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점점 팍팍하게 변하고 있습니다. 이기주의가 팽배해져 가고 있습니다. 내게 이익이 되는 것은 다 옳고 그렇지 않은 것은 다 그른 세상이 되고 말았습니다. 정의와 진리가 발 붙일 여지가 없습니다. 나라 꼴을 보더라도 진영 논리에 갇혀 다른 진영의 주장은 모두 악으로 치부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윤리와 도덕은 책 속에서나 통하는 것으로 색이 바래졌습니다.

교계도 안전지대는 되지 못합니다. 이런 세상 논리에 시나브로 편승하고 있습니다. 교회의 세속화는 타락이란 말과 동일합니다. 16세기 마틴 루터에 의해 촉발된 종교개혁도 중세 교회의 타락이 그 원인입니다. 텅텅 비어 가는 유럽의 전통 있는 교회, 아이들과 젊은이들이 사라지고 있는 미국과 우리나라의 교회, 부익부 빈익빈이 교계를 지배하고 있는 현실에서 우리가 나아갈 길은 뭘까요.

혹자들은 제2의 종교개혁이라도 일어나야 할 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럴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우리가 말씀 위에 굳게 설 수만 있다면 타개책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희생을 마음속에 새기고 그분을 따르려는 자세만 견지한다면 아직 희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그리스도인이 세상보다 하나님께 초점을 맞추고 산다면 소망의 불씨는 살아 있다고 봅니다.

이런 몸부림이 있었습니다. 충북 청원군 옥산면 금계리 외진 곳에서 개최된 '코미멀 컨퍼런스'에서 다짐의 외침이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모인 것은 아니었지만 꼭 있어야 할 사람, 그것을 간절히 소망하는 사람들이 모여 이 시대 진정 필요한 그리스도인은 어떤 사람이어야 할까로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9월 22일, 23일 양일간 있었던 '2014 바나바 총동문회 코미멀 컨퍼런스'가 그것입니다.

지금은 영성의 결핍 시대입니다. 영성이 결핍되어 간다는 것은 주님이 힘을 내지 못하는 세상이 되어 가고 있다는 뜻입니다. 강사로 이강천 목사님을 모셨습니다. 만나기 쉽지 않은 영성의 대가라고 불리는 분입니다. 20년 동안 피땀 어린 눈물과 기도로 이끌어 왔던 바나바훈련원 원장의 직을 후배 김정호 목사님에게 물려주고, 지금은 자유의 몸에 코미멀이라는 날개를 달고 국내외에 복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성산교회 정승훈 목사님 등 여러분들이 스냅 사진들을 찍어 SNS에 올렸습니다. 그것들을 모아 밑에 짧은 글을 남기려고 합니다. 더 의미 있는 사진, 꼭 소개되어야 할 분들이 많을 테지만 제 안경 안에서 보는 한계가 분명 있습니다. 양해하고 봐 주시기 바랍니다. 어느 시인은 '사랑은 사라진다 해도 추억은 남는 것'이라 했다는데, 이 추억도 남기는 자가 있어야 더 뚜렷하게 자리할 수 있는 것입니다.

▲ 2014년 9월 22일, 23일 양일간 바나바훈련원에서 개최된 '코미멀 컨퍼런스'를 알리는 플랜카드가 강단 앞 왼쪽에 붙어 있다. (사진 제공 이명재)

"'코미멀 컨퍼런스'가 뭐예요?"

이번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묻는 말이었습니다. 좀 억지 조어(造語)의 측면이 없지 않은 듯합니다. 하지만 초스피드를 요구하는 정보화시대인만큼 이런 조어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특히 젊은이들은 이런 것을 더 선호한다고 합니다. 요즘 단어와 문장을 모두 사용하는 사람은 노인 취급을 받는다는 말도 들립니다. '코'는 '코이노니아(Koinonia), '미'는 '미션(Mission)', '멀'은 '멀티플리케이션(Multiplication)'의 두문자(頭文字)에서 따온 말입니다. 이것은 이강천 목사님이 2011년 출판한 책 '코미멀'(쿰란출판사)에서 처음 쓰기 시작하여 지금 책의 내용과 함께 이 특이한 단어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부분적으로 강의한 적은 있지만 이렇게 세 파트로 나누어서 체계 있는 강의를 하기는 사역자 영성 훈련 41기(2012년)부터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니까 그 이전의 기수들이 모여 보완된 코미멀을 전수받자는 것이 이번 컨퍼런스의 목적이었습니다. 의도한 바에 맞게 바나바 1기부터 44기까지 동문들이 골고루 참석해서 성황을 이루었습니다. 감사할 일이지요. 강단 정면 좌편에 붙인 정방형의 현수막에 모든 것이 함축되어 있습니다. 연수(2014년)와 주최하는 곳(바나바 총동문회)이 위쪽으로 박혀 있고, 바나바 훈련을 받은 이후 귀가 닳도록 들은 "사람은 비전만큼 살고 기도만큼 일한다"는 구호가 아래에 가지런하게 인쇄되어 있더군요. 맞는 말입니다.

▲ 바나바 총동문회에서 주최한 이번 코미멀 컨퍼런스 강사로 이강천 목사님이 와서 깊이 있게 말씀을 전했다. (사진 제공 이명재)

이강천 목사님을 '영성의 대가'라고 부릅니다. 대가니 태두니 일인자니 하는 말들에도 세상 때가 묻어 있는 것 같아 붙여 부르기가 좀 저어됩니다만 영성에 관해서는 크고 많을수록 더 가치 있고 빛나는 것입니다. 며칠 전 타 교단 목사님을 한 명 만났습니다. 젊은 나이에 교단에서 높은 자리(?)에까지 올라간 사람이었습니다. 그 자리에 올라가기까지 얼마나 굽신대며 손을 비벼 댔는지 모른다고 주위에서 수군거리는 사람입니다. 오랜만에 만난 그에게서 자신감과 권위 의식이 동시에 물씬 풍겨 나왔는데 제겐 그것이 또 다른 교만으로 비춰져 함께 있다는 게 아주 불편했습니다. 적어도 저런 목회자는 되지 않아야지 속으로 다짐한 것이 그를 만나고 얻은 유익이었다고나 할까요.

왜 제가 이런 말을 하는가 하면 이강천 목사님에겐 권위 의식에서 오는 교만과 상대방을 낮춰 보는 듯한 모습은 전혀 발견할 수 없다는 것을 말하고 싶어서입니다. 그가 사람을 만날 때는 높고 낮음이 없습니다. 남녀도 노소도 빈부도 학식의 유무도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 이 목사님은 모든 사람을 똑같이 대합니다. 겸손하게 대합니다. 수단이 아닌 모두를 목적 그 자체로 대합니다. 그러니까 만나는 사람들은 그를 다 좋아하게 되고, 하나님 앞에 바로 서 있는 그분을 존경하게 되고, 자연히 머리가 숙여지게 됩니다. 이 목사님 앞에만 서면 모두 작아지는 느낌을 받는 것은 세상의 가치 기준이 하늘나라의 그것에 비해 미천하다는 것을 말해 주는 것입니다.

세속적 주제엔 관심이 없는 사람, 그러나 하나님에 대해서는 누구에게 뒤지지 않게 말씀으로 부요를 누리는 사람, 이런 사람이 진정 복된 삶을 살고 있다고 할 것입니다. 이번 코미멀 컨퍼런스에서 시종일관 강조한 것도 바로 이 점이었습니다. 지금 우리 교계가 침체의 늪을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도 돈 명예 지위 미모 등 눈에 보이는 외형적인 것이 중요시되고 눈에 보이지 않는 영적 가치가 무시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니까 하나님이 세상적인 것에 포박당하여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교계가 다시 살아나기 위해서는 이 힘을 역전시켜야 하는데, 교회조차도 세상 논리를 열심히 추종하고 있어서 안타깝다고 했습니다.

▲ 컨퍼런스가 열린 날 칠순을 맞이한 이강천 목사님에게 제자들이 케이크와 꽃다발을 선물하고 축복송을 부르며 축하했다. (사진 제공 이명재)

코미멀 컨퍼런스가 열리는 첫 날, 그러니까 9월 22일이 이강천 목사님 생일이라고 했습니다. 그것도 모르고 있었는데 주위에서 말해서 알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제자들은 이 목사님의 칠순 생일이라고 했지만 정작 본인은 만 70세인 내년이 칠순이 되지 않느냐고 되물었습니다. 회갑 또는 환갑은 갑(甲)이 돌아왔다는 뜻이기 때문에 만 60, 우리 나이로 61세에 환갑을 하게 되지만 칠순(七旬)은 열(旬)이 일곱이라는 말이니까 우리 나이로 70세가 되는 해에 하는 것이 우리의 풍습이라는 것입니다. 코미멀 컨퍼런스 두 번째 강의(저녁 식사하고 저녁 7시 30분에 시작)를 시작하면서 깜짝 이벤트를 준비했습니다. 케이크와 꽃을 갖다 드리고 축복송을 불러 드렸습니다.

▲ 안수기도 하는 달란트는 없고 받는 달란트는 있는 것 같다는 이강천 목사님에게 제자들이 안수기도를 한 다음 가장 연장자인 이바울 선교사님이 축복을 비는 내용으로 기도를 마무리했다. (사진 제공 이명재)

축복송을 불러 드리고 우리는 줄을 서서 이 목사님에게 허깅(hugging)으로 축하 인사를 했습니다. 건강을 비는 마음과 가르침에 감사하는 마음이 담겨 있는 허깅 인사였습니다. 제 차례가 되었습니다. 몇 년 전 영성 훈련을 받을 때도 이 목사님을 끌어안으면서 사랑의 마음을 전달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때 어린아이와도 같은 왜소한 신체에 좀 놀랐었습니다. 그분이 제게 쏙 안기는 기분이었으니까요. 그런데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체격이 우람(?)했습니다. 오히려 제가 안겨야 될 상황이었습니다. 이 목사님의 건강이 놀랍게 좋아졌다는 얘기가 될 것입니다. 함께 목욕을 갔던 적이 있는 김정호 목사님은 이 목사님이 건강해지셔서 배가 나올 정도였다고 말해 웃었습니다.

늘 안수기도만 해 주었지 받은 적은 거의 없다고 했습니다. 감히 목사님을 어떻게 안수기도를 해 드리느냐고 겁을 먹는 것 같다고도 했습니다. 이 목사님은 안수기도 하는 은사는 없지만 받는 은사는 있다는 말로 제자들에게 안수 기도 받기를 원했습니다. 우리는 그분을 앉혀 놓고 손을 얹어 통성으로 안수 기도를 했습니다. 칠순 이후의 사역도 더 크게 하실 수 있도록, 건강의 복과 장수의 복을 내려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이번 컨퍼런스 참가자 중 가장 연장자이신 이바울 선교사님이 축복 기도로 마무리했습니다. 이 선교사님은 어디에서 뽑은 연수인지 2033년까지 건강하게 살면서 세계 곳곳에 코미멀을 전할 수 있게 해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 바나바훈련원 2대 원장 김정호 목사님이 개강 예배에 설교하고 있다. 그는 여호수아의 리더십을 말하며 그를 닮아 바나바훈련원을 잘 일구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사진 제공 이명재)

코미멀 컨퍼런스 개강 예배에서 현 원장 김정호 목사님이 말씀을 전했습니다. 초대 원장 이강천 목사님에 이어 그는 2대 원장이 되는 셈입니다. 그는 이강천 원장님을 모세에 그리고 자신을 여호수아에 곧잘 비유합니다. 가나안 정복을 코앞에 두고 모세가 여호수아에게 영적 권위로 리더십을 이양했듯이 이강천 원장님이 씨 뿌려 일구어 놓은 바나바훈련원을 잘 계승 발전시키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는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한 사람의 힘으로는 벅찰 것입니다. 여호수아에게 갈렙과 같은 충성된 동역자가 있었듯이 김정호 원장님에게도 많은 갈렙의 도움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이강천 목사님은 바나바훈련원은 목회자들이 영성 훈련을 받는 곳이기도 하지만 온갖 어려움을 이겨 내고 주님의 종으로 바로 서기 위해 스태프들이 더 많이 훈련받는 장소라고 말해 눈시울을 뜨겁게 했습니다.

아직도 바나바훈련원은 많은 은행 빚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하나님께서 하나하나 해결해 주시는 과정을 경험하고 있지만 빚으로 짓눌려 있는 상태를 빨리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없지 않을 것입니다. 폐교를 매입해서 훈련소를 열었고 훈련 받는 사람들의 불편함을 덜어 주기 위해 무리하게 신축을 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돈이 있어서 한 것이 아니라 은행에서 돈을 빌려 무리하게 공사를 진행한 것이 됩니다. 이강천 목사님의 말을 빌리면 돈을 만드는 달란트는 없어도 돈 빌려 오는 달란트가 있는 목사님이 있어서 건축을 차질 없이 진행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돈 빌리는 달란트를 가진 사람은 이번 컨퍼런스에 참가한 기수 중 가장 위 기수인 정연성 목사님입니다. 그는 바나바 1기 명찰을 달고 있었습니다.

▲ 바나바 총동문회 회장의 직임을 잘 감당하고 떠나는 한남기 목사님. 그는 이번 컨퍼런스를 위해 쉬지 않고 뛰어 행사를 잘 치를 수 있게 했다. (사진 제공 이명재)

코미멀 컨퍼런스는 매년 이맘 때 개최하는 것으로 약속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행사를 치러 내는 데에도 많은 정성과 사랑이 필요합니다. 이번 행사를 책임지고 이끈 사람은 바나바총동문회 회장 한남기 목사님입니다. 그의 리더십이 아니었다면 이런 행사가 치르질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는 시종 기도로 행사를 준비했으며 필요한 것을 채우고 보완하는 데도 앞장섰습니다. 교회 건축 등 큰일에 직면해 있으면서도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컨퍼런스 준비에 임했습니다. 예성 교단에 속해 있으면서 교회 일치 운동에 그는 솔선하고 있는 것이 됩니다. 그 교회 출신 청년들을 중심으로 캠퍼스 바나바 운동이 지금 역동적으로 일어나고 있어 교계에 신선한 자극이 되고 있습니다. 청년들이 한 목사님의 지도에 의해 풋풋한 그리스도인으로 서게 된 것입니다.

행사에 빠질 수 없는 것이 편안하게 먹는 일입니다. 100여 명의 참가자들이 마음 놓고 식사를 하기 위해서는 주방 팀이 잘 꾸려져야 합니다. 이번 행사에 두 끼의 식사를 준비해야 했습니다. 22일 저녁과 23일 아침밥을 여하히 준비하느냐에 따라 참석자들이 은혜 받는 감도도 다르게 나옵니다. 한 교회에서 맡기로 되어 있었는데 갑작스럽게 돌발 상황이 발생해서 맡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궁리에 궁리를 거듭해도 별 뾰족한 수가 나올 수 없었습니다. 그때 회장인 한남기 목사님이 자기 교회 성도들로 주방 팀을 꾸려 오겠다고 자임했습니다. 소수의 주방 요원으로 100여 사람의 식사를 공급하느라 힘들었을 테지만 불평불만 없이 감당해서 모인 사람들을 기쁘게 했습니다.

▲ 바나바 총동문회 새 회장으로 일하게 될 신만교 목사님. 그는 섬김의 리더십으로 동문회를 이끌어 가겠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 이명재)

임원 선출이 있다고 했습니다. 이럴 때 고민이 따르는 것은 행사를 주체적으로 준비한 사람들입니다. 돈이 생기고 권력이 주어지는 조직이라면 상황이 달라질 것입니다. 하지만 바나바 총동문회는 그런 것이 생기는 조직이 아니라 도리어 돈을 내고 섬기는 자리입니다. 따라서 임원을 자원해서 맡을 사람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아무런 대안 없이 즉석에서 총회를 열어 회장 등 임원을 뽑는다면 밀고 당기는 말로 회의가 한없이 길어질 것입니다. 이런 사태는 컨퍼런스의 의도를 훼손시킬 뿐 아니라 참석자들 모두를 피곤하게 만드는 일입니다. 하나의 편법을 생각했습니다. 사전에 적업을 해서 회의 시간에 참석자들에게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제가 그 작업을 맡아 행했습니다.

한남기 현 회장이 연임을 하면 좋겠지만 한 번 연임을 했기 때문에 안 된다고 했습니다. 따라서 회장은 새로 뽑기로 하고 부회장단은 대과(大過) 없이 일을 처리해 왔고 또 연임한 자가 없으니 그대로 두되 두세 명을 더 보충하자는 데로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또 총무도 일의 연속성을 위해 그대로 맡기로 대략 이야기가 모아졌습니다. 일찌감치 회장으로는 화평교회 신만교 목사님이 물망에 올랐습니다. 목회 연륜으로 보나 교회 크기로 보나 무엇보다도 섬김의 리더십에 있어서 그만한 회장감이 있을 것 같지 않았습니다. 신 목사님이 사모님과 함께 훈련원으로 들어서자마자 한쪽으로 가서 단도직입적으로 제안을 했습니다.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라 좀 당혹스럽긴 하지만 섬기는 자리이니 맡겠다고 해서 명쾌하게 정리되었습니다.

그 외에 부회장 후보로 몇 사람을 떠올리고 대화에 들어갔습니다. 여성 부회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어 사랑이있는교회 이의숙 목사님에게 요청했지만 남편 정영춘 목사님이 회장을 역임했다는 이유로 완강하게 고사했습니다. 또 교섭 대상에 오른 정승훈 목사님은 이미 과거에 부회장을 한 번 역임했다며 고사해서 성사되지를 못했습니다. 최종적으로 확정된 임원은 이렇습니다. 회장 신만교 목사(화평교회), 부회장 박영복 목사(평강교회) 박용곤 목사(성도교회) 이명재 목사(덕천교회) 김신식 목사(비하교회) 김형찬 목사(세계로교회), 총무 박대우 목사(찬양교회) 그리고 고문으로 정연성 목사(중부교회) 한남기 목사(성신교회). 지역과 연배 그리고 교단과 바나바훈련원에 대한 애정 등을 두루 고려하여 인선된 임원단입니다.

▲ 바나바훈련원의 장래 희망이자 한국 교계의 희망이기도 한 캠퍼스 바나바 훈련 청년들. 이들은 코미멀 컨퍼런스 기간 중 맑고 밝은 섬김으로 분위기를 풋풋하게 만들었다. 이강천 목사님을 중심으로 행사 끝나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사진 제공 이명재)

젊음이 있는 곳에는 희망이 보입니다. 비록 지금 좀 연약하더라도 어린 학생과 젊은 청년들로 왁자지껄한 교회는 무한한 발전 가능성이 있습니다. 좀 언짢게 여길 분들이 있을지 모르지만 이번 코미멀 컨퍼런스에 캠바훈(캠퍼스 바나바 훈련, 대표 간사 유정민 목사)의 청년들이 없었다면 무미건조하고 침체된 분위기를 벗어나지 못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 젊은이들은 접수에서 뒤 청소까지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고 기쁘게 해냈습니다. 요즘 젊은이들을 보고 실망할 때가 많습니다. 자기밖에 모르는 철부지들로만 보일 때 그렇습니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고 이웃과 더불어 살도록 만들어진 존재인데 이웃과의 나눔 없이 혼자만을 생각하는 아이들을 볼 때 암울한 먹구름이 몰려오는 것 같아 염려됩니다.

그런데 이렇게 깜찍하고 신선한 청년들이 있다니요. 이들을 보면서 실망을 접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한 편 부끄러움을 느끼게 됩니다. 이들은 성령의 검으로 무장한 젊은 그리스도인들입니다. 가정에서 또 학교에서뿐 아니라 만나는 사람이면 누구에게나 복음을 전하며 천국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이강천 목사님도 캠바훈 청년들을 보면서 미처 생각지도 못하고 감히 실천하지 못했던 것을 후임 김정호 목사가 캠바훈을 통해 해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이들은 열방을 가슴에 품고 지금 국내외 대학교(캠퍼스) 12개 대학에서 복음을 전파하고 있고 앞으로 더 많은 대학에 들어가 불신자들과 실족자들을 구원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이들을 보면서 든든한 마음을 갖게 되는 것은 저뿐이 아닐 것입니다.

▲ 코미멀 컨퍼런스가 끝나고 참석자 일동이 바나바훈련원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80여 명이 참석했지만 일이 있어 중간에 간 사람들이 빠져 있어 아쉽다. 내년 컨퍼런스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와서 더 큰 은혜를 받는 성령의 도가니가 되면 좋겠다. (사진 제공 이명재)

이번 행사를 치르는 데는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참석자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전국 각지에서 거리의 장단을 따지지 않고 참석하신 분들의 마음은 오직 하나였습니다. 하나님께 보다 더 가까이 다가서려는 마음, 그것이 바나바훈련원으로 향하게 만들었습니다. 선교사로 사역을 하고 있는 분들, 또 부름 받아 낯선 선교지로 곧 출발한 선교사님들도 있었습니다. 캠바훈 청년들의 맑고 밝은 섬김은 컨퍼런스를 더욱 젊게 해 주었습니다. 무엇보다도 행사 재정에 도움을 손길로 함께 해 주신 목사님들께 감사의 인사 올립니다. 교회 재정이 넉넉하지 않을 작은 교회 목사님들의 사랑은 컨퍼런스 기간 내내 큰 힘이 되었습니다.

행사에 참석하고 싶지만 갑작스런 일이 생겨 부득이 불참할 수밖에 없다는 한 원로 목사님은 찬조금을 보내 주셨고, 두메산골 작은 교회 목사님도 함께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행사비용을 보내 왔습니다. 사랑은 나눔에서 나온다는 말은 진실에 가깝습니다. 나눔 있는 컨퍼런스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했습니다. 평강교회 박아론 목사님은 참석자들에게 남해안 청정 미역을 선물로 준비했고, 하늘소망교회 김성환 목사님은 행운목을 가지고 와서 참석자들에게 일일이 나누어 주었습니다. 바나바훈련원, 엄마의 품과도 같은 따뜻함을 느끼게 합니다. 엄마의 품은 하나님께서 준비해 주신 품입니다. 그래서 더 따사롭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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