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리 맥킨토시 지음 / 남예리 옮김 / 권서인 펴냄 / 229쪽 / 1만 원
현대 교회의 화두는 교회 성장일 것이다. 현대 교회는 교회 성장을 목표로 삼는다. 에디 깁스라는 미국 풀러신학교의 교회성장학 교수는 1990년대 초에 <나는 교회성장을 믿는다>(I believe in Church Growth)라는 책을 썼다. 책 제목이 '사도신경'의 한 조항을 패러디한 것이다. 이러한 제목을 통하여 교회 성장은 기독교의 기본 덕목의 수준을 넘어서 만고불변의 교리적 수준에 이르렀음을 단면적으로 보여 준다. 성장하는 교회도 있고 성장하지 않는 교회도 있다. 그 차이는 무엇인가? 어떻게 하면 교회가 성장할 수 있는가? 이러한 주제를 다루었던, 신학대학원 다닐 때 읽기도 하고 기억에도 남는 교회성장학의 아버지인 도날드 맥가브란(Donald McGavran)의 소책자가 기억난다.

이와 같은 '교회성장학파'의 덕분인지는 몰라도, 교회는 다양한 크기로 존재한다. 성장이 지속되는 교회도 있고, 그 규모가 줄어드는 교회도 있고 정체하는 교회도 있다. 오늘 "교회 크기에 따라 다른 목회 전략과 성장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책을 소개하려고 한다. 저자는 풀러신학교에서 지리적으로 그리 멀지 않은 탈봇신학교의 기독교 사역 및 리더십학과 교수로 교회성장학을 비롯한 다양한 주제로 저술과 사역 활동을 활발하게 수행하고 있다. 저자는 독자가 읽고 이해하기에 '적당한 규모'의 책에, 초보 목사와 베테랑 목사 사이의 대화를 통한 적절한 흥미 유발과 아울러 교회 규모에 따른 명확한 분석을 제시한다.

교회성장학을 다루다 보면, 양극단을 만날 수 있다. 한편으로 가장 순진하게 '교회 성장은 사람의 노력이 아니라, 기도와 전도와 설교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신념을 고수하는 사람들을 만날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다양하고 복잡한 교회 성장 '성공' 매뉴얼과 방법론들을 수입하는 데만 열을 올리는 사람들이 있다. 그렇다면 중도 노선을 취해 기도하면서 성공 비법을 배우고 적용하면 된다는 말은 아니다. 저자가 주장하듯이, 교회 '규모'마다 교회 성장 방법이 다르다. 결국 '크기'가 문제다. 그럼 크기가 문제인데, 그것을 어떻게 이해하고 적용할 것인가? 이런 것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한 가지 원칙이 모든 규모의 교회에 적합한 것은 아니다(One size doesn't fit all).

저자는 교회를 크기에 따라 삼등분한다. 소형 교회(15~200명의 예배자), 중형 교회(201~400명) 대형 교회(401명 이상). 저자는 이와 같이 교회를 크기에 따라 나누며, 특징, 구조, 리더십, 목사의 특징, 의사 결정, 사역 팀, 변화의 방향, 성장 양식, 성장 장애 요소들, 성장 전략이 다름을 입증한다. 이와 같은 다름을 인정하고 그에 따라 대응책을 찾아야 교회가 성장한다는 것이다. 서평자가 비록 교회 행정과 목회에 깊게 관여했던 사람은 아니지만, 책을 읽어 가면서 저자의 분석력이 얼마나 탁월하며 실용적인가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한 측면에서 볼 때 이 책은 장점이 있다. 한국교회와 같이 자립하지 못하기 때문에 야기되는 '성장 중독증'에 헤매는 상황에서 그 갈구를 정죄만 할 게 아니라, 교회가 성장하지 못하는 이유가 재정이나 사람들이 부족하다거나 기도가 부족하다거나 매뉴얼에 문제가 있다기보다는, 좀 더 객관적이고 분석적인 측면에서 반성해 보고 철저하게 준비해 보게 만드는 책이라서 좋다. 그러한 측면에서 본다면, 이 책이 제시하듯이, 교회 규모에 맞는 적절한 분석과 대안 추구가 교회의 건전한 성장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한국교회 상황에서 두드러진 부정적인 면들, 진정한 성장을 위한 장애 요소들에 대한 해결책도 얻고 싶었다. 첫째는 교회의 성장 자체에 관한 문제다. 개 교회 성장에는 수적으로 제한이 없는가? 한계가 없는가? 한계가 있다면, 그 해결책은 무엇인가? 소위 '형제 교회'라는 이름의 직할적 의미의 위성 교회들인가? 아니면 단절적 측면의 분립 개척인가? 아니면 연속적 측면의 연합회의 구성인가? 둘째는 성장 방법론의 윤리적 문제점은 없는가? 무한 경쟁이라든지, 지도력의 남용이라든지, 우월한 지위나 금력이나 인적 자원을 통한 성장의 독점적 주도권을 취한다든지 하는 것 말이다. 셋째는 특정 지역에 나타나는 작은 교회들의 과포화와 난립의 문제는 어떠한가? 소형 교회의 독특성 혹은 연합만이 살길인지, 어떻게 재원과 인력을 공유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것 말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한국교회는 갈 길이 멀고 아직도 암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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