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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공유'로 희년 실천하는 양평 평화마을

[인터뷰] 방인성 목사 "희년은 그리스도인 삶의 원리"…쉼터·일터·샘터에서 삶·일·문화 공유

   
▲ 함께여는교회 방인성 목사는 성서의 희년 정신을 교회와 사회에 실현하는 것에 관심을 가져 왔다. 희년에 대한 관심은 경기도 양평에 평화마을 공동체를 세우는 꿈으로 이어졌다. ⓒ뉴스앤조이 임안섭

함께여는교회 방인성 목사는 교회에서 목회자이자 사회 선교사로 불린다. '평등·평화' 목회 철학으로 교회를 섬기는 일과 동시에, 세상의 어두운 곳을 찾아가는 일에도 게을리하지 않기 때문이다. 방 목사는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섬기며 화평을 이룬 예수님의 삶을 따르는 것일 뿐"이라고 이야기한다. 이러한 방 목사의 목회 방침은 예배당 없는 교회 운영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방 목사는 성서의 희년 정신을 교회와 사회에 실현하는 것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특히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이 주신 것을 공유하는 '희년'을 실천하며 살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성경에 등장하는 희년은 땅을 잃어버린 자, 빚진 자들에게 새 출발을 알리는 해이다. 방 목사는 과거 성터교회에서 목회할 당시, 교회가 지역에 자리 잡은 지 50년 되던 해 교인들에게 주변에 돈을 빌려 주고 오랜 기간 못 받은 사람이 있다면 빚을 삭쳐 주자고 제안했다. 이에 실제로 부채 탕감을 실천한 교인들이 있었다.

희년에 대한 관심은 공동체를 세우는 꿈으로 이어졌다. 방 목사는 교인에게 기증받은 경기도 양평의 땅에 평화마을을 만들어 토지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마을에 입주를 원하는 사람들은 일정한 토지 임대료를 내면 집을 지을 수 있다. 여기서 나오는 토지 임대료는 장기적으로 공동체의 공적인 재정으로 활용하려고 한다.

방 목사는 평화마을 안에 소외된 이들을 위한 '쉼터', 대안적으로 살고자 하는 사람들이 모여 생활하는 '일터', 문화 공간으로 사용하는 '샘터'를 지을 예정이다. 이 중 쉼터는 지난 1월 중순 완공했다. 통일 후 한반도 땅에 희년 정신을 실현하고자 하는 청년들이 매달 한 번씩 모여 일터를 만들 준비를 하고 있다. 다섯 가구로 구성되어 있고, 대부분 '희년함께'라는 단체 회원들이다. 이들은 통일을 준비하며 평화마을에서 미리 희년 공동체를 시도해 볼 생각이다.

3월 중순에는 함께여는교회 권사 두 명과 한 명의 장애 여성이 쉼터에 입주한다. 방 목사도 목회를 그만두면 아내와 함께 쉼터로 거처를 옮기려고 한다. 은퇴하기 전까지는 양평과 서울을 오가면서 지낸다. 쉼터에 사는 이들은 혈연을 넘어서는 새 가족으로 살게 된다. 성서의 가르침에 따라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는 방 목사를 지난 1월 31일 만났다.

   
▲ 방인성 목사는 평등·평화 목회 철학으로 교회를 섬기는 일과 동시에, 희년 정신을 세상의 어두운 곳에 뿌리내리는 활동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뉴스앤조이 임안섭
- 그동안 목회뿐 아니라 사회참여에도 관심을 가지고 활동해 왔다. 어떤 관점을 가지고 사역을 해 왔나.

"평등과 평화에 관심을 두고 목회해 왔다. 예수님이 이 땅에서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섬기면서 화평을 이뤘다. 교회 안에서나 사회에서 가장 약한 자를 섬기며 평등한 관계를 세우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많이 가진 사람과 적게 가진 사람, 많이 배운 사람과 적게 배운 사람, 남자나 여자, 노인이나 어린 아이 등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평화를 경험해야 한다.

한국 사회는 평등과 평화가 깨져 있는 상황이다. 남북 분단뿐 아니라 지역주의, 학벌 문제, 빈부 양극화 등으로 심한 갈등을 겪고 있다. 하나님과 우리를 화목하게 하고 이웃과 이웃을 화평하게 한 예수님의 복음으로 사회 갈등을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사역을 해 왔다.

현재 함께여는교회에서 목회하고 있다. 또한 하나누리·희년함께·교회개혁실천연대·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교회에서 말씀을 전하고, 성도들을 심방하는 목회뿐 아니라 사회의 아픔이 있는 현장을 찾거나 세상을 섬기는 사역도 하고 있다. 교회가 세상 속으로 들어가서 섬기고, 구조의 문제까지 들여다보면서 하나님나라를 세우는 것이 교회의 건강성을 지키는 길이다. 교인들도 이것을 공감하면서 사회 선교 활동에 참여하기도 한다. 교인들은 내가 용산 참사 현장 등에 갈 때 사회 선교사로 파송해 주고 있다."


- 성서의 희년 정신을 강조하며 사역을 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

"희년은 하나님나라 백성들의 삶의 원리라고 본다. 평화의 복음이기도 하다. 희년은 50년마다 돌아오는 해방과 기쁨의 해인데, 그때 공평하게 자기 땅을 돌려받는다. 하나님이 주신 것을 평등하게 공유하는 원리다.

사람이 살면서 빚을 지거나 사고를 당해 자기 땅이 없어지면 자유를 잃고, 가난해지게 된다. 이런 상태를 계속 방치하지 않고 회복하는 것이 하나님나라의 경제적 원리다. 희년이 되면 잃어버린 땅을 돌려받고, 빚진 것이 탕감되어 모두 새 출발을 할 수 있다.

희년 원리를 우리 사회에 적용해 정의와 평화가 회복되길 바라며 아픔이 있는 현장에 동참하고 있다. 용산 참사는 땅에 대한 탐욕을 제어할 수 없는 개발업자들이 세입자들을 몰아내는 과정에서 희생자가 발생한 일이다. 대안은 희년의 경제 구조를 제도화하는 것이다."


   
▲ 방인성 목사는 교회 집사에게 기증받은 경기도 양평에 있는 1000평 정도의 땅에 평화마을을 만들고 있다. 평화마을은 토지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사진은 평화마을 부지. (사진 제공 평화마을)

- 희년을 실천하고자 힘써 오면서 공동체에 대한 꿈이 자리 잡지 않았을까. 평화마을 건립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희년의 주인공으로 오신 예수님은 가난하고 힘든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졌다. 평소에 목회를 그만두면 소외된 사람들과 함께 살면 좋겠다는 꿈을 교인들에게 나눴다. 그러다가 뜻밖에 감사한 일이 생겼다. 한 장애 여성의 어머니인 한 권사가 집을 지으라고 돈을 기부했다. 이어 몇몇 교인들도 후원했다. 어떤 집사는 양평에 있는 1000평 정도의 땅을 기증했다.

처음에 어떻게 할지 고민하다가 그곳에서 땅을 공유하며 희년 원리를 구현해서 사는 것을 시도하기로 했다. 희년에 대한 이론이나 논리만 갖춘 게 아니라, 실제 땅을 공유하는 실천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 방인성 목사는 평화마을에서 미리 희년 공동체를 시도해 볼 생각이다. 마을에 입주를 원하는 사람들은 일정한 토지 임대료를 내면 집을 지을 수 있다. 여기서 나오는 토지 임대료는 공동체의 공적인 재정으로 활용하려고 한다. ⓒ뉴스앤조이 임안섭

- 평화마을은 어떻게 운영할 계획인가.

"땅은 사단법인 하나누리 소유로 묶어 뒀다. 입주할 사람들은 땅을 빌려 집을 지은 다음 토지 사용료인 지대(地代)를 내고 살면 된다. 땅과 건물을 모두 개인 소유로 하지 않고, 땅은 공유하고 건물은 사유하는 방식이다. 토지를 공유하면서 장기적으로 공동체가 필요로 하는 재원을 지대로 해결하려고 한다.

부동산 투기가 심해지고 불로소득이 많아지면 빈부 양극화가 심화되고 거품경제로 치닫게 된다. 하지만 땅을 공유화해서 땅 투기를 막고 토지 사용료를 공정하게 걷으면, 국가를 운영하는 재정으로 효율적으로 쓸 수 있고, 누구나 노력한 만큼 정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게 된다.

1000평의 땅에서 희년 정신을 실현하고자 한다. 땅은 하나님이 주신 선물이기 때문에 공유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평화마을에 함께하는 이들이 일군 희년 마을이 남북통일 이후 한반도에 희년 제도가 도입될 수 있는 씨앗이 되면 좋겠다."

   
▲ 평화마을은 소외된 이들을 위한 '쉼터'(사진), 대안적으로 살고자 하는 사람들이 모여 생활하는 '일터', 문화 공간으로 사용하는 '샘터'를 지을 예정이다. 이 중 쉼터는 지난 1월 중순 완공했고, 3월에 함께여는교회 권사 두 명과 한 명의 장애 여성이 쉼터에 입주한다. (사진 제공 평화마을)

- 평화마을이 어떤 공동체가 되었으면 하는가.

"평화마을은 크게 세 가지 형태로 나뉜다. 의지할 곳 없는 소외된 이들이 거주하는 쉼터, 대안적으로 살고자 하는 이들이 생활하는 일터, 다양한 문화를 누릴 수 있는 샘터를 기획하고 있다. 2층 집으로 세운 쉼터는 지난 1월 중순 완공했다. 쉼터 1층에 두 명의 권사와 한 명의 장애 여성이 3월에 입주한다. 2층은 외부 사람들이 방문했을 때 쓸 수 있는 공간이다. 나는 은퇴하기 전까지 양평과 서울을 오가면서 지내다가, 은퇴한 뒤에는 아내와 함께 쉼터로 거처를 옮길 계획이다.

일터와 샘터 건립은 더 기다려야 한다. 남북이 통일된 이후 한반도 땅에 희년 정신을 실현하고자 하는 청년들이 생활 공동체를 꿈꾸며 매달 한 번씩 모이고 있다. 샘터는 세미나를 하고, 차도 마시고, 음악회도 열고, 전시회도 하는 문화 교육 공간으로 만들 예정이다."


- 공동체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교회가 건강하기 위해 섬김과 나눔의 정신으로 세상을 섬기는 실천이 필요하다. 그렇게 해야 더불어 살아가는 대안 공동체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초대교회에서 희년 공동체가 탄생한 것처럼 한국교회가 대형화되지 않고 소외되는 사람이 생기지 않는 공동체로 나아가면 좋겠다. 공동체성이 짙은 교회들이 하나둘 생겨나 연합하면, 하나님나라를 닮은 건강한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평화마을 건립 후원 계좌 : 국민은행 089501-04-192806 (하나누리 평화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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