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윤배를 몰아내고 민주대학 건설하자!"
"학교발전 저해하는 어윤배는 즉각 퇴진하라!"

5월 9일. 따스한 햇살이 가득한 숭실대 캠퍼스는 투쟁의 의지를 담은 깃발과 어윤배 총장과 곽선희 이사장의 퇴진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가득 울려 퍼지고 있었다.

어느덧 150여 일을 훌쩍 넘어버린 숭실대 사태는 아직까지 그 어떤 해결의 실마리도 찾지 못하고 있으며 노동조합과 학생들의 동맹파업은 50여일로 치닫는 등 모든 학사행정이 파행으로 운영되고 있다.

사태의 핵심에 서 있는 어윤배 총장은 현재까지 이렇다 할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으며, 총학생회, 교수협의회, 노동조합은 총장과 이사장 퇴진 외에는 어떤 해결책도 없다며 한 치의 물러섬 없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단식농성중인 김홍진(왼쪽) 김대근 교수
이런 상황에서 교수협의회는 9일부터 무기한 릴레이 단식농성에 돌입해 총장 퇴진에 대한 의지를 더욱 확고히 하고 있다. 교수협의회 회장 김홍진 교수(독문과)와 부회장 김대근 교수(경영학부)는 이날 첫 번째로 단식에 돌입했다.

현재의 심정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김홍진 교수는 "참담한 심정을 감출 수 없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결국 이런 상황까지 갈 수밖에 없는 현재 숭실의 모습
이 안타깝다"며 "이런 고통의 시간이 지나가 빠른 시간 안에 우리들의 목표가 이루어져 조속히 학내가 정상화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교수협의회 소속 교수들은 앞으로 하루에 두 명씩 릴레이 단식 농성에 참여할 예정이다.

한편 교수, 학생, 직원 등 300여 명은 교내 원형잔디밭에서 어윤배 즉각 퇴진과 민주대학 건설을 위한 오월 투쟁 선포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교수협의회 회장 김홍진 교수는 "재단이사회는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뚜렷한 대책을 내놓으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고 있다"며 "이사회는 어윤배를 퇴진키시고 조속히 숭실을 정상화시켜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또 고동환 노동조합 위원장은 "투쟁이 장기화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 하고 고통받고 있지만 어윤배 총장은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고 있다"며 "실 한오라기의 양심이라도 남아 있다면 즉각 학교를 떠나야 옳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선포식을 끝낸 학생들은 인근 숭실대 삼거리까지 가두시위를 전개하며 어 총장과 곽 이사장 퇴진 구호를 외쳤으며 일부 학생들은 교내에 들어와 경리과를 폐쇄시켰다. 총학생회 김영수 회장은 "더 이상 숭실 구성원이라고 인정할 수 없는 어윤배 총장이 학교의 재산을 사용하는 것을 더 이상 보고만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경리과 폐쇄 동기를 밝혔다.

▲학생들이 경리과 입구를 차단하려 송판을 대고 못질을 하고 있다.

숭실대에서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정오 학내시위가 진행되고 있으며 노동조합 주관으로 현재 숭실대 이사들이 출석하거나 담임하고 있는 명성교회(김삼환 목사), 영락교회(이철신 목사), 새문안교회(이수영목사) 등을 찾아가 1인 방문시위를 계속 하고 있다.

또 지난 7일, 교수협의회, 노동조합, 학생 등으로 구성된 공동투쟁위원회는 '총장해임 청원'을 교육인적자원부에 제출해 그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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