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산제일순복음교회가 안수집사 30여 명이 떠나는 아픔을 겪었다. 원인은 담임목사와의 갈등. 이들은 올해 초 교회의 미래에 희망이 없다고 판단, 뿔뿔이 흩어졌다. ⓒ뉴스앤조이 유헌
일산제일순복음교회(기독교 대한 하나님의 성회·고양시 일산구 장항동 895번지·신성남 목사)는 2006년 초 30여 명의 안수집사들이 교회를 떠나는 아픔을 겪었다. 장로가 한 명도 없는 상황에서 안수집사 30여 명의 이탈은 큰 타격이다. 이들이 교회를 떠난 이유는 간단하다. 담임목사인 신성남 목사의 교회 운영 방침에 불만이 있기 때문이다. 신 목사와 갈등을 겪던 일부 교인들은 그동안 합의점을 찾기 위해 수차례 대화를 건의했지만, 신 목사가 이를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이들은 교회에 남아 갈등을 겪느니, 조용히 떠나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을 하고 올해 초 뿔뿔이 흩어졌다.

이들이 교회를 떠나게 된 결정적 사건은 지난해 일어났다. 신성남 목사는 2005년 12월 7일 예배가 끝난 뒤 광고를 통해, 안수집사회와 권사회·실업인선교회 등 교회 내 주요 기관을 해체한다고 통보했다. 또 해당 사무실을 모두 폐쇄하고, 교인들의 출입도 금지했다. 그러자 일부 교인들이 반발했다. 안수집사들은 신 목사가 자신들과 상의도 하지 않은 채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관 제정 건의가 갈등의 시작

신 목사와 일부 안수집사와의 갈등은 안수집사들이 교회 정관을 제정하자는 의견을 신 목사에게 건의하면서부터다. 이들이 정관 제정을 건의한 이유는 교회의 운영이 주먹구구식으로 무질서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정관 제정의 필요성을 느낀 안수집사들은 2005년 4월 회의를 열고 투표를 실시했다. 그 결과 90% 이상이 정관 제정을 찬성했다. 1993년 창립한 일산제일순복음교회는 10년이 지난 2005년까지 장로가 한 명도 없었다. 그래서 안수집사 6명을 선정, 운영위원회를 구성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의 결정은 다른 교회 장로가 하는 결정과 똑같다는 게 안수집사들의 설명이다.

이들은 투표 결과를 신 목사에게 보고했다. 이보다 앞선 2004년 5월에는 정관 초안을 작성해 제출한 바 있다. 정관 초안에는 목사의 임기제 등이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안수집사들은 당시 신 목사가 안수집사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2005년 8월까지 정관을 제정하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차일피일 미루던 신 목사는 2005년 12월 갑작스레 교회 정관 제정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안수집사들이 정관 제정의 필요성을 느낀 이유 중 하나는 교회의 재정 운영 때문이다. 특히 신 목사의 연봉 문제는 정관 제정을 건의하게 된 결정적 이유다. 이들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2004년 신 목사의 연봉은 1억 3600만 원이다. 여기에는 생활비(한 달에 936만 원)와 보너스(200%)·8대 절기 사례비가 포함되어 있다. 8대 절기 사례비란 설·추석·부활절·추수감사절·성탄절 등의 절기에 담임목사에게 주는 돈이라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문제는 8대 절기에 휴가와 생일·스승의 날 등 절기와 관련이 없는 날이 들어가 있다는 것이다.

한 안수집사는 "추수감사절이나 성탄절 등의 절기에는 목사에게 사례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휴가나 스승의 날 등이 절기와 무슨 상관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실제로 2004년 8대 절기 사례비는 휴가와 스승의 날 생일을 제외한 다섯 차례의 절기 때만 지급됐다.

십일조의 10분의 1은 목사 마음대로?

안수집사들은 또 신 목사가 교인들이 헌금한 십일조의 10분의 1을 담임목사가 마음대로 사용하는 제도를 검토했다가, 제직들의 반발로 포기했다고 주장했다. 담임목사가 십일조의 10분의 1을 마음대로 사용하는 제도는 이미 조용기 목사의 제자들로 구성된 '영목회' 소속의 교회에서는 모두 시행하고 있다는 게 신 목사의 주장이다.

안수집사들은 오히려 신 목사 부임 뒤 선교와 구제 부문이 위축됐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2001년 신 목사 부임 뒤 기존에 해오던 해외선교 활동을 일체 중단했으며, 실업인선교회에서 추진하던 국내 농어촌선교와 북방선교 활동도 중단했다고 주장했다.

이런 갈등을 겪던 안수집사들은 2005년 12월 21일 교인들을 대상으로 서명을 받았다. 이 서명에는 2000여 명의 교인 중 100여 명이 동참했다. 숫자는 극히 적지만, 서명에 참여한 교인 대부분이 운영위원·재정위원·안수집사회장·권사회장·여선교회장·홍보위원장·예배위원장 등 주요 제직들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또 이들은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에게 교회의 갈등을 해결해달라는 내용의 탄원서도 제출했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일산순복음교회는 지성전이 아니라 독립교회이기 때문에 여의도순복음교회가 간섭할 수 없다는 답변뿐이었다.

이들은 실낱같은 희망을 걸었던 여의도순복음교회마저 이렇게 나오자 좌절했다. 그래서 하나 둘 교회를 떠났다. 이들은 담임목사의 영적 권위를 인정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담임목사가 영적인 권위만 앞세우고 교인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그 교회는 희망이 없다고 말했다.

알립니다

<뉴스앤조이>는 이번 문제에 대한 일산제일순복음교회 신성남 목사의 입장을 듣기 위해 당사자에게 여러 차례 인터뷰를 제안했습니다. 인터뷰가 어렵다면 서면을 통해 의혹에 대한 답변을 해 주기를 부탁했습니다. 그러나 신 목사 쪽에서는 아무런 응답을 표하지 않았습니다. <뉴스앤조이>는 이후 일산제일순복음교회와 신성남 목사 쪽에서 반론을 제기할 경우 적극 반영할 것임을 약속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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