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장이 독자 여러분께 …목사의 설교는 인간의 입을 통해 나오는 말의 형태를 띄긴 하지만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한다는 면에서 공적 책임성을 가져야 합니다. 이는 논란의 여지가 없습니다. 따라서 조크를 섞은 설교라 할지라도 사회 통념상 성희롱으로 인식될 만한 발언은 신중해야 한다는 판단입니다. 성적 조크가 성희롱으로 간주되는 점도 통념화됐기 때문입니다. 이 기사에서 제기하는 '강단 내 성희롱 발언'은 그런 의미에서 마땅히 문제 제기돼야 할 부분이라 판단합니다. 기사 내용 중 직접적으로 거론되는 문제의 발언을 적시할지 말아야 할지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내부적 이견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것이 사안의 심각성을 독자에게 설득력 있게 웅변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하게 됐습니다. 때문에 해당 목사의 발언을 여과없이 전재하려고 합니다. 이런 점에서 독자 여러분의 오해가 없으시길 바랍니다. 한가지 더 당부드릴 부분이 있습니다. 19세 이하의 청소년 독자들은 조회를 삼가주기를 바랍니다. 

 

▲ 전광훈 목사는 4월 19일 천안제일감리교회(목사 이성수)에서 열린 '천안·아산 지역 연합 대성회' 강사로 나서 성폭력적 발언을 쏟아냈다. ⓒ뉴스앤조이 주재일
여성 속옷 관련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바 있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통일선교대학 이사장 전광훈 목사(사랑제일교회 담임·청교도영성훈련원장)가 여전히 설교 강단에서 성희롱성 발언을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뉴스앤조이>에 전 목사가 각종 세미나에서 거친 발언을 하고 있다는 제보가 잇따라 접수됐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기자는 4월 19일 천안제일감리교회(목사 이성수)를 찾았다. 이곳에서 전 목사는 3일째(마지막 날 오전 강연) '천안·아산 지역 연합 대성회' 주강사로 초빙 받아 설교를 했다.

30분 넘게 이어진 찬양의 열기가 채 가라앉지 않은 11시, 전 목사가 강단에 올라왔다. 전 목사는 '내 민족을 내게 주소서'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우리가 사는 세상과 애굽을 비교하는 설교를 시작했다. 그는 세상은 이스라엘 백성이 출애굽하기 전의 애굽(이집트)과 같다고 말했다. 그는 바로가 애굽을 지배하듯이 원수 마귀가 세상을 틀어쥐고 '세상 임금' 노릇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애굽 사람들이 바로의 종살이를 했듯이, 세상 모든 사람은 마귀의 종이라고 했다.

"미스코리아, 청와대 노 선생도 예수 안 믿으면 일단 사단의 종이다. 사람은 둘 중의 하나의 지배를 받는다. 사단 아니면 하나님. 중간은 없다. 따라해봐. 중간은 없다(사람들 따라한다)"

"미친년? 희년!"

전 목사에 따르면, 사도 바울은 세상 사람들이 허물과 죄로 죽었고 공중 권세 잡은 자의 조종을 받으며 세상 풍속(문화)을 쫓는다고 보았다. 바울의 사람을 보는 눈이 예수의 시각과 일치한다고 했다. 그래서 예수는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포로가 된 자에게 자유를, 눈먼 자에게 다시 보게 함을 주기 위해 왔다(눅 4:18). 전 목사는 가난하고 포로가 되고 눈이 먼 것을 모두 '육적'(실제를 의미-편집자 주)의미가 아니라 영적인 의미로 해석했다.

전 목사는 "주의 은혜의 해를 전파하게 하려 하심이라"(눅 4:19)는 말씀을 '예수의 메시아 기자회견'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그는 "가난한 자, 포로된 자, 눌린 자가 예수를 통한 희년 안에 들어가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며 "예수는 희년이다"고 말했다.

다음 부분부터 전 목사의 거친 발언들이 쏟아졌다. 전 목사는 희년을 설명하며 희년을 강조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무슨 년? (사람들: 희년) 미친년? (사람들: 희년) 희년이다."

사람들은 "미친년"이라는 소리에 웃음을 터뜨렸다. 사람에 따라서는 이런 저속한 발언이 듣기 거북할 수도 있지만, 이날 참석한 300여 명의 청중들은 이 정도 수위의 발언과 강사의 반말은 가볍게 넘기는 분위기였다.

"짧은 치마 입으면…들춘다"

그러나 이어지는 발언들은 그 수위가 훨씬 높았다. 전 목사는 "예수를 믿는 사람은 문화와 싸워 이겨야 한다"며, 가요 등 세상 노래를 부르지 말고 머리 염색을 하지 말 것 등을 주문했다. 그리고 짧은 치마를 입지 말라는 말을 하면서 다음과 같은 주장을 이어갔다.

"마귀 사단이가 지구에 사는 인간들에게 끊임없이 전파를 보낸다. 무엇으로? 문화로 보낸다. 마귀는 문화의 영으로 오면 다 넘어진다. 폭폭. 따라해. 사단이가 사람을 틀어쥐는 제일의 방법은 문화다(사람들은 한마디씩 따라한다).

우리 여자들 교회 올 때에 너무 짧은 치마 입으면 돼? 안 돼? (사람들: 안 돼요) 빤스 다 보이는 치마 입으면 돼? 안 돼? 내가 그렇게 입고 오면 들춘다. 인터넷 들어가 봐. 전광훈 목사는 빤스 입은 여자 들춘다고 나와 있어.

우리 교회도 보면, 당회장실에 나하고 상담하러 오면 무릎 위로 올라오는 치마 입으면 빤스가 다 보여요. 다 보여. 그럼 가려야 할 것 아니냐. 그런 거 없어. 아멘하는 년 하나도 없네. 아멘해봐(사람들: 아멘).

한 여름철 큰 교회에 가봐. 큰 교회는 강대상이 높아. 강대상에서 앞에 앉아 있는 년들 보면 젖꼭지 까만 것까지 다 보여. 그럼 돼? 안 돼? 대답해봐(사람들: 안 돼요)."

"내가 한 번 해볼까? '노무현 개새끼'! 봐, 이래도 안 쫓아오잖아"

전 목사는 사단이 사람들에게 보내는 두 번째 신호로 종교를 꼽았다. 전 목사는 이 부분을 설명하면서도 이웃 종교에 대한 혐오감은 물론 상식 이하의 발언을 쏟았다. 그는 "모든 종교는 원수 마귀 사단이가 역사하는 것이다"이라며 "불교분과위원회, 이슬람분과위원회 식으로 악령들이 분담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제사 음식을 먹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제삿밥은 해줘도 안 된다. 교인들이 극동방송에서 그랬다고 그런다. 설교자가 (말)하면 다 진리냐. 개똥이다. 이것들이 정신 차려야지. 서울 광화문(에 있는) 100년 된 큰 장로교회 목사는 왜 하나님이 주신 아까운 음식 버리느냐고 한다. 뭘 몰라도….(중략) 먹지마. 더럽지도 않나."

전 목사는 애굽의 특징으로 바로가 지배하고 사람들이 종살이를 하는 것에 이어 '기업이 없다'는 점을 꼽았다. 그리고 세상 사람들도 천국의 기업이 없다는 점에서 애굽 사람들과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교인임에도 세상 사람들처럼 천국의 기업을 바라보지 않고 현실의 이익만을 쫓는 사례로 자신이 목회하는 교회의 한 여성 교인의 경우를 소개했다.

"올해 1월에 아파트 5평 늘려달라고 기도했는데, 안 들어줘서 교회 안 간다고 하더라. 미친년 같은. 교인들 다 내쫓고 목사와 사모만 예배드리며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다. 처음부터 철저히 교육해서 한 명씩 받고 싶다."

교인들이 세상 제물에만 너무 집착하는 것을 안타까워하는 목회자의 심정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당사자가 없는 자리라도 자신이 목회하는 교인에게 "미친년"이라고 말하는 것은 목회자로서 자질을 의심하게 했다.

전 목사의 저속한 발언은 하나님은 즉시 심판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설명할 때도 튀어나왔다.

"하나님은 즉시 반응하지 않아 인간들이 죄에 담대하다. 노무현 대통령 같은 한 나라의 대통령이라도 하나하나 대응하지 않는다. 내가 한번 해볼까. '노무현, 야이 개새끼야'. 봐. 이래도 안 쫓아오잖아. 하나님은 노무현보다 높아? 낮아?(사람들: 높아요) 일개 대통령보다 천배 만배 높은 하나님이 그렇게 쉽게 대응하겠느냐. 하나님이 즉시 반응 안 해도 (사람은) 심판대 앞에 설 것이다."

마지막은 '돈 많이 내라'로

강의가 막바지에 이르러, 전 목사는 자신의 부활관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부활에도 종류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고린도전서 15장 40절을 인용해 부활의 종류로 해의 부활, 달의 부활, 별의 부활, 별과 별('별과 별'이란 별 중에서도 희미한 빛을 내는 별을 의미-편집자 주)의 부활을 열거했다. 즉 해처럼 빛나는 부활이 있는가 하면 희미한 별처럼 부끄러운 부활도 있다는 것이다.

전 목사는 자신이 이렇게 힘들게 부흥회를 인도하는 이유도 부활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목회하는 교회에 관한 '자랑'을 빼놓지 않았다.

"나도 얼마나 교인들이 잘해주는데. 우리 교회 장로들이 얼마나 잘해주는지 알아. 이런 말하면 괜히 오해할 것 같아 말해야 할지…. 오해하지 말고 그냥 들으실래요?(사람들: 예) 난 한 달에 1000만 원씩 사례금을 받는다. 그리고 이와 별도로 교회의 전체 헌금, 건축헌금이든 뭐든, 유아부의 헌금도 십의 일조를 주일 당회장 책상 위에 올려놓는다. 아멘?(사람들: 아멘). 할렐루야!(사람들: 아멘) 내가 매주 강연하는 것까지 합치면 매달 3000만 원 이상은 번다. 나는 1년에 빌딩 하나씩 세울 수 있다. 그러나 나는 부활을 안다. 그래서 통장에 돈이 하나도 없다. 그러나 왜 정말로 매주 이렇게 고생하며 강단에 서느냐. 주의 복음을 전하기 위해."

전 목사가 이렇게 자신의 교회에 대한 자랑을 늘여놓은 이유는 다음에 이어지는 말을 보면 분명해진다. 질 낮은 부흥강사들이 흔히 설교 마지막에 헌금을 듬뿍 하라는 충고를 빼놓지 않는다. 그것도 천국이나 부활을 빙자해서 협박하듯 헌금을 강요한다. 전 목사도 부끄러운 부활을 운운하며 큰돈을 헌금하라는 내용의 주장을 하며 설교를 매조지했다.

"부활도 심는 대로 거두는 것이다. 오늘 저녁에 교회 올 때, 최선을 다해 심는다는 마음으로 오라. 5000원, 1만 원 하지 말고 힘껏 해라. (다니엘 12장 2절을 함께 읽은 뒤) 부끄러운 부활도 있다. 이 상태로 밀려 살면 안 된다. 더 낳은 부활을 사모하며 삽시다. (중략) 오늘 이 시간부터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생명을 걸고 예수를 따르겠다. 아멘? 아멘?(사람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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