 등의 '긍정 단어'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훈련원이 사역자들뿐 아니라 평신도들의 영적 치유에도 이바지할 바가 적지 않다는 것을 말해 줍니다.
바나바훈련원은 큰 것을 고집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작은 것에서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려 합니다. 많지도 않게 그렇다고 적지도 않게 하나님을 사모하는 사람들이 알맞게 모여 열정을 불태우는 곳, 침체되어 가는 교계지만 그래도 바나바훈련원이 있어 희망의 끈을 잡을 수 있어 좋습니다. 사역자 정기 훈련, 테마가 있는 훈련, 세대별 영성 훈련, 캠퍼스 바나바 훈련, 선교사 영성 훈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하나님께 나아가는 길을 제시하는 젊은 바나바, 그 훈련원을 알고 지낸다는 것은 제게 적지 않은 축복이란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