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 조세형이 또 한 건 했다. 십여 년 전에 일본에서 좀도둑처럼 집을 털다가 붙잡힌 바 있어서 주위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는데, 어제 뉴스에 의하면 서초동의 한 빌라를 털다가 다시 경찰에 잡혔다고 한다.

훔친 물건을 가난한 자들에게 나누어 주어 대도(大盜)라고 칭해졌던 조세형 씨가 세간의 주목을 끌게 된 것은 그가 출소 후에 신학을 공부하여 목사가 되었다는 사실이다. 복음은 아무리 흉악한 범죄인이라도 개과천선시킬 수 있다는 살아 있는 증거로서 대도 조세형은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그의 이야기를 보도한 동아일보 기사에 의하면, 1년 전에 한 무속인에게 사기를 당했다고도 하고, 장안동에는 내연녀가 있다고 하기도 하고, 절도 행각이 한두 번이 아니라 2004년에도 검거된 바 있고, 2011년에는 강도 상해 혐의를 받은 바 있다고도 하니, 과연 그가 목사로서의 자격은 물론이고 정말로 회심한 것이 진심이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발각되지 않은 여죄까지 생각한다면 말이다. 솔직히 나는 모르겠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의 마음은 모른다고 하지 않던가? 회심이 삶의 열매로 나타나지 않는다면 과연 믿음이 있는지 그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약 2:26).

물론 우리가 회심하는 그 순간 완벽하게 변화되어 성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성화의 과정은 우리가 하나님 앞에 서는 그날까지 이루어져야 하는 믿음의 싸움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회심 이후에도 죄를 지을 수 있고, 예전의 잘못으로 돌아가는 일이 종종 발생할 수 있다. "하나님께로부터 난 자마다 죄를 짓지 아니한다"는 요한일서 3:9는 회심 이후에는 단 한 번도 죄를 지을 수 없다는 의미가 아니라, '계속해서' 죄를 지을 수 없다는 의미이다. 그런 점에서 나는 그의 회심의 진정성을 의심하기는 하지만, 그의 회심이 거짓이었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그가 거짓으로 회심하였고, 기독교를 방패로 삼아 자신의 이득을 얻는 수단으로 삼았을 가능성이 없지 않으며, 교회가 거기에 철저하게 농락당했을 수 있지만 말이다.

문제는 교회의 대응이다. 전과자를 회심시키는 것까지는 바람직한 것이지만, 그들을 무분별하게 목사로 안수하여 교회에서 활용하는 방식은 크게 잘못되었다. 우리의 문제는 회심을 유도하는 것이 바로 목사가 되는 것으로 너무나도 쉽게 연결된다는 것이다. 불교의 스님도, 무당도, 전과자도, 행실이 별로 좋지 못했던 유명인들도 기독교 신앙을 가진 후에 곧바로 교회의 지도자로 세워지는 것이 오늘날 한국교회의 자화상이다. 성경은 목사의 자격을 아주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는데, 그러한 규정을 전혀 따르지 않고 무자격 목사들을 남발하고 있는 것이다. 복음은 이런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킬 간증자가 없어도 충분히 능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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