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일교회 송태근 목사가 교회 60주년 창립 세미나에 CCC 박성민 대표를 강사로 초청해 비판받고 있다. 과거 교회개혁실천운동에 참여했던 송 목사가 한국교회의 대표적인 '세습' 인사를 초청했기 때문이다. 이 세미나에서 박 대표는 '캠퍼스 사역의 현주소와 대안'이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삼일교회 홈페이지 갈무리)

교회 개혁 운동에 앞장섰던 송태근 목사의 최근 행보를 두고 비판하는 여론이 SNS를 달궜다. 3월 4일 교회 설립 60주년을 맞아 개최한 세미나에 한국대학생선교회(CCC)를 세습한 박성민 대표를 강사로 초청한 것이 시발점이 됐다. 개혁 진영 인사들은 송 목사가 CCC를 세습한 박 대표를 교회의 공적 행사에 초청한 것은 상식적인 결정이 아니라고 비판했다. 더불어 지난 2월 24일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와 함께 축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판의 강도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삼일교회는 3월 4일 설립 60주년을 기념하는 '다음 세대 특별 세미나'를 개최했다. 송태근 목사는 한 언론에서 "한국교회 다음 세대 사역의 현주소를 냉정하게 진단하고, 발전적 대안을 모색하는 자리로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 세미나에서 CCC 박성민 대표는 '캠퍼스 사역의 현주소와 대안'이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온라인을 중심으로 송 목사를 비판하는 여론이 확산했다. 양화진문화원 지강유철 선임연구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신앙인에게 교회 세습 반대는 "건전한 교양이자 상식"이라고 언급하며, 장인의 대표직을 물려받은 박성민 대표를 교회의 공적 행사에 초청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송 목사가 오랫동안 교회 개혁 단체에 이름을 올리고 활동한 그 목사가 맞나 싶을 정도라며, "가히 상식의 파괴이고 교양의 실종"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진오 목사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CCC의 세습은 한국교회를 본격적인 세습으로 이끈 사건이었다며, 당시 교회개혁실천연대(개혁연대)의 집행위원으로 있었던 송 목사가 박 대표를 초청한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의 글 아래에는 송 목사를 비판하는 댓글이 쇄도했다.

여기에 송 목사가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와 함께 축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판 여론은 더욱 거세졌다. 삼일교회와 사랑의교회 교역자들은 지난 2월 24일 서울시 용산구 효창운동장에서 친목을 다지는 축구 경기를 했다. 이는 사랑의교회가 제작하는 교회 신문에 기사로 올라왔고, 송 목사와 오 목사가 웃으면서 나란히 어깨동무한 사진도 게재됐다.

페이스북에는 송 목사가 논문 표절 및 재정 의혹 등이 명확히 해소되지 않은 오 목사와 공개적인 만남을 가진 것을 성토하는 글이 많았다. 어떤 이들은 작년 오 목사의 강단 복귀 이후 격려의 자리가 되었던 '회복 예배'에도 송 목사가 참여한 사실을 언급하며 "그 나물에 그 밥", "유유상종"이라고 비판했다.

송태근 목사는 자신이 신중하지 못했다며,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송 목사는 창립 기념 세미나를 기획한 사람이 박성민 대표를 초청한다고 했을 때, 이런 논란이 벌어질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했다. 단순히 한국교회 청년들을 위해 수고하는 분들을 초청해 만남의 장을 한번 열어 보자는 취지였다고 했다.

사랑의교회와 축구 경기를 한 것도 공식적인 행사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송 목사는 양 교회 부교역자들 사이에서 축구 한판 하자는 의기투합이 있었고, 자신은 순수하게 운동하자는 생각에서 함께 했다고 했다. 그런데 막상 도착해 보니, 사랑의교회 취재 팀이 나와 사진을 찍고 기사를 쓰는 등 공식 행사처럼 되어 불편했다고 말했다. 작년 논란이 됐던 '회복 예배'도 이런 식이었는데, 번번이 이렇게 엮여 답답하다는 속내를 털어놨다. 

▲ 사랑의교회가 제작·운영하는 교회 신문은 3월 4일 삼일교회와 사랑의교회 교역자들이 친목을 다지는 축구 경기를 했다고 보도했다. 기사에는 송태근 목사와 오정현 목사가 함께 찍은 사진도 올라왔다. SNS에서는 송 목사가 논문 표절 및 재정 의혹 등이 명확히 해소되지 않은 오 목사와 공개적인 행사를 치른 것을 비판하는 여론이 들끓었다. 논란이 커지자, 사랑의교회는 기사를 곧장 내렸다. (갓피아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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