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목사다. 내가 끔찍이도 사랑하는 성경에는, 동성을 향한 사랑은 신이 원하는 바가 아니라고 분명하게 적혀 있다.

만약, 나의 고등학생인 나의 딸이 나에게 자신이 동성애자라고 고백한다면,
나는 한동안을 눈물로 밤을 새우며 내가 신뢰하는 신 앞에 무릎을 꿇어 기도할 것이다. 그리고 딸에게 아직 성인이 되지 않았으니, 아직 너의 마음을 정하지 말라고 간곡하게 눈물로 부탁할 것이다. 나는 내 딸이 언제부터 그런 마음을 갖게 되었는지, 누구를 좋아했는지… 조심스럽게 또 조심스럽게 묻고 알아 갈 것이다.

그러나, 만약 내 딸이 동성애자라는 사실 때문에, 고등학교가 내 딸에게 교육의 기회를 빼앗아가려 한다면, 나는 온 힘을 다하여 저항할 것이다. 학교와, 교육청, 교육감, 정부 부처, 청와대, 국민권익위를 쫓아다니며, 나의 딸이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위해 싸우리라.

만약 나의 대학생인 딸이 여전히 동성애자라고 고백한다면
나는 여전히 한동안을 눈물로 밤을 새우며 내가 신뢰하는 신 앞에 무릎을 꿇어 기도할 것이다. 그리고, 딸의 손을 잡고 병원도 다녀 보고, 상담 치료도 받아 보며, 그녀에게 아직도 너는 너의 성적 지향을 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득하며 딸의 마음을 붙잡으려 할 것이다.

그러나, 만약, 내 딸이 동성애자라는 사실 때문에, 대학 졸업 후, 취업의 기회를 주지 않는다면, 나는 온 힘을 다하여 저항할 것이다. 회사 앞에서 1인 시위도 할 수 있고, 경총과 노동조합을 찾아다니며 모든 사람은 취업에 있어서 평등한 권리가 있다는 것을 알릴 것이다. 대통령에게 편지를 쓰고, 각 기업의 인사 책임자들과 간담회도 해 보겠다. 만약, 그래도 되지 않는다면 사법부의 판단마저 찾아볼 것이다. 나는 내 딸의 노동의 권리를 위해 싸우리라.

만약, 나의 다 커 버린 딸이 여전히 동성애자라고 고백한다면,
나는 여전히 한동안을 눈물로 밤을 새우며 내가 신뢰하는 신 앞에 무릎을 꿇어 기도할 것이다. 그리고, 내 딸이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 그 사람을 설득도 해 볼 것이다. 만약 나의 딸이 끝내 자신의 성적 지향을 포기하지 못한다면, 나는 마지막으로 내 딸에게 결혼을 하지 않는 수녀와 같은 삶을 설득해 볼 것이다. 눈물로 부탁해 볼 것이다.

그러나, 만약 내 딸이 동성애자라는 사실 때문에, 주변 사람들이 내 딸에게 돌을 던진다면, 나는 기꺼이 그 돌을 대신 맞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에게 저항할 것이다. 그녀는 여전히 하나님이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그리고 내 딸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던지는 돌도 맞을 것이다. 그 사람 또한 하나님이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이 세상은 평범치 않은 성적 지향성 때문에 더 모진 매를 맞을 수는 없다고 말할 것이다.

나는 많은 눈물을 흘릴 것이다. 나는 언제나 무릎을 꿇어 나의 신에게 간절히 기도할 것이다. 내 딸이 멋지고 강인한 남자를 사랑하게 해 달라고… 나는 그러할 것이다.
그러나, 그 눈물 많은 눈을 부릅뜨고, 꺾여 버린 무릎을 곧추세워 나는 내 딸이 겪어야 할 불평등, 손가락질, 돌팔매를 향하여 끝내 싸우리라. 끝내 싸우리라. 결단코 포기하지 않으리라.

나의 생애 마지막 날, 여전히 내 딸이 동성애자로 살아가고 있다면,
나는 최후의 힘으로 기도할 것이다. 주님, 나의 딸을 불쌍히 여겨 주소서. 내 딸의 삶을 주님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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