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회 DNA/하워드 A. 스나이더/최형근 역/ IVP. (사진제공 IVP) 
새로운 교회론 혹은 교회갱신운동에 대해서 관심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들에게는 하워드 스나이더가 누구인지 새삼스럽게 이야기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는 미국인으로서 선교사의 아들로 태어나 1960년대부터 목회 사역을 시작하였고 브라질의 선교사와 목사 그리고 학자로서의 길을 걸으면서 하워드 요더의 지도로 교회갱신의 패턴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 후로 계속해서 기독교미래학자와 새로운 교회성장학자로서의 영향력 있는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그가 기존의 저술을 요약하고 또 하나의 새로운 혜안을 덧붙여 자신의 새로운 교회론의 결정판을 글로 펴낸 것이 이번에 한국 IVP가 펴낸 <교회DNA>다. 이 책은 흥미롭게도 스나이더의 이론적 설명에 하트랜드교회 이야기(이 부분은 다니엘 러년(Daniel Runyon) 교수가 작성하였다)라고 하는 연속적인 예화를 덧붙이고 있다. 

이 책은 저자의 한국어판 서문에서 명시하듯이 이전의 책인 <참으로 해방된 교회>가 다루는 ‘성경의 권위, 교회에 대한 유기체적이며 생태학적인 이해, 모든 그리스도인 사역과 공동체의 중요성, 그리고 특히 하나님나라 전파를 위한 교회의 현존’과 같은 주제들을 한번 더 다루었다. 또한, ‘생태학의 의미를 역사적으로만 아니라 철학적으로 상당히 확장했으며 더욱 더 삼위일체에 대한 성찰’을 포함했다는 특징이 있다.

이 책은 제목이 말해주듯이 예수로부터 교회가 물려받은 DNA에 대한 탐구서다. 다시 말하자면 교회의 본질과 사명에 대한 새로운 탐구인 것이다. 스나이더는 본서를 통하여 자신의 이론을 정립하는데 전통적인 교회론에 대한 이해에 덧붙여서 새로운 교회론을 전개하고 있다. 이는 교회사적 연구와 DNA 발견을 위한 연관성을 발견할 수 있는 다양한 학문들과 이론들에 대한 기독교적 통찰력과 반성의 산물이다. 저자는 우리가 필요로 하는 거의 모든 주제들을 간략하지만 적절한 성경적인 이해력을 제공해준다. 책 내용 중에서 나름대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정리해본다.

교회의 표지는, 니케아종교회의에 따르면, 전통적으로 하나이고 거룩하며 보편적고 사도적이라고 이해되었다. 그러나 이 표지는 당시 교회론적 이단을 배제하려는 목적으로 작성된 것으로 지나치게 추상적인 경향이 있으며 몇 가지 중요한 요소들(예, 가난한 자에 대한 복음 전파의 의무)을 간과하고 있었다. 게다가 ‘사도적’이란 표현은 특정한 사람과 지역적 교회에 대한 무한 권위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과 모범에 호소하는 것이어야 했다. 이와 같은 전통적인 표지들에는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는 다양한, 은사적인, 지역적인, 그리고 예언적인 교회론이 덧붙여져 있어야 한다.

저자는 우리에게도 중요한 논란거리인 교회의 크기에 대한 균형 잡힌 입장을 보여준다. 우리 가운데서도 초대형 교회 마니아와 초소형 교회 마니아가 있다. 흥미롭게도 초대형 교회의 역사는 주후 4세기의 콘스탄티누스 시대 이후에 시작하였다. 그러나 현대적인 관심은 북미인들의 크기와 성장과 새로운 것에 대한 과도한 가치 부여의 결과이지, 더 성경적이라거나 성공을 보장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 게다가 이들은 공동체성과 가난한 자들을 위한 복음의 의미를 상실하기가 쉬우며 특징 계층을 지향하는 개방성을 지닌다. 반대로 초소형 교회의 추종자들은 지나치게 반발적이고 복음 증거의 면이 약하며 대규모 회중의 신학이 부재하고 하나님나라에 대한 편향적인 시각을 갖는다.

뭐니 뭐니 해도 스나이더의 새로운 교회론의 특징은 생태학적 접근에서 크게 빛이 난다. 이와 같은 관심은 유기체로서의 교회가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상에 대한 관심과 돌봄을 포함한다. 게다가 삼위일체론적, 혹은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는 비성경적이며 비기독교철학과 세계관에서 비롯된 위계질서와 계급적인 것이 아니다. 신비롭고 조화롭고 교류적이며 유기체적이다. 이것은 개인주의에서 공동체적 관계성으로의 전환을 의미하며 세계화적 문맥 속에서의 선한 사용과 부정적 영향에 대한 경계로 이르며 공적인 제자도로서의 경제 정의, 환경 보존, 그리고 통치자를 위한 기도를 그 예로 삼는다.

본서의 장단점에 대한 자세한 논의는 독자들의 몫으로 남겨두고자 한다. 그러나 그 어떠한 입장에 있는 독자들이라도 이 책을 시간과 정성을 들여서 정독해서 읽어야 할 필요성을 발견할 것이다. 사서 읽으라! 본서와 함께 폴 스티븐스, 로버트 뱅크스, 로날드 사이더, 리처드 마우 같은 신학자들의 신약적 교회론, 사회참여와 관련된 책들을 독서의 계절인 가을에 읽으면 더욱 더 좋을 것이다.

성기문/ 목사·말씀발전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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