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호 목사님이 2월 15일자 페이스북 글에서 "독이 깨지는 손해를 무릅쓰고라도 쥐를 잡으면 교회는 살 것"이고, "쥐를 살려 주면 그 쥐 때문에 교회는 무너지게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저는 이 말에 100% 동감합니다.

하지만 오정현 목사님이 정말 우리가 때려잡아야 할 쥐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분명 논문에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학교에서 어떤 식으로 결론을 내리든 말입니다. 그리고 논문 문제로 의혹을 받을 때 했던 말들은 그분의 발목을 붙잡고 있음에 틀림없습니다. 솔직하게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셨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리고 논문 문제를 지적하고 있는 분들을 매도하지 않으셨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하지만 오정현 목사님은 우리가 때려잡아야 할 쥐가 아니라, 좀 더 성숙한 그리스도인으로 돌보아 주어야 할 보편적 교회의 신도입니다.

나는 교회가 영적인 성숙을 서로 돕기 위해 존재한다고 믿습니다. 교회의 신도 가운데 누군가가 잘못하는 일이 드러난다면, 적절한 과정을 통해서 신앙적으로 성숙해지는 모습으로 변화되도록 교회가 도와주어야 하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리고 목사도 교회라는 공동체를 통하여 영적으로 성숙해야 할 사람이라고 믿습니다.

우리는 교회 내의 신도들을 때려잡아야 할 쥐인가 아닌가로 보아서는 안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교회 내의 신도들은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에 이르기까지 성장의 단계 가운데 있는 사람들입니다. 자녀들이 잘못했다고 해서 홧김에 강한 체벌을 했다가 아이가 죽었다는 정말 서글픈 뉴스를 간혹 접하곤 하는데, 교회 내에서 그렇게 해서는 안 됩니다. 교회 내의 신도는 쥐가 아니라, 그 직분이 무엇이든지 모두 성장이 필요한 아이입니다.

하나님 앞에서 모든 죄는 모두 악한 것이며 영원한 형벌을 받을 만한 것이라는 점에서는 경중이 없습니다. 하지만 어떤 죄를 지었을 때에는 경고로만 지나가야 할 것이 있고, 어떤 죄를 지었을 때에는 심한 책벌을 해야 하는 등 실제적으로 죄에는 경중이 존재합니다. 그래서 마음속으로 음란한 생각을 했다면 하나님 앞에서 회개할 죄이긴 하지만 교회가 공적으로 벌을 내리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실제적으로 간음의 죄를 저질렀다면 교회가 적절하게 치리해야 할 것입니다.

나는 오정현 목사님의 잘못이 적지 않다는 것을 압니다. 하지만 반드시 잡아서 죽여야 할 쥐는 아닙니다. 나는 사랑의교회 당회가 이 점을 분명하게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김동호 목사님의 말씀처럼 장독을 깨트리지 않기 위해서 사랑의교회가 쥐를 감싸고도는 형국이라면 안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쥐가 득실거리는 장독밖에 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교회로서의 사명을 가지고 사람을 살리고 온전하게 하기 위하여 결론을 내릴 수 있기를 소망해 봅니다.

이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내게 무슨 해법을 내놓으라 하면 나에게도 답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 해법을 가지고 고민하는 것이 교회의 역할입니다. 삐뚤어진 사춘기의 자녀를 바로잡기 위해서 고민하며 울부짖어야 하는 부모처럼, 교회는 그 신도를 바로잡기 위해서 고민해야 합니다. 나는 사랑의교회가 결코 쉽지 않았던 고민의 결과를 내어놓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우리는 이 사건을 통해서 우리가 얼마나 연약한 죄인인가를 다시 한 번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다윗이 그러했던 것처럼 우리는 쉽게 범죄하고, 또 그러한 범죄를 덮어 버리기 위해서 또 다른 범죄를 저지를 수밖에 없는 죄인임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마 나도 그렇게 코너에 몰리면 내 죄를 숨기고 싶어서 똑같은 행위를 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이 오셨습니다. 나와 같은 죄인을 구원하시기 위해서 십자가에서 피를 흘려 주셨습니다. 그래서 우리에겐 예수님밖에는 소망이 없습니다.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