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도 사람이 없나

요즘 들어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실감난다. 최근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건들을 볼 때마다 썩소(쓴 미소)가 나온다.

나라꼴이 말이 아니다. 도대체 청기와 집에서 사는 사람들은 어느 별에서 온 사람들인지 궁금하다. 세월호 사고 이후, '이제는 저들도 귀가 좀 열리겠지' 하는 기대감도 있었다.

현 정부는 이 큰 상처를 보듬는 차원에서 사회 통합적인 국민 정서를 조금은 읽을 줄 알았다. 온 국민이 상주가 되어 '세월호' 참사 현장을 바라보며 함께 울었기에 말이다.

유가족들은 눈을 뜨고 발을 동동거리면서 자식과 부모와 형제가 산채로 바다에 수장되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먹이사슬에 얽매인 '관피아'의 사슬에서 비통함을 감수해야 했다. 참사의 현장 팽목항에서는 지금도 망망 바다를 향해 가족의 이름을 부르며 통곡하고 있지 않은가.

지배자들은 유가족의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정부의 진실성이 점점 멀어져 가는 것만 같아 안타깝다.

내 뜻이 바로 하나님의 뜻

이번 문창극 총리 예정자 발표를 통해서 국민은 또다시 절망과 분노로 끓어오르고 있다. 철저한 연기력과 정치꾼들의 '끼리끼리' 인사는 여전히 한 치의 변함도 없이 현 정권 유지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대한민국에 그렇게도 사람이 없단 말인가!

국가 개조를 내세우며 흘렸던 박대통령의 눈물이 채 마르기도 전에 '불통 인사'는 변함없이 진행되었다. 진정한 지도자의 귀와 눈은 듣고 싶은 소리와 보고 싶은 것만 보라는 것은 아닐 텐데, 그저 한숨만 나온다.

요즘 들어 듣기 싫은 소리와 보기 싫은 사람도 함께할 줄 아는 지도자가 사무치게 그리운 시절이다 .

문창극이 누구인가? 지금 여론과 SNS에서 그의 과거사 발언이 떴다. 이사람 역시 개신교 장로다. 그는 지난 역사의 모든 고통과 혼란을 단 한마디로 표현했다. "모든 것은 하나님의 뜻이었다"로 답을 내렸다.

그의 답이 신통방통한 응답인지는 모르겠지만, 왠지 벗겨진 이마를 한 대 쥐어박고 싶은 심정이다.

이것이 바로 보수 기독교인들의 교만의 극치를 보여 주는 현장이다. 이들은 사회적인 지위를 이용해 자신의 개인적인 신앙 잣대를 내세운다. 마치 예언자처럼 역사를 넘나들며 지껄이지만 멍멍 개소리만도 못하게 들린다.

멍멍개는 집이라도 지키면서 짖어 대지만, 철없는 개는 여러 가지 문제가 심각하다. 결국 사회 전체를 심각하게 병들게 만들기에 응징의 대상일 수밖에 없다.

하나님의 뜻은 낮은 곳에

대한민국의 힘은 오직 인적 자원뿐이다. 이 땅과 지구촌 곳곳에 수많은 인재들이 있다. 더 이상 인적 자원을 땅에 묻지 말아야 한다. 이제 그만 '측근 정치, 수첩 인사, 보은 정치'에서 벗어날 때도 되지 않았는가.

그동안 '하나님의 뜻'을 내세워 한국교회는 초대형화, 조직화되어 미쳐 날뛰었다. 대형화된 교회 지배자들은 나이가 들수록 더 미쳐 그들의 행위와 언어가 사회의 좀비로 전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문 장로 역시 대형화가 낳은 상품과 같다. 세상 시각으로는 개독교로 보이지만, 대형 교회 입장에서는 당연히 홍보 가치가 있다. 장로 계급장을 달고 강대상을 누비며 세상과 교회 입맛에 맞추어 "하나님의 뜻이다" 외치고 다니기에 설득력도 얻는다.

과거사 발언이라지만, 그 당시 어떤 목사도 그의 발언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그의 역사관과 신앙관 모두를 아멘으로 받은 격이다. 참으로 부끄러운 개신교 모습이다.

더욱 참담한 것은 문 장로는 언론사를 고발하겠다고 맞섰다. 아마도 박 엄마, 김 엄마 등 엄마들 배경도 든든한 것 같다.

그의 말대로라면 이 모든 것들도 하나님의 뜻이 아니겠는가. 그는 지금 자칭 의인이 되어 사방에 우겨 싸임을 당한 것 같을 것이다.

그에게 이 말씀을 묵상하라 하고 싶다.

"의를 위하여 핍박을 받는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저의 것임이도다."

그가 진정한 하늘의 의를 깨닫는다면 천국이 자신의 것도 될 수 있다. 그러나 한 가지 큰 걱정도 따른다. 문 장로는 땅의 의를 내세워 발끈하기에 자칫하면 천국도 미분양 사태가 발생하기에 말이다.

앞으로 벌어질 사태가 볼만한 구경거리지만, 왜 이다지 마음은 불편한지 모르겠다. 저런 부류들이 갖고 있는 역사관과 민족관은 대부분 같은 수준이기에 더욱 갈등만이 예견된다.

그들은 항상 기득권을 잡기 위해서 명분도 잊지 않는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또한 국민행복을 위해서"라 외쳤다. 그러나 작금의 현실을 보라. 진정 기득권자들이 국민 누구를 위해서, 국가를 위해서 무슨 짓을 했는가를….

과거 역사와 민족사를 부정하는 자를 감싸고도는 당리당략이 가소롭기까지 하다. 지금껏 기득권만이 누리며 끌어 주고, 잡아 주고, 심어 주며 '끼리끼리' 누리면서 그것도 부족해 자자손손 누리기 위해 내 사람, 내 편만을 심고 있기에 절망감마저 든다.

과연 이 나라 젊은이들이 누굴 위해 목숨 바쳐 나라에 충성하려 하겠는가. 젊은이가 떠나는 나라는 미래가 캄캄하다. 대한민국을 국제 망신 줄에 올려놓은 기득권층에 실망하고 돌아서는 발길들이 어디로 향하겠는가.

필자는 참으로 한심한 그들만의 세계를 향해 꼭 한마디해 주고 싶다.

그렇게도 사람이 없다면 '하나님의 뜻'에 한번 맡겨 보라고. 그러나 진정한 '하나님의 뜻'은 고통과 아픔이 있는 곳에 함께하심을 기억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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