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마을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는 시골 교회를 탐방하는 '시골 교회 워크숍 후속 프로그램'. 두 번째 일정은 11월 26~27일 경남 합천 초계중앙교회입니다. 합천군 초계면은 낮은 산등성이로 이루어진 분지 지형의 전형적인 시골 마을입니다. 25년 전만 하더라도 9만 명에 가까운 인구가 살았지만, 지금은 3000여 명밖에 남지 않았다고 합니다. 젊은이들이 떠난 마을, 초계중앙교회는 7년 전 이곳에 처음 자리를 잡았습니다.

6명의 참석자와 함께 초계중앙교회에 방문했을 때 시골 마을과 어울리지 않은 화려한 교회 시설에 깜짝 놀랐습니다. 여느 도시 못지않은 인테리어와 설비를 갖춘 '도토리의 꿈' 카페부터 최신식 시설의 공부방과 어린이 도서관, 게스트하우스까지. 교회 건물을 뛰어넘는 복합 문화 공간을 완벽하게 갖추고 있었습니다.

▲ 초계중앙교회는 교회 건물에 대한 발상의 전환을 시도하며 낙후한 시골 마을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습니다. 사진은 카페, 공부방, 어린이 도서관을 갖춘 초계중앙교회 복합 문화 공간. ⓒ뉴스앤조이 김재광

교회가 변화를 시도할 때, 주변에서는 "시골에서 이 무슨 야단이냐"며 말렸습니다. 오해의 시선도 상당했다고 합니다. 낙후한 마을일수록 뭘 하든 제대로, 특별하게 해야 한다는 초계중앙교회 이진용 목사의 사역 철학이 없었다면 벌써 몇 번은 포기하고 말았을 모험이었습니다.

초계중앙교회는 각종 문화 공연도 펼치고 있었습니다. 일 년에 두 번 서울 유명 CCM 가수, 인디 밴드를 초대해 교회 앞마당에서 음악 잔치를 열고, 한 달에 한 번 영화와 연극 모임도 합니다. 시골 마을에서는 상상하지 못할 다양한 경험의 장을 주민들에게 제공하는 것입니다.

게임방 대신 교회 오는 학생들

이 목사의 관심은 사춘기를 겪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있었습니다. 중·고등학생들이 시골 마을에서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고작 읍내 게임방이나 노래방에 가서 노는 수준이 전부였습니다. 그마저도 거리가 멀어 마을에 머물러 있는 학생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시골 청소년들에게는 문화를 향유하고 꿈을 키울 기회가 절실했던 것입니다.

초계중앙교회가 시설을 최대한 멋지게 갖추려 하고, 수준급 공연을 때마다 여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습니다. 모두가 떠나고 포기한 지역에 들어가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 교회의 사역이 되어야 한다고 이 목사는 말합니다. 힘들더라도 끝까지 버티고 해내야 마을에서 확실히 자리를 잡을 수 있다고도 덧붙였습니다. 이런 각오로 사역하니 주변에 돕는 손길도 생기고 기적적으로 필요가 채워지는 경험도 여러 번 있었다고 이 목사는 고백합니다.

▲ '도토리의 꿈' 카페는 여느 도시 못지 않은 인테리어와 설비를 갖추고 있습니다. "모두가 떠나고 포기한 지역에 들어가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 교회의 사역이 되어야 한다"고 이진용 목사는 말합니다. 사진은 시골 교회 탐방 참가자들이 대화 나누는 모습. ⓒ뉴스앤조이 김재광

저녁 7시가 되자 학교 수업을 마친 학생들이 공부방에 삼삼오오 모였습니다. 합천군 내 7개면에서 온 40여 명의 학생들이 매일 저녁 초계중앙교회 공부방에서 꿈을 키우고 있었습니다. 정완식 군(18)은 공부방 초창기부터 꾸준히 이곳에서 공부했다고 합니다. 처음 공부를 시작할 때는 성적이 많이 뒤쳐졌었는데, 지금은 전교 1등뿐 아니라 올해 초에는 합천 군수로부터 상도 타고 장학금도 받았다고 합니다. 성적도 성적이지만 뭐든 열심히 하려는 마음가짐이 생긴 게 가장 큰 변화라고 말합니다. 정도형 양(18)은 "우리는 교회에서 만나고 공부하고 논다"면서, "신앙은 아직 없지만 여기서 만남의 소중함도 배우고 꿈도 생겼다"고 이야기합니다.

방문 프로그램에 참석한 분들 중에는 대구에서 영어 과외를 하는 집사님도 있었습니다. 집사님은 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하고 꿈을 키우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며 매주 한 번씩 초계중앙교회 공부방에서 영어를 가르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 합천군 내 7개면에서 온 40여 명의 학생들이 매일 저녁 초계중앙교회 공부방에서 꿈을 키우고 있습니다. 이날 방문 프로그램에 참석한 집사님이 학생들과 대화하면서 일일 영어 수업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뉴스앤조이 김재광

1박 2일이 짧게 느껴질 정도로 생기 넘치는 사연이 많은 교회였습니다. 시골에서도 희망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농어촌 마을에 교회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 얼마나 많은지를 새삼 깨닫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시골 교회 탐방도 이제 한 곳을 남겨 두고 있습니다. 12월 10~11일 강화도 주문도에 있는 서도중앙교회를 방문, 친환경 농법으로 마을 섬기는 교회 이야기를 듣습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문의 : 070-8766-2312(목회멘토링사역원). www.pastormen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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