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를 보고 교계의 존경받는 목사님 한 분이 메일을 보내오셨습니다. 논란이 있는 사안에는 양쪽 목소리를 다 반영해야 하지 않느냐는 유감을 표하셨습니다. 사학법 관련 보도에 대한 말씀이었습니다. 기독교계가 거의 ‘올인’한 듯한 분위기이고, 제일 야당이 이 추운 겨울에 장외투쟁을 한다고 고생을 하고 있으니 매우 비상한 상황인 것은 분명합니다. 그런데, 지난 호 <복상>은 거기에 반대되는 목소리를 많이 실었으니 균형이 기운 것이 맞습니다. 그러나 지면의 분배는 기울었을지언정, 사회나 교계 전체의 여론지형을 감안하면 큰 틀에서는 균형잡기를 시도한 것으로 읽어달라는 답장을 드렸습니다. 물론 그 지적은 감사한 마음으로 새겨 받았습니다.

이번 호에도 관련 기사가 여러 꼭지입니다. ‘그렇게 외부 영향력 차단하고 만든 기독교학교의 종교교육이 과연 대안이냐’고 묻는 거창고 양희창 교장, ‘빨갱이’ 소리 들어가며 사학에서 몰아내야 할 공적(公敵)으로 기정사실화 된 전교조 교사들 입장, ‘골키퍼 없이 축구하자는 거냐’며 오히려 전교조도 들어오라는 김동호 목사의 설교 등도 한번 들어봅시다.

사립학교법 논란 가운데, 학교 화장실에서 맹견에 물린 네 살박이 재훈이 이야기는 또 다른 면에서 ‘과연 우리의 학교는 안전한갗를 묻게 합니다. 좋은 교육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자는 이야기에 다름 아닌 법률개정 문제가 정작 학생들과 학부모들, 교사들의 목소리는 어디로 사라진 채, 구태의연한 행정편의적 발상과 색깔론으로 훌쩍 비약한 정치선동에 의해 주도되는 듯해서 맘이 편치 않습니다.

한국 기업에 사외이사제도가 생길 때에도 기업 못 해먹겠다며 반발이 심했답니다. 그런데, 요즘은 사외이사제도야말로 투명성을 보장하는 제도로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물론 이마저 엉뚱하게 전락하는 일이 얼마나 많습니까만) 사학에 개방형 이사를 두자는 얘기가 기업에 사외이사 두자는 것과는 비교가 안 되는 사악한 짓인지 잘 납득이 안 됩니다. 지나고 나면 계면쩍을 일에 ‘순교’ 운운하는 오버는 좀 심했다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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