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단 종교인 전능신교가 주요 일간지에 자신들의 교리를 광고하고 있다. 사진은 '중화 대륙에 말씀이 육신이 되어 재림했다'는 내용의 <중앙일보> 5월 4일 자 전면 광고. ⓒ뉴스앤조이 한경민

중국에서 넘어온 사이비 종교 '전능하신하나님교회(전능신교)'가 주요 일간지 전면 광고로 대대적인 포교 활동을 벌이고 있다. '중화 대륙에서 말씀이 육신이 되어 재림했다', '예수의 사역은 하나님의 구속 사역의 절반만 완료하였다', '하나님이 땅에 와서 그의 육신의 생애를 시작하였다'(<중앙일보> 5월 4일 자 광고) 등의 내용이 담긴 광고는 1월부터 주요 일간지에 100회 이상(<조선일보> 16회, <중앙일보> 10회, <동아일보> 24회 등) 실렸다.

자신을 조선족이라 밝힌 전능신교 관계자는 이들이 현재 전 세계적으로 광고를 하고 있으며, 그 비용으로 하루에 1억 이상을 지출한다고 했다. 막대한 자금을 어디서 구했을까. 관계자는 중국의 돈 많은 신자들이 기부한 것이라며, 주요 일간지를 통한 대규모 광고 덕분에 전국에서 문의 전화가 많이 오고 있다고 했다.

전능신교는 중국에서 '동방번개'로 불리는 이단 종교다. 중국 정부는 '2012년 12월 21일에 지구가 멸망한다'는 종말론으로 사회 불안을 부추긴 혐의로 전능신교 신도 1000여 명을 지난 12월 체포한 바 있다(<교회와 신앙> 2월 6일 보도). 전능신교는 중국에 있는 수많은 사이비 단체 중 하나지만, 교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들의 포교 수법이 한국교회에 위협을 주고 있는 신천지와 비슷하고, 막대한 자금을 동원해 대대적인 포교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 교회언론회는 2월 1일 전능신교에 대한 보도 자료를 발표했다. 교회언론회는 전능신교가 1월 12일 조선일보를 시작해 31일까지 주요 일간지에서만 18회 광고를 냈다고 했다. (한국교회언론회 홈페이지 보도 자료 게시판 갈무리)

전능신교의 언론 광고가 거세지자 한국교회언론회(교회언론회)는 2월 보도 자료를 내고 전능신교의 위험성을 알렸다. 교회언론회는 전능신교가 광고할 때 발췌했다는 <말씀이 육신에서 나타남>이라는 책이 중국 동방번개 경전인 <말씀이 육신이 되어 현현하다>(話在肉身顯現)와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고, 자신들이 신봉하는 '전능신을 믿어야만 구원을 받는다'는 것을 선전하여, 중국 내에서 상당한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동방번개파의 발기인은 중국 흑룡강성 출신의 조유산(趙維山)으로, 그는 중국의 또 다른 사이비 종교인 호함파(呼喊派)의 교주 이상수에게 총애를 받았으나, 1989년 이곳을 탈퇴하여 1990년 동방번개파를 새롭게 조직한 것이라고 했다.

전능신교 본부가 있는 서울 구로동의 조선족 교회들은 이미 전능신교를 알고 있다고 했다. 중국동포교회 김해성 목사는 신문 광고를 본 교인들의 말을 빌려 전능신교가 중국에서 넘어온 동방번개이며, 중국에서는 무서운 이단으로 유명하다고 했다. 김 목사는 전능신교가 중국에서 '사교'로 규정돼 집중 단속되자 한국으로 넘어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선족 사이에서는 유명한 이단이지만, 주변의 다른 교회들은 전능신교에 대해 깜깜했다. 기자와의 통화에서 대부분 교회들이 "그런 곳이 근처에 있었는지 몰랐다", "신문을 잘 보지 않아 몰랐다"고 말했고, 아직까지 교인들이 전능신교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고 했다.

일반 언론사들은 전능신교의 문제점을 몰랐을까. 광고를 수주할 때 심의를 거친다는 각 언론사의 광고국 직원들은 모른다는 답으로 일관했다. "광고주의 정보를 알려 줄 수 없다"고 말하는 언론사도 있었다.

교회언론회는 일반 언론사에 두 차례 공문을 보내 전능신교 광고를 중지해 달라고 요청했다. 지난 1월 23일에는 ‘혹세무민하는 자들에게 입지를 넓혀 주고, 언론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을 감안해 광고를 중지할 것'을 요청했다. 공문을 보낸 후에도 전능신교 광고가 계속 나오자, 교회언론회는 5월 1일 재차 보도 자료를 냈다. 같은 달 8일에도 조·중·동을 포함한 일반 언론사에 공문을 보내 광고를 싣지 말아 달라고 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답신이 없는 상태다.

심만섭 교회언론회 사무국장은 "한국교회가 이단으로 규정한 단체를 일반 언론사가 광고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며 일반 언론사의 무분별한 광고 수주에 우려를 표명했다. 일례로 교주와 여신도의 성관계를 교리화한 '창기 십자가론'으로 파문을 일으켰던 돌나라 박명호 씨의 설교가 1월 19일 <동아일보>와 <경향신문>, 그리고 <중앙일보>에 전면 광고로 실리기도 했다. 심 목사는 "과거에는 일반 언론사들이 교계 광고를 받을 때 신중하게 검토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광고 대상에 대한 검증 없이 (광고를) 실어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능신교는 현재 형식적인 주일예배 없이 수시로 예배를 드리고 있으며, 지하철역 근처 거리에서 포교 활동을 하고 있다. 전능신교 관계자는 "앞으로는 정기적인 광고 계약을 맺고 포교 활동을 이어 갈 것"이라고 했다.

서울 구로동에 있는 전능신교 빌딩. 주변 인근에는 이 빌딩보다 높은 건물이 없을 정도로 한적하다. 가산디지털단지역에서 도보로 15분 정도 걸리는 이곳은 전능신교가 작년에 매입해 거점으로 삼고 있다. ⓒ뉴스앤조이 한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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